콩고물이 떨어집니다

독서 토론(씽큐베이션) 2주 차 후기

by 경규승

저번 주부터 6월 말까지 독서 토론(씽큐베이션) '실력은 어떻게 만들어지는가' 그룹에 참여하고 있다. 회사 동료들이 주 1회 오전 데일리 스크럼에서 빠지는 것을 배려해 주어서 감사하게도 참가할 수 있게 되었다. 좋은 동료들과 좋은 회사다.


첫 모임은 삼성동에서 오프라인 토론이었다. 만족스러웠다. 책을 읽으면서 퐁퐁 솟아올랐던 질문을 던졌다. 머릿속에서 정리되지 않은 거친 답변에 피드백을 실시간으로 받을 수 있었다. 태어나서 거의 해보지 않은 독서 토론이라 어떻게 진행될지 몰랐다. 그래서 회사 회의라고 생각하고 궁금한 점이 있으면 바로 물어보되 말은 줄이려고 노력했다. 두 시간 반 정도 즐겁게 생각을 나누었다.



할 일

1주 차 모임 후기를 작성해 씽큐베이션 카페에 글을 올렸다. 그리고 해야 할 일을 (또) 만들었다.


책을 읽고 배운 걸 실천하기

평균의 종말: 무의식적으로 평균을 사용하고 있는 나의 생각을 기록하기

모임에서 배운 걸 실천하기

리드글의 중요성: 리드글을 발전시키기

브런치 작가 신청하기


독서 토론에 참가하려고 했던 가장 큰 이유는 피드백에 목말랐기 때문이었다. 피드백 받으려면 최소한 피드백 받을 거리가 있어야 한다. 그래서 최소한 모임 한 번에 한 가지 피드백 받을 거리를 만들고 1주일 동안 실천해보려고 했었다.



온라인 모임을 어떻게 잘할 수 있을까?

이번 주는 온라인으로 모임이 진행되었다. 비교적 오프라인으로 피드백을 받는 것보다 현장감이 떨어진다. 그래서 어떻게 하면 온라인으로 서평을 주고받을 때도 구성원들끼리 적극적으로 피드백을 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지 고민했었다.


그 결과 노션, 슬랙, 네이버 카페 세 곳에 토론이 가능한 공간을 만들었다.


노션

칸반 보드를 만들었다. 트렐로를 사용하려고 생각도 했었다. 하지만 최근 노션 홀릭이라 직접 만들어 써보고 싶었다.

thincubation_notion.PNG


장점

질문을 포스트잇처럼 이리저리 옮기기 편하다.

질문을 한눈에 보기 좋다.

과거의 질문도 함께 보고 생각해 볼 수 있다.


단점

접근하는데 불편하다.

익숙하지 않다.

노션 버그로 댓글은 남겨지는 데 카드를 추가하지 못하는 경우가 생기기도 했다.

칸반 보드의 용도와 일치하지는 않는다.

투표를 한 번에 하기 힘들다.


슬랙

토론을 염두했을 때는 역시 실시간으로 소통을 할 수 있어야 한다고 생각했다. 그리고 논의할 질문거리를 투표하는 기능도 필요했다. 그럴 땐 역시 슬랙만 한 게 없다고 생각해서 슬랙 workspace를 만들었다.

thincubation_slack.png


장점

필요한 애플리케이션을 설치해서 쓰면 된다.

토픽 별로 토론을 심화할 공간을 만들기 편리하다.

필요시 group call을 하기 용이하다.(온라인 실시간 토론 염두)


단점

접근하는데 불편하다.

익숙하지 않다.

다수가 쓸만한 애플리케이션은 유료

카카오톡 그룹채팅과 카니발라이제이션


네이버 카페

위에 두 공간을 만들고 나서 툴에 적응하는 데 시간이 걸린다는 것을 간과했다. 나는 슬랙을 4년째 쓰고, 작년 말부터 노션을 매일 사용해서 익숙해진 것인데, 구성원들이 조금만 시간을 투자하면 가볍게 나만큼 활용할 수 있을 것이라 착각했다. 지식의 저주에 빠져있었던 것이다.


그래서 기존에 사용하고 있는 공간을 최대한 활용하는 게 낫다는 판단이 들었다.

thincubation_naver_cafe.PNG


그리고 이번 주는 이 공간에서 논의하고 싶은 질문에 투표를 하고 댓글을 달면서 의견을 나누었다.


