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운드숄더의 정의와 원인에 대해 알아보자.
위 영상은 얼마 전 감상한 영화의 한 장면이다. 영화가 끝난 뒤에도 자꾸 기억에 남는 강렬했던 장면. 오늘은 퀴즈와 함께 시작해보려고 한다.
Q. 위 영상을 통해 말하고자 하는 글쓴이가 느낀 것은?
1. 달리기의 정석
2. 일찍 일어난 새가 벌레를 잡는다
3. 말린 어깨
4. 출렁이는 가슴근육
퀴즈에 대한 나의 느낌은 3번이다. '뭐 눈에는 뭐만 보인다.' 트레이너 눈에는 어깨와 손에 자꾸만 눈이 간다. 위 문제가 서술형이라면 이렇게 답할 것이다.
'달리기 동작 정면에서 손등이 다 보이는 것을 통해 팔이 안쪽으로 돌아가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따라서 글쓴이는 팔이 안쪽으로 돌아가면서 나타나는 체형인 '라운드숄더'를 보여주고자 함을 유추할 수 있다.'
* 라운드숄더 = 말린 어깨 + 굽은 등 + 거북목
라운드숄더 개념부터 확실히 짚고 넘어가자. 직역하면 '둥근 어깨'이지만, 더 확장시킨 개념으로 가자. 말린 어깨, 굽은 등, 거북목 이 세 가지를 모두 포함한 개념을 라운드숄더라고 할 것이다. 어깨 외에 등과 목을 개념에 넣은 것에 의문이 들 것 같다. 어깨, 등, 목은 동떨어진 느낌이지만 맞물린 톱니바퀴처럼 서로 깊은 영향을 준다. 라운드숄더를 고치기 위해 어깨만 본다면 절반은 실패할 것이다. 등과 목도 꼭 같이 봐야 한다. (허리, 골반까지 본다면 좋겠지만 직접적인 원인은 아니기에 글이 길어질 것 같아 생략한다.)
1) 팔이 안쪽으로 돌아가서 말린 어깨
위 사진과 퀴즈에서 쓰인 맨 위 사진에서 잘 보여준다. 잠깐 한쪽 팔을 내리고 안쪽으로 쭉 돌려보자. 손등이 정면을 향하면서 자연스럽게 어깨가 나오는 것을 느낄 것이다. 즉, 어깨가 말리는 것이다. 팔이 안쪽으로 자꾸 돌아가 있는 자세는 라운드숄더를 일으키는 원인 중 하나다. 팔짱을 낀 자세나, 뒷짐을 진 자세에서 흔히 나타난다. 또 위 사진과 같이 높은 계급의 군인 주인공이 주로 취하는 허리 손 자세(아래 사진)에서도 보인다. 이 습관으로 사진 속 주인공의 체형이 라운드숄더가 됐을 거라 짐작해본다. (이런 생각은 직업병이다...)
2) 어깨뼈가 앞으로 나오면서 말린 어깨
혹시나 어깨뼈를 혼동할 여지가 있어 사진을 첨부했다. 구해부학용어인 견갑골, 우리가 흔히 말하길 날개뼈, 모두 어깨뼈와 같은 용어다. 자 이번엔 어깨를 앞으로 내밀어보자. 어렵다면 쉽게 팔을 앞으로 보내면 된다. 어깨뼈가 등 가운데서 멀어지는 것이 느껴지는가? 라운드숄더를 직접적으로 만드는 가장 큰 원인이다. 대표적으로 소흉근이 이 역할을 담당한다. 현대인의 일상생활에서 흔히 나오는 이 자세 때문에 라운드숄더는 현대인의 숙명이 되어가고있다.
잠깐 일어서서 팔에 힘을 풀고 등을 구부려보자. 위에서 언급한 어깨가 말리는 동작이 자연스럽게 나타나는 것을 느낄 것이다. 라운드숄더가 어깨만의 문제가 아니라는 것을 확실히 느낄 것이다. 라운드숄더는 등뼈와도 큰 연관성이 있다. (등뼈는 또 허리뼈와 관련 있지만 글이 너무 길어질 것 같아 생략한다.) 일 하는 자세, 공부하는 자세뿐만 아니라 스마트폰을 보느라 굽는 등은 라운드숄더에서 빠질 수 없는 개념이다.
