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저녁은 뭘 먹지?' 매일 퇴근길이면 하는 똑같은 질문이지만 매번 답을 쉬 찾지 못한다. 질문은 같은데 매일 다른 답을 내놓아야 하니 이렇게 난이도 높은 문항이 있을까. 이런 날 우렁 각시, 아니 우렁 신랑이 있어 "오늘 저녁 요리는 닭볶음탕에 된장국. 조속 귀환 바람." 이런 메시지를 보내준다면 그날은 재벌 2세도 부럽지 않으련만. 현실은 우렁 신랑은 고사하고 퇴근길 장보기까지 일이 하나 더 는다. 냉장고에 무슨 식재료가 남아 있더라? 손으로는 핸들을 붙들고 마음은 냉장고 속을 헤집는다.
- 정혜영, <어린이의 문장>, p 149~15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