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 입맛 없는 사람의 밥 먹는 방식

입맛은 없지만 기력은 잃지 말아야 해서,

by gruwriting


입맛도 타고나는 것일까요? 식욕이 왕성한 사람이 가끔 부럽습니다. 여러 가지 이유로 때마다 먹어야 하는 식사가 부담스러울 때 많이 괴롭습니다. 소화가 약한 사람이 매번 식사를 하는 방법은 일반적일 수가 없습니다. 계절이 바뀌면 달아나려는 입맛을 붙잡아 두어야 살 수 있습니다. 하다 보니, 여러 가지 아무리 변형을 해도, 기. 승. 전.... 싸고... 있네요.






매일 밤, 쌉니다


밤마다 쌉니다. 이유는 단 하나 게으르기 때문입니다. 아침에 식사를 준비할 만큼 일찍 일어날 자신이 없고 현실적으로 아침을 준비하다 지쳐 입맛이 떨어져 버립니다. 부지런한 엄마들은 정말 대단합니다. 엄마가 자주 하는 말 중에, 배를 곯아보지 않아서 먹는 것에 정성이 없다는 말을 자주 듣습니다. 그럴 수도 있지만 그보다는 몸의 기력이 따라주지 않아서 못한다는 생각은 아예 하지 못하는 것 같습니다. 바쁘게 사느라 먹는 것을 놓치고 지난다는 것을 이해할 수 없는 세대이니 또 그런가 보다... 합니다.



식재료는 늘 다양하지만 가만히 보면 먹는 것은 늘 비슷합니다. 세상 고민 중 가장 어려운 것이 뭘 먹을까? 아닌가요? 먹는 것대로 사람이 만들어진다고들 합니다. 무엇을 먹는지에 따라 사람의 모습도 성격도 영향을 받는다는 겁니다. 서로 다른 사람들이 만나 부부로 오래 살면서 함께 먹은 식사들로 모습까지 비슷하게 닮아가는 걸 자주 봅니다.






기. 승. 전... 또 싸요



적당한 양을 적당한 간으로 미리 해 두고 꺼내 먹기만 해도 꽤 괜찮습니다. 계절에 맞는 재료를 이용해서 간단히 만들고 쉽게 꺼내 먹고, 사 먹는 패스트푸드보다 빠르게(?) 준비하고도 골고루 영양을 챙길 수 있어서 자주 활용합니다. 뭘 싸는지 한번 정리해 봅니다.


1. 봄, 곰취 제육 쌈밥

◆ 준비물 : 곰취나물, 돼지고기, 양념(다진 마늘, 다진청양고추, 고추장, 고춧가루, 참기름, 미술, 매실액, 알룰로스, 깨소금) 쌈장(된장과 고추장, 참기름, 매실액, 다진 마늘, 알룰로스, 깨소금), 단무지(혹은 오이), 밥

◆ 만들기 :

1. 끓는 물에 소금을 약간 넣고 생곰취 나물을 30초 정도 데칩니다.

2. 돼지고기는 제육볶음용 적당한 크기의 고기로 잘라 양념하고 (국물 없이) 굽습니다.(마늘과 후추, 다진 고추를 넣으면 맛이 깔끔합니다)

3. 밥에 참기름과 깨소금, 구운 소금을 넣고 비벼서 기본양념을 합니다.(귀찮으면 맨밥도 괜찮아요.)

4. 곰취 잎 위에 양념한 밥을 한 입 크기만큼 펴고 제육볶음, 얇게 썰어 준비한 단무지나 오이를 같이 올려서 돌돌 말아줍니다. 줄기는 마지막에 한번 쌈을 둘러줍니다. 쌈장은 필요시 곁들여 먹습니다.



2. 여름, 양배추(혹은 호박잎) 쌈밥

◆ 준비물 : 양배추(혹은 호박잎), 날치알, 단무지, 오이, 레몬즙, 쌈장(된장과 고추장, 참기름, 매실액, 다진 마늘, 알룰로스, 깨소금), 밥

◆ 만들기 :

1. 양배추는 심을 정리하고 한 장씩 낱낱이 씻어 전자레인지에 돌려 찝니다.(귀찮기도 하고 물이 나와서, 전자레인지에 쪄서 사용합니다.)

