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 낙엽을 부리는 마법사들

그림책 수업, <나뭇잎 손님과 애벌레 미용사>

by 정혜영

누구나 미용실에 부푼 기대감으로 갔다가 생각했던 헤어 스타일과는 다른 결과로 며칠 동안 우울했던 경험이 있을 것이다. 초등 2학년 아이들에게도 그런 경험은 있다. <나뭇잎 손님과 애벌레 미용사>라는 그림책은 그런 마음을 참 재미나게 표현해 주는 그림책이다.


책 표지 그림부터 모두의 시선을 끌어당긴다. 거대한 이파리 모양의 머리를 한 나뭇잎 손님과 발마다 가위를 들고 손님의 나뭇잎 머리를 갉아대고 있는 애벌레 미용사의 모습은 이야기 내용에 대한 기대감을 한층 높여준다.


예뻐지고 싶어 하는 나뭇잎 손님을 만족시켜주기 위해 애벌레 미용사는 열심히 나뭇잎 손님의 머리를 매만진다. 나뭇잎 손님은 이 머리 모양, 저 머리 모양을 해 보고, 머리 색깔도 여러 가지로 바꿔 보지만 어떤 머리에도 만족하지 못한다. 결국 풍성한 머리가 모두 사라진 나뭇잎 손님이 깊은 잠을 자고 일어나니 예쁜 새싹 머리 모양을 갖게 된다는 이야기이다.




그림책 표지를 보며 아이들에게 미용실에 가서 새로운 헤어스타일을 해 본 경험을 얘기해 보자고 했더니, 아이들 손이 바빠진다.


(여자 아이 1) "분홍색으로 염색하러 갔었는데 보라색으로 나와서 실망했어요!"
(남자아이 1) "자연스러운 파마를 하려고 했는데 아줌마 할머니 파마로 나와서 밖에 나가기 창피했어요!"
(남자아이 2) "엄마가 옛날에 미용사였어요. 그래서 제 머리를 파마해 주셨거든요. 저도 이 애(남자아이 1을 가리키며)처럼 파마하고 싶었는데 이 머리로 나왔어요!"

남자아이 2의 머리는 정말 절대로 풀리지 않을 것 같은 탱글탱글한 펌 스타일이다.

(여학생 2) "긴 머리를 단발머리로 잘랐는데 마음에 들어서 좋았어요."

하는 모처럼 긍정적인 경험도 말해 준다.


책장이 넘어감에 따라 나뭇잎 손님의 머리 모양이 점점 변하는 과정에 아이들의 눈이 점점 동그래진다. 머리 모양이 조금씩 작은 잎 모양으로 변해가기 시작하자 저러다 대머리가 되겠다고 미리 걱정하는 아이도 생긴다.


바뀐 머리 모양을 마음에 들어하지 않는 나뭇잎 손님과 손님을 만족시키기 위해 계속 다시 손질하는 애벌레 미용사의 마음에 대해서 이야기해 보는 과정도 재미있었다. 요즘 <아홉 살 마음사전> 책으로 마음을 표현하는 말로 <나만의 마음사전> 만들기를 진행 중이어서인지, 아이들이 표현하는 마음들이 풍성하다.


책을 다 읽고 든 생각 나누기에서는,

"저도 머리 예쁘게 하러 미용실 가고 싶어 졌어요."

하는 귀여운 의견도 있고,

"지금 마음에 안 드는 일이 있다고 해도 참고 기다리면 좋은 일이 일어날 수 있다고 생각해요."

하는 2학년 아이답지 않은 통찰을 보여주는 아이도 있다.


책을 읽고 애벌레 미용사가 되어 머리가 없는 나뭇잎 손님 그림에 미리 주워온 여러 가지 모양의 낙엽으로 멋진 헤어스타일 만들어 주기 활동을 했다. 자신이 표현한 머리 모양을 실물화상기에 비추어 발표도 했다. 아이들이 표현한 기발한 머리 모양에 모두의 눈이 즐거워졌다.

아이들은 가을 낙엽을 부리는 마법사다.


< 2학년 아이들의 가을 낙엽으로 머리 모양 만들기 작품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