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벽한 공부법 - 고영성, 신영준
2017년부터 완벽한 공부법을 읽으려 했었다. 몇 번의 명절 때마다 책을 읽으려고 고향에 가져갔었는데 읽지 못했다. 길게 휴가를 갈 때도 읽지 못했다. 그렇게 2019년이 다가오고 있었고 2018년에 읽지 못한다면 2019년에도 못 읽을 것 같다는 조바심이 들었다. 거기다 완벽한 공부법 100쇄 특강 신청을 받고 있었다. 오프라인에 특강을 가는 걸 그리 좋아하는 편은 아니었지만 책을 읽는 동기가 되기에는 충분했다. 특강에 뽑히기 위해 책을 읽기로 결심했다. 그렇게 난 2018년 12월 31일 책을 읽기 위해 휴가를 냈다. 그리고 이 휴가 기점으로 지금의 나를 봤을 때 나는 나를 쪼오오오끔 더 알게 되지 않았나 싶다. 그래서 이번 글에서는 내가 나를 사용하는 방법에 집중해 글을 써보려 한다.
4가지 작업대 중에서 나는 일화완충기를 사용하는 것이 가장 편하다는 것을 알았다. 다르게 말하면 음운회로, 시공간 메모장은 비교적 잘 쓰지 못한다.(중앙 집행기는 보통 정도) 내가 기존에 알고 있던(혹은 익숙한) 개념에 새롭게 입력된 개념을 투사시키면 비교적 쉽고 오래 기억할 수 있었다.
부작용도 생겼다. 정말 상관없는 것들도 연결해서 생각하려고 한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일반인을 위한 파인만의 QED 강의』를 읽고 나서 광자의 움직임에 인간을 대입해서 생각했었다. 광자를 관찰하면 확률적으로 존재하던 특징이 사라지고 움직임이 고정된다. 인간도 스스로에 대한 존재의 인지를 하면 확률적으로 존재하는 흐름 속에서의 내 움직임이 고정된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데카르트의 '나는 생각한다, 고로 나는 존재한다.'를 이해한 것 같은 착각이 들었다. 하지만 말도 안 되는 연결이었다. 물론 이런 시도들 사이에서 창의가 발발할 수 있다고 긍정적으로 생각한다.
생각을 적극적으로 하려면 글을 써야 한다는 것을 알았다. 작업대에 올려놓지 않아도 글로 적어두면 작업대를 대신할 수 있었다. 글을 써야 내 생각의 연결과 확장이 가능했다. 이를 인지하고 글 쓰는 양이 작년에 비해 폭발적으로 늘었다. 즉 생각이 많아졌다. 내 감정과 생각에 대한 생각을 하기 시작했다.
부작용도 생겼다. 생각이 퐁퐁 나오는 시점에 인지능력이 매우 떨어진다. 물건을 전보다 자주 잃어버린다. 분리수거하면서 지갑도 같이 분리수거하기도 했다.
하지만 아직 많이 부족하다. 생각의 체력이 넉넉하지는 않다. 종결 욕구가 밀려들어 조급하게 생각을 마무리 지으려고 한다.
뇌를 적극적으로 사용하는 한 가지 방법은 운동하는 것이었다. 운동을 한 날과 안 한 날의 생산성 차이가 있음을 기록을 통해 알아냈다. 특히 운동을 끝내고 샤워를 하는 순간 정말 내 머리에서 나온 생각이 맞나 싶을 정도의 생각들이 샘솟는다. 그리고 개인적으로 가장 잘 맞는 운동은 수영이었다. 자주 가지는 않지만, 수영을 하는 건 계속 샤워하는 환경과 유사한 느낌이다. 물과 내 상성이 꽤 좋은 편이 아닐까 싶다.
부작용도 생겼다. 너무 빡세게 운동을 하면 멘탈 체력보다 피지컬 체력이 빨리 떨어진다. 그래서 최근에는 하루에 30~40분 정도만 가볍게 스트레칭, 유산소 위주로 운동한다. 요가를 배워볼까 생각도 하고 있다.
의도적으로 삶을 제한한다. 스스로 정한 규율이 높은 수준일 때 생산성이 높다. 최근에 연습하는 건 3가지 데드라인 정하기다. 회사에 인지심리학을 전공하신 분과 상담을 통해서 조언받은 방법이다. 타인에게 알려 주는 데드라인, 내가 현실적으로 할 수 있는 데드라인, 내가 이상적으로 할 수 있는 데드라인을 설정한다. 그리고 나는 세 번째 데드라인을 목표로 일을 한다. 이런 3가지 데드라인을 정한 이유는 나 스스로 일을 주도적으로 해결한다는 자율성을 느끼기 위해서이다. 규율을 정하는 것에서 자유를 느낀다니 아이러니하다. 하지만 이렇게 하면 뇌가 오버클럭 되는 느낌이 난다. 그리고 데드라인을 맞추기 위해 focus app도 사용하면 집중을 안 할 수가 없다.
부작용도 생겼다. 멘탈 체력 소모가 매우 빠르다. 정규 수면(7시간 이상)을 취하면 4-5시간 정도 저렇게 일할 수 있다. 낮잠(15-20분) 자면 +1~2시간 정도 가능하다. 즉 나의 멘탈 회복 수단은 잠인 것을 알게 되었고 멘탈 체력이 약하다는 것도 알았다.(물론 그냥 편하게 일, 공부하면 8~10시간 정도도 가능한데 그것보다 저렇게 일하는 것이 생산성이 더 높다)
내가 하는 것이 명상이 아닐 수도 있지만 편의상 명상이라고 말하겠다. 아침에 일어나서, 저녁에 일기 쓰기 직전에 하루에 두 번 3분~5분 정도 명상한다. 나의 명상은 간단하다. 바닥에 앉아서 아무 생각도 하지 않는다. 그러면 역으로 생각의 파편들이 뇌를 스치고 지나간다. 해야 할 일이 떠오르기도 하고 정말 오래 묵혀두었던 기억이 떠오르기도 한다. 잘은 모르겠는데 뇌를 클렌징하는 느낌이다. 잡생각들이 버려진다. 그리고 살아있다, 존재한다는 것을 인지하게 된다. 그럼 행복하다.
다행히 이건 아직까지는 부작용이 없다. ^^
이상 5가지가 완공과 체인지 그라운드 콘텐츠를 통해 찾은, 내가 나를 사용하는 방법이다.
실은 이 모든 것은 하나에서 시작되었다. 데일리 리포트. 물론 쓴다고 삶의 외형이 크게 바뀌지는 않는다. 하지만 내형은 드라마틱하게 바뀔 수 있다. 나는 최근에 그냥 행복하다. 가족과 지인들을 예전보다 더 사랑하게 되었고, 자율성을 가지고 일을 하고 있고, 나눔의 기쁨도 알아가고 있다. 물론 세상이 내 마음대로 돌아가는 것은 아니다. 그래도 공격적인 시행착오를 겪는 즐거움을 조금은 알게 되었다. 컴포트 존에서 벗어나는 것의 가치를 조금은 경험했다.
이런 용기를 지속 가능한 환경을 운 좋게 제공받았다. 이제는 내가 그런 환경을 함께 가꾸어나가려 한다.
- 2019년 04월 08일 작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