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 <죽은 왕녀를 위한 파반느>의 남자 주인공은 아무도 거들떠보지 않을 '그녀'를 향하는 종잡을 수 없는 열아홉의 자신과 이해할 수 없는 그 마음에 대해 이렇게 표현했다.
살다 보면 인과관계나 논리적인 방식으로는 설명이 어려운 일들이 생기기도 한다. 돌아보면 내게도 그런 시절이 있었지, 어떻게 그런 시절을 살아냈을까, 싶은 젊은 날의 이야기가 누구에게나 하나쯤은 있기 마련이다. 그래도 '젊음'이란 불확실성으로 말미암아 모든 가능성을 품은 시절이니 그러한역설이혼돈의시절을 버틸 수 있는 힘이었지 않았을까. 불확실성이 옅어지는 시기가 찾아오면 그만큼 가능성의 문은 작아지니 참, 신이 만드신 자연의 섭리가빚어내는 생의 균형감각에 감탄하지 않을 수 없다.
가끔은 예측 가능해진 무료해진 삶이 아직은 올 때가 아니라고 발버둥 치는 인간을 어여삐 여기사, 가능성의 문을 빼꼼히 열어 보여주시기도 한다는 것을, 그러니 더 겸허히, 열심히 오늘을 살아내야 함을, 요즘 나는 무시로 느낀다. 유아 세례를 받았으나 냉담 기간이 길어 무신론자에 가까워진 인간이지만 그런 나조차도 잊지 않고 굽어보고 계신 '그분'의 관대함에 그저 납작 엎드려 매일 고해성사를 바쳐야 할 성싶다.
'지극한 평범'을 삶의 시그니처로 여기며 살아온 사람에게 삐죽 열린 기회의 문을 활짝 펼쳐 젖히고 보잘것없는능력을 뻥튀기 기계에라도 넣어 부풀려야 하는 초능력을 발휘해야 할 때가 온 듯하다. 그래서 요즘 나는 뭐 마려운 똥강아지처럼 좌불안석인 모양이다. 내게 찾아온 희극과 타인에게 찾아온 비극 사이에서 기쁨과 슬픔을 어떻게 적절히 분출해야 내 안의 균형이 맞춰질지 몰라 글을 쓰다 말기를 여러 번. 그래도 이렇게 주저리주저리 넋두리라도 늘어놓을 공간이 있음에 감사하다. 몇 줄 쓰고 말지만 계속 이어 쓸 수 있도록 끊임없이 용기를 북돋우는 '글쓰기'라는 친구가 있어 고맙다.
<어린이의 문장>이 출간되고 8월 한 달간 아크 앤 북 롯데월드컵몰 잠실점에서 제10회 브런치북 출판 프로젝트 <10인의 수상자전>이 열린 지 일주일째. 브런치 이웃 작가님인 강성화 작가님(브런치명, '초원의 빛')이 기획하시고 제안해 주셔서 참여할 수 있었던 9인 공저, <지금 당신이 글을 써야 하는 이유>가 정식 발행된 지 일주일 만에 온라인 서점에서 '베스트' 타이틀을 다는 동안, 나는 노래를 듣고 오카리나로 연주하는 한국식 오카리나 연수를 받으며 일주일을 보냈다. 음악과 오카리나 연주로 균형감을 잃고 흔들리는 영혼을 달래고 위로했다. 거세게 굽이치는 여울목을 돌아 나와 어린 후배 교사가 못다 이룬 꿈을 이제는 산 사람이 더 열심히, 더 굳건히 실현해 나가야 한다, 고 연수 마지막 날 열린 연주회에 함께 참여한 교사들은 스스로를 다졌을 것이다.
누구에게나 스스로도 믿기지 않는 시절이 있는 법이다. 이 시절이 더 의미 있게 남도록 오늘을 더 잘 살아내야겠다.
<지금 당신이 글을 써야 하는 이유> 출판 기념회 소식과 조선 에듀에 실린 <어린이의 문장> 인터뷰를 추가로 전합니다.피치 못할 사정으로 출판 기념회에 참석할 수 없어 열심히 준비 중이신 다른 공저 작가님들께 누를 끼치게 되어 너무 죄송한 마음도요.
강연회 참여를 신청하실 분들은 예스 24, 교보 문고 등 온라인 서점에 들어가셔서 다음 강연회 포스터를 클릭하시면 참여 신청이 가능합니다.
p.s. 저는 다음 주 화요일(8월 8일)에나 깨복쟁이 친구들과제10회 브런치북 출판 프로젝트, <10인의 수상자전>을 보러 갈 예정입니다. 8월 14일(월)에 가족과 함께 한 번 더 들를 예정이에요. 우연히라도 제 책 앞에서 서성이시다 구매까지 하시는 분을 기적적으로 만난다면 저자 친필 사인을 해드릴 수 있는 행운이 찾아오길 내심 바라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