2. 날치알은 해동해 사용하고, 가급적 레몬즙이나 청주에 차갑게 담갔다가 물기를 빼서 사용합니다. 단무지와 오이를 얇게 채 썰어 준비합니다.

3. 쪄낸 양배추를 한 김 날리고 양념한 밥(양념밥은 쌈 종류와 상관없이 동일합니다.)을 놓고 날치알(양념을 해도 좋고 안 해도 됩니다.)과 오이, 단무지, 쌈장을 올려 돌돌 말아줍니다.

(식성이 다양한 분들은 날치알 대신 참치나 꽁치, 두부... 등등 다양한 재료를 이용할 수도 있습니다.)




3. 가을, 멸치 주먹밥

◆ 준비물 : 어린 멸치, 견과류, 양념(간장, 참기름, 깨소금, 다진청양고추), 김자반, 밥

◆ 만들기 :

1. 먼저 멸치는 비린내를 빼기 위해 달궈진 팬에 빠르게 볶아냅니다.(기름은 사용하지 않아요.)

2. 견과류는 잘게 다지고 김자반도 잘게 부숴 준비합니다.(김자반이 없으면 조미김을 부숴 사용해도 괜찮아요.)

3. 미리 볶아놓은 멸치에 옅은 양념(참기름, 간장, 깨소금, 매실액, 알룰로스, 다진 마늘)을 합니다. 김자반을 이용하기 때문에 간은 약하게 합니다.

4. 밥에 견과류와 김자반, 다시 볶은 멸치를 넣고 섞은 후 주먹 크기로 뭉치거나 아예 큰 주먹밥으로 만듭니다. 작은 주먹밥은 위에 김 띠를 둘러(이렇게 만든 작은 주먹밥은 아이들 소풍에 도시락으로 주곤 했는데 모양이 특이해서 꽤 좋아했습니다.)완성합니다. 큰 주먹밥은 포일로 싸두고 꺼내 먹거나 도시락으로도 활용하면 좋습니다.




3. 겨을, 묵은지 쌈밥 혹은 묵은지 김밥

◆ 준비물 : 묵은지, 구운 김, 깻잎이나 상추, 계란, 맛살, 우엉, 당근, 들기름, 시금치나 오이, 밥(양념: 참기름, 소금, 깨소금)

◆ 만들기 :

1. 묵은지를 씻어서 물기를 제거합니다.

2. 계란 지단을 준비하고, 맛살이나 우엉, 시금치는 집에 있을 경우(없으면 생략합니다.) 활용합니다.

3. 오이는 시금치가 없을 때 생오이를 살짝 소금에 절여서 물기를 짜고 길게 잘라 준비합니다. 당근은 얇게 필러로 깎아 들기름과 소금 간으로 살짝 볶아냅니다.

4. 김에 양념한 밥과 깻잎, 묵은지를 펴고 나머지 재료를 올려 돌돌 맙니다.

김밥은 안에 넣는 재료에 따라 다양한 맛을 즐길 수 있습니다. 묵은지를 활용할 때, 묵은지를 헹구고 들기름 양념을 해서 사용해도 좋지만 김치의 양념을 최소한만 유지한 채 훑어내고 사용해도 칼칼해서 맛이 새롭습니다.





아침형 인간은 되지 못해서 야밤에 부스럭거리며 이것저것 싸다 보면 가끔 그런 생각이 듭니다. 뭘 이렇게 열심히 먹으려고 하는 걸까? 한 끼에 뭘 대단히 먹는 것도 아닌데. 결국 같은 걸 먹을 수밖에 없는데 뭘 그렇게 뭘 먹을지 고민을 하고 그러는 걸까? 때가 되면 비슷한 것을 먹고 비슷한 것을 찾으면서. 설핏 웃음이 나기도 하지만 그럼에도, 천천히 잘 먹기 위해 아니 입맛을 잃지 않기 위해서 열심히 또, 쌉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