이번 경우는 사용성보다 접근성이 우선되어야 했다. 기능이 좋다고 해서 사람들이 써줄 것이라는 생각은 착각일 가능성이 높다. 일단 접근하기 편해야 사용하게 된다. 처음 툴을 사용하며 나도 불편한 감정을 가졌었다. 하지만 개구리 올챙이 적 생각하지 못했다.


세 곳 중 어느 곳에서 이후 온라인 논의를 지속할 것인지는 다음 주 오프라인 미팅에서 결정하기로 했다.



질답 after 완벽한 공부법

11명의 구성원들의 몇 가지 질문에 답변을 해 보았다.


Q.

무기력함으로 인해 의욕이 안 생길 때, 그 상황을 빠져나올 수 있도록 조언을 한다면 어떤 말을 해주고 싶은가요?

A.

같은 맥락은 아니지만 지인이 무기력하고 힘들 때는 내가 너의 옆에 있다고 알려주려고 합니다.
위로의 정석 - 내가 너의 버튼이 되어줄게 | 옵션 B - 책그림 영상을 보고서 위로의 방법을 배웠습니다. 그래서 저는 힘들 때는 힘들다고 가족들에게 털어놓습니다. 털어놓고 나면 좀 가벼워지더라고요. 그리고 문제가 바로 해결되기도 하고요.

요약

내가 무기력함: 가족들에게 감정을 털어놓는다. 그리고 옆에 가족이 있다는 것을 깨닫는다.

지인이 무기력함: 내가 너의 옆에 있다고 말해준다.

PS. 옵션 B는 애덤 그랜트가 쓴 책인데 다음 주까지 읽어야 할 책인 오리지널스와 같은 저자네요.


Q.

주변 지인들도 이 책을 읽고 하나씩 실천해서 같은 행복감을 느낄 수 있도록 하는 넛지는 무엇이 있을까?

A.

넛지를 만들기는 참 힘든 것 같습니다. 넛지라고 하기는 그렇지만 스스로 의식하면서 하는 행동은 '제가 행복한 모습을 보여주기' + '행복하다고 말하고 다니기'입니다. 주변 사람들이 너 요즘 바뀌었더라? 뭔 일이 있었던 거야? 하면 그때 툭툭 데일리 리포트 써보라고 말하거나 체인지 그라운드 유튜브 동영상을 공유합니다. 그렇게 그들도 체인지 그라운드의 마수에 빠져들게 되면 자연스럽게 변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Q.

독서모임을 통해 끌어올릴 수 있는 능력은 어떤 것들이 있을까요?

A.

OO님의 질문으로 이번 독서모임의 목표가 하나 더 생겼습니다. 저는 이번 모임을 제가 지식의 저주에 빠지지 않는 훈련하기를 목표로 하겠습니다. 저는 글도 말도 굉장히 타인의 배경 지식에 배려 없이 표현하는 편입니다. 쉽게 설명할 줄 알아야 진짜 이해한 것인데 쉽게 설명을 못하더라고요. 즉 내가 깊게 이해하지 못하고 있다는 반증이더라고요. 그래서 여러분이 제 생각을 온전히 이해할 수 있도록 짧고 쉽게 설명하기를 목표로 해보겠습니다. 좋은 질문 감사합니다.


Q.

각자 현재의 공부의 목표는 무엇인지?

A.

전 올해의 공부 목표는 '기본을 다지기'입니다. 탑을 쌓기 위해서 지반을 다지는 작업을 하고 있습니다. 독서 습관 가지기를 올해의 주 목표로 삼은 이유도 독서가 모든 영역의 학습의 기본기라고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구체적으로는 수리통계학 씹어먹기를 하고 있습니다. 근데 최근에 게을렀네요. 반성합니다. 매일 1시간씩 하려고 하는데 습관이 안되었습니다. 정해진 시간에 딱 해야 할 환경을 설정해야겠습니다.


Q.

여러분이 써본 신박한 환경설정 방법은 무엇인가요?

A.

제가 최근에 아침에 일어나는 방법으로 답변을 대신하겠습니다.

1. 바로 잔다.

1.1 자기 전에 스마트폰 하지 않는다.

