힘든 모든 것이 괜찮아지고 내가 특별해지던 느낌의 순간처럼,
<당신에게도 사랑이 다시 찾아올까요?> 살면서 한 번쯤 스스로에게 궁금할 법한 질문입니다. 한때 잘 나가던 축구 선수 조지(제라드 버틀러), 하지만 은퇴 후 이젠 일자리마저 사라져 생계를 유지하기도 빠듯합니다. 가족은 고사하고 자신의 몸하나 건사하기도 벅찬 조지는 밥벌이를 위해 고군분투 중입니다. 스포츠방송의 진행자가 되기로 마음먹고 데모 테이프를 만들던 중, 중간중간 걸려오는 연체 안내 전화는 반복적으로 혹독한 현실을 일깨워줍니다. 자존심이 뭉개집니다.
돈을 마련하기 위해 화려했던 자기 삶의 기록들을 몽땅 팔아버려야 하는 가혹한 현실 ,, 참 처량합니다. 한때 자신이 주인공이던 화려한 시절을 보냈지만 지금의 현실은 녹록지 않습니다. 하지만 그에겐 비록 헤어졌지만 사랑하는 아내와 하나뿐인 아들이 아직 있습니다. 그래서 살아야 하고 살 이유가 있습니다. 루이스(노아 로맥스)가 어릴 때 가족을 떠났던 조지, 이제라도 가족을 되찾고 싶지만 루이스는 아직 아빠가 낯설고 스테이시(제시카 비엘) 조차 자신을 신뢰하지 않습니다. 조지는 세상을 진지하게 대하는 자신의 변한 모습에 적응하려 애씁니다. 어쩌면 자신의 노력으로 가족과의 관계가 회복될지도 모른다는 기대를 가져봅니다. 하지만 이놈에 인기란, 여기저기 여전히 여자들은 넘쳐납니다.
루이스와 조금 더 친해보려 노력하던 중 어쩌다 맡게 된 학교 축구부 코치, 조지는 미모의 엄마들 공세로 잠시 흔들립니다. 제라드 버틀러의 능글맞은 연기가 빛나는 순간입니다. 조지의 모든 행동은 모든 순간이 유혹의 기회가 되고, 엄마들의 미모와 물질 공세 그리고 심상치 않은 일자리 제안까지 주변은 끊임없이 조지를 흔듭니다. 하지만 시간이 흐를수록, 게다가 스테이시가 재혼을 앞두고 있다는 소식을 들은 조지는 착잡합니다. 자신이 가족을 버린 동안 꿋꿋하게 루이스를 키워낸 스테이시에게 "당신은 언제 그렇게 어른스러워졌어?"라고 말하는 조지, 지난날 자신의 잘못을 아프게 새깁니다.
아빠 집에 걸린 아기 때 사진 - 가족이 함께한 사진은 모두 행복해 보이지만 루이스는 전혀 기억이 없습니다. 아련한 기억 속의 행복이 지금의 현실과 너무나 다르다는 걸 느끼는 스테이시는 사진을 바라보며 눈물짓습니다. 재혼을 앞두고 스테이시는 자신이 마음속에서 한 번도 조지에 대한 사랑을 멈춘 적이 없었지만, 확신할 수 없는 조지의 모습과 자신의 현실을 생각하지 않을 수 없는 마음은 복잡하기만 합니다.
스테이시와 조지는 잠시 풋풋하던 때로 돌아가 살짝 다시 설레는 마음을 맛보지만 이미 지나간 것일 뿐, 현실은 한숨만 나옵니다. 경기를 못하더라도 스테이시가 흔들어주는 손과 환한 미소에 모든 것이 괜찮아지던 남자, 수많은 여자들의 열광 속에서 자신만을 향해 달려오는 축구 선수로 인해 자신이 특별해지고 빛나는 느낌을 받던 여자 - 천상 천생연분입니다. 이들은 왜 헤어졌을까요? 조지는 자신의 잘못으로 가족을 떠났었지만 이제 자신에게 가장 소중한 것이 가족임을 확신합니다. 방송인으로 욕심을 부려 또 더 달려 나갈 기회가 있었지만, 다시 가족을 잃고 싶지 않습니다. 지난날의 잘못을 반복하지 않기 위해서, 다신 떠나지 말라던 루이스와의 약속을 지키기 위해 이젠 가족과 함께 하기로 결정합니다. 자신의 실력이라면 어디서라도 인정받을 수 있다는 자신감의 회복과 함께, 덕분에 늦지 않았습니다.
누구나 잘못을 할 수 있지만 그 잘못을 다시 반복하는 사람과 그렇지 않은 사람 - 선택에 따라 인생은 성공할 수도 계속 나락에 떨어질 수도 있습니다. 살다 보면 어떤 계기가 반드시 옵니다. 이 순간을 눈치챌 수 있어야 합니다. 칼의 말처럼 인생에 연습은 없어서 계속 고민하고 선택하며 앞으로 나아가야 하는 것이 우리의 숙명입니다. 흔하고 별 특별함이 없어 보이는 영화, 지루할 수도 있는 너무나 평범한 이야기지만 우리 평범한 삶과 꼭 닮아 있어서 끝까지 공감하며 보게 됩니다. 철없던 한 남자가 아이의 아빠가 되고 한 여자의 남편이 되는 과정은 아프지만 무겁지 않고 유쾌하게 그려졌습니다. 누구나 잘 나가던 한 때는 있었고 지금은... 음... 뭐, 그렇다 하더라도 일상은 뻔한 매일을 살아가는 것이니 어제보다 나은 오늘을 만들어가는 '그 식상한 과정'이 곧 인생일 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