이젠, 약에 의존하지 않고 내 몸과 내 마음을 믿기로 했다
우린 생각보다 자신의 몸과 마음을 잘 들여다보지 못하고, 관리하지 못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저 역시 그랬었고 뭐 아직 이 정도야 끄떡없지, 아직은 나이가 있는데...라는 안일한 생각으로 잠시 몸이 아프기도 했었고 생각보다 그 파장이 일상생활에 미치는 영향이 커서 마음먹고 관리를 하기로 했습니다. 오는 노화를 막을 수야 없겠지만 적어도 사는 동안 내 몸은 내가 책임질 수 있어야겠다는 생각에 관리를 하기 시작했습니다.
규칙적인 식사와 식단, 몸에 맞는 주기적인 운동 루틴을 꾸준히 지켜오고 있습니다. 마음에 절실함이 없을 때는 하다 말다를 반복했지만 이젠 스스로도 함부로 자신의 건강에 대해 자만해서는 안된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그 절실함 덕(?)에 꾸준함이 유지되고 있습니다.
건강에 대한 염려증이 조금 있기도 했었지만, 이젠 그마저 조금씩 벗어나는 중입니다. 건강 검진 결과 지표를 관리하기 시작하면서 스스로 느끼는 몸의 상태를 눈에 보이는 숫자들로도 확인하고 있습니다. 그러다 새롭게 알게 된 것은 혈압약을 끊은 2023.8월 시점 이후 약 6개월간의 변화입니다. 놀랍게도 혈압약을 끊고 나서 간기능 검사 수치가 모두 굉장히 좋아졌습니다. 사실 그전에는 아무런 문제가 없어서 거의 신경 써본 적도 없는 간 기능이 혈압약을 먹고부터 조금씩 나빠지고 있었습니다. 약 2년여간 먹던 약 중에서 그저 '혈압약' 한 가지를 끊고 달라진 간기능 검사 결과를 보며, 모든 약은 몸을 낫게 하려고 먹지만 실제로 몸에 부담으로 작용하는 것 또한 만만치 않다는 것을 체험했습니다. 약을 먹기 전의 검사 수치와 약을 먹는 동안, 그리고 약을 끊고 검사한 수치를 비교해 보며 약을 먹기 전 정상 수치로 돌아왔다는 사실은 꽤 놀라움을 주는 포인트였습니다.
아침에 일어나면 제일 먼저 스스로의 몸과 기분 상태를 확인합니다. 간단한 스트레칭으로 몸이 얼마나 무거운지, 기분이 가라앉아 있는지에 따라 움직임을 조절합니다. 스스로의 몸과 마음 상태를 믿고 움직입니다. 그래서 이젠 약을 크게 신경 쓰지 않고 있습니다. 약은 아플 때, 필요할 때는 처방대로 먹어야겠지만 때론 너무 과하게 약 처방을 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하는 의문이 들기도 합니다. 약을 먹다가 약의 양이 점점 늘어나는 늪에 빠지질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아무래도 약은 어떤 식으로든 간에 부담으로 작용하긴 하니까요.
그러고 보면 여러 가지 약을 먹어야 하는 노인들은 대체 어떻게 살고 있는 것인가... 열 가지 이상의 약을 매일 먹어야 하는 엄마가 건강을 유지하는 비결이 따로 있는 것인지 약에 의해 정말 건강 유지가 되고 있는 것인지 아리송해졌습니다. 약을 줄였다는 사실 덕분에 생활 루틴을 지켜야 하는 마음이 훨씬 가벼워졌습니다. 아직은 스스로 자신을 컨트롤할 수 있다는 마음에 홀가분합니다. 분기별로 검진을 받는 것이 번거롭지만 내 몸과 건강 상태가 어떻게 변화하는지 객관적인 수치로 점검해 본다는 것은 나름의 의미가 있었습니다. 생활 습관에 대한 약간의 반성도, 또 몸 상태를 잘 유지하고 있다는 약간의 자신감도 갖게 되는 순간입니다. 어찌 됐든, 약의 중단이 일시적인 것인지, 정말 정상으로 돌아온 것인지는 결국 6개월간 누적된 검진 결과 혈압약을 다시 먹을 필요는 없다는 결론이 났습니다. 이 나이에 약을 끊을 수 있다는 사실이 정말 스스로도 놀랍습니다. 지금까지의 방식이 잘못되지 않았다면, 생활 루틴을 그대로 유지하면서 올 한 해를 마무리할 때쯤 정확한 답을 알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약을 먹기 시작하면서 사실 신체적인 나이가 실감 나던 시기라 꽤 걱정이 컸었습니다. 한편으로는 약에 의존해야 하는 것이 생활환경이나 움직임에 제한을 둘 수도 있다는 생각에, 아 이렇게 나이를 먹는 거구나, 이렇게 조금씩 늙어가는 거구나. 기분도 마음도 자주 가라앉고 의욕도 많이 떨어진 채 의기소침해지곤 했습니다. 정말 한 가지 분명한 것은, 건강할 때 지켜야 할 가장 중요한 것이 건강입니다. 식상한 말일 수 있지만 사실이 그렇습니다. 하고 싶은 모든 것을 시작할 수 있는 가장 처음 시작이 바로 건강이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