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 프티콜랭 <나는 왜 이렇게 피곤하게 살까> 완독

by 광석

머릿속에 생각이 멈추지 않은 지도 어언 30여 년 이상이 흘렀다.

그러니까 나라는 존재에 대한 자각이 있을 무렵,


아마도 7~8살 때부터였겠지.


내 뇌는 자는 시간을 제외하곤 항상 팽팽하게 도는 느낌을 받았다.

사람이라면, 보통 사람이라면 다들 이런 줄 알았지.


나처럼 다른 사람들도 끊임없이 생각하는 줄 알았다.

하지만 아니었다.


나는 다른 사람들과 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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겉표지 디자인은 정신없는 만화동산 같이 생겼지만 내용은 전혀 그렇지 않다.

이 책에선 나와 같은 사람을 지칭하는 단어가 있다.


정신적 과잉 활동인

과도한 생각과 풍부한 감수성으로 인해 뇌가 쉴 틈이 없고 주변 자극에 민감하며,
이로 인해 쉽게 피로감을 느끼고 정신적 과부하를 느끼는 사람들



작가 또한 정신적 과잉 활동인 중 한 명이었는데 대부분 이런 류의 책들은 우리는 나쁜 사람들이 아니다

자기 자신을 이해하고 사랑하라 보듬어라 당당해져라 등등..


공감해 주고 떳떳해져라로 결론을 내버리는 책들이 많은데 이 책은 그렇지 않다.


일반 사람들이 왜 우리를 이해 못 하는지 오히려 일반 사고인들의 입장으로 생각해 봐야 하며,

그들의 사고는 우리와 어떻게 다른지에 대해 상세하게 설명하고 있다.



예를 들어, 과거의 나 같은 경우에는 스몰토크 즉 알맹이 없는 대화를 별로 좋아하지 않았다.

그러나 일반 사고인들은 이런 아이스브레이킹을 함으로써 가볍게 물꼬를 트고 대화를 시작한다.


딱히 궁금한 게 없지만 그냥 이야기하는 것이다.

그게 일반 사고인들의 화법이다.


하지만 정신적 과잉 활동인들은 언제나 심도 있는 대화를 원한다.

꼬리에 꼬리를 물어 가지처럼 뻗어나가는 그런 대화


그렇지만 그런 대화는 감정을 전염시킨다.


만약 우울한 사연을 꺼내게 된다면 듣는 사람들도 결국 난처한 상황에 빠지는 것이다.



문제없는 사람은 없다


근심 없는 사람도 없고

나의 근심으로 타인을 골치 아프게 할 필요는 없다라는 원칙에서 출발하는 것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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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쨌든 예시가 굉장히 길어져 버렸는데

이렇듯 정신적 과잉 활동인들에게 가이드를 제시해 주는 훌륭한 책이다.


결국 일반 사고인들이 훨씬 많은 이 지구에서

정신적 과잉 활동인들이 세상 사는 것굉장히 버겁고 피곤한 일이다.




그래서 고독하다.


다른 사람들과 쉽게 융화되지 못함은 물론,

때론 내가 나를 이해할 수 없어 고통받기도 한다.


하지만 그런 고독감에서 굳이 위축될 필요는 없다.

왜냐하면 일반 사고인들은 고독감을 활용하는 그런 힘이 없다.


두렵고 황량한 내면의 공허를
머물러 쉴 수 있는 여백으로 바꿀 힘이



특히 나이를 먹으면서 훈련이 된 것인지는 모르겠으나

점점 정신적 과잉 활동과 일반 사고의 균형을 맞춰나가는 것 같다.


내가 항상 주문처럼 외우는 것이 있다.


시답잖아지자


세상은 결국 놀이 같은 것이다.

진중하게 살아도 멋대로 살아도 결국 흘러간다.


그러니 대충 시답잖게 살아서 인생을 가볍게 해볼 필요가 있다.

혹시 나와 같은 사람들이 있다면 필히 추천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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