가장 의아할 수 있는 개념이다. 위 사진과 같이 라운드숄더를 가진 체형 중에는 대부분 거북목을 함께 갖고 있다. 이또한 이해하기 쉽게 직접 체험해보자. 단순히 보는 것과 직접 체험해보는 것은 다르다. 일어서서 등을 살짝 구부리고 어깨를 내밀어 정면을 바라보자. 자연스럽게 목이 앞으로 나간 것이 느껴질 것이다. 따라서 거북목을 고칠 때 목만 보는 것은 삼류, 등도 보는 것은 이류, 어깨까지 모두 보는 것이 일류 트레이너라고 생각한다. 여러분이 트레이너일 확률은 적겠지만, 이렇게 강조할만큼 목은 등, 어깨와 연관이 깊다는 것을 꼭 알아두자.
라운드숄더의 정확한 정의를 알았으니 원인을 찾기란 쉽다. 굽은 등과 말린 어깨로 인해 거북목까지 동반한 라운드숄더가 완성된다는 것을 알았다. 따라서 등이 굽는 자세나 어깨가 말리는 자세를 생각하면 된다. 정의가 곧 원인이다. 라운드숄더의 4가지 개념이 나타나는 자세가 곧 원인이다. 위에서 언급한 팔짱, 뒷짐, 업무자세 그리고 지금 바로 이 글을 보는 당신의 자세! 좋지 않은 자세가 생활습관이 된다면 라운드숄더를 만드는 것이다.
'인마! 너는 스마트폰이나 컴퓨터를 볼 때 자세가 그렇게 좋더냐!'라고 반박할 것 같다. 사실 지금 이 글을 쓰는 내 자세도 엉망이다. 글에 집중하다 보면 자연스레 라운드숄더 자세가 된다. 편하기 때문이다. 다만 나는 글 쓰는 도중(적어도 1시간)에 짧게 마사지 혹은 스트레칭(30초 내외)을 한다. 또 라운드숄더와 반대되는 근육인 등 운동을 꾸준히 하기 때문에 바른 체형을 유지하고 있다.
실제로 업무 보는 자세나 공부하는 자세를 바꾸기는 어렵다. 뻔하게 평소 자세를 바꾸라고 하고 싶지 않다. 오히려 무책임한 말이 될 것 같기에. 다만, 평소 자세를 바꾸긴 어렵겠지만 노력은 해달라고. 그게 힘들 것을 알기에, 중간중간 마사지와 스트레칭이라도 꼭 해달라고. 그것도 힘들다면 등 운동을 꾸준히 해줬으면 좋겠다고 말하고 싶다. 이마저도 신경쓸 겨를이 없다면 '어깨교정밴드'를 사용했으면 좋겠다.
모두 다 힘들다면 어쩔 수 없다. 라운드숄더 체형을 안고 살아갈 수밖에. 다만, 외적인 체형의 문제만으로 끝나지 않는 것이 진짜 문제다. 틀어진 체형은 언젠가 통증을 일으킨다. 목, 어깨, 등, 허리까지 각종 통증의 원인이 된다. 그래서 또 조금이라도 노력해달라고 부탁하고 싶다. 지금은 아프지 않아도 언젠가 아플 것이 보이기 때문에. 적어도 내가 아는 분야(근육, 체형)로 인해 아프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맘뿐이다.
P.S
나름 최대한 글을 짧게 요약해서 쓰고 싶었는데, 하고 싶은 말이 많아 길어졌습니다. 이번 글을 쓰다가 라운드숄더로 인해 아프고 고생했던 회원님들이 자꾸 생각나서 감정이 많이 들어간 것 같아요. 당장은 별거 아닌 체형의 문제가 큰 통증과 질병으로 연결되기 전에 모두 바른 몸을 가졌으면 좋겠습니다. 라운드숄더를 혼자서 교정할 수 있는 방법. 마사지, 스트레칭, 운동 편은 다음에 올리도록 하겠습니다. 외적인 체형도 중요하겠지만 아프지 않기 위해서라도 꼭 체형을 바로 잡아주시길 바랍니다. 궁금한 점은 댓글로 남겨주시면 최대한 많이 알려드리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