1.1.1 스마트폰 충전기를 침대 옆에서 컴퓨터 옆으로 옮김.

2. 스마트폰 알람을 끄기 힘들게 한다.

2.1. 알라미 어플 사용 ← 강추입니다.

2.1.1. 똑같은 사진을 찍어야 알람 해제됨

2.1.2. "금주의 문장을 포스트잇 에 적은 것 + 칫솔"을 사진으로 등록함

2.1.3. 알람 해제를 하면서 포스트잇 문장을 소리 내서 읽고 칫솔을 보고 바로 양치를 함.

3. 유튜브

3.1 스마트폰 알람을 해제하면서 sleep 모드 해놓은 컴퓨터 켜서 바로 신박사님, 고작가님 영상 play

3.1.1. 두 분 얼굴 + 목소리 들으면 정신이 안 깰 수가 없다.

3.1.2. 단점. 영상을 계속 보게 된다.


Q.

우리는 왜 공부를 해야 하는가?

A.

재밌어서.

생존하기 위해서 & 자유롭기 위해서.

내가 소중하다고 생각하는 가치를 현실에서 구현하기 위해서.

탁월해지기 위해서, 즉 어제의 나보다 더 나은 내가 되기 위해서.

생각이 얕고 추상적이네요. 고민을 더 해보겠습니다.



씽큐베이션 실천

모임을 통해서 배우고 싶어 진 점을 익히려 시도했다.


리드글의 중요성

실력이란 무엇인가! (Feat. 연PD)

왜 이 영상의 제목은 '실력이란 무엇인가!'로 뽑혔는가? 신박사님이 이걸 제목으로 가자고 말해서 그런 걸까? 제목으로 뽑는다면 차라리 '신박사 폭로!(feat. 실력이란 무엇인가)'가 더 자극적이지 않았을까? 조회수도 2만 밖에 안 나왔다. 훨씬 더 나와야 하는데.


적자생존, 적는 자 살아남는다?!(feat. 데일리리포트)

2019년 3월, 빡독 행사에서 내가 스피치 한 영상의 제목이다. 이 제목은 어떤 의도를 가지고 지은 것일까? 기록의 중요성보다는 측정의 중요성을 말하려고 했던 스피치였다. 스피치의 원래 제목부터 '졸꾸러기 지수'였다.


그리고 썸네일은 왜 유명하지도 않은 내가 나와야 했을까? 만약에 제목이 측정과 관련되어 있었다면, 인바디 이미지나 캘리퍼스 이미지를 활용하면 어땠을까? B급 감성으로 간다면 드래곤볼 스카우터 이미지를 넣는 것도 생각나지만 저작권 때문에 어려울 것이다.


하지만 넓게 생각해보면, 그만큼 내 스피치가 특징이 없어서 제목도 썸네일도 무난하게 나온 것이 아닐까 싶다. 그리고 콘텐츠 시장에서는 디테일에 신경을 쓰는 것보다 다른 콘텐츠를 하나 더 제작하는 것이 낫다. 결론적으로 내가 더 좋은 스피치를 해야 했다.



독서 실천

책을 읽고 깨달은 바를 삶에 적용시켜보기


평균의 종말

이상형

흔히 이상형이라고 말하는 조건에 부합하는 사람이 얼마나 될까? 이상형을 생각할 때, 딱 몇 가지 조건만 맞으면 된다고 말한다. 그리고 욕심이 생겨, 이왕이면 좋을 것 같은 디테일한 옵션이 붙기 시작한다. 그러면 현실적으로 만나기 힘든, 혹은 존재하지 않는 사람이 아닐까? 나의 이상형은 어느 정도 정해져서 글로 작성해 두었다. 미래의 나의 연인, 배우자가 볼까 봐 여러 의미로 두근거리기는 하지만, 이상형에 대해 글을 발행해 볼까 싶기도 하다. (이상형을 생각해 보는 것은 내 반쪽의 모습을 그려보는 행동이다. 그래서 나머지 반쪽인 나 자신이 추구하는 인간상과 동일했다.)


중산층

중산층이 과연 중간 정도로 많을까? 중산층의 조건은 다양하지만, 단순하게 자산으로만 판단한다고 가정해보자. 개인의 자산은 정규분포가 아닌 멱법칙을 따르기에 평균이 크게 의미가 없다. 참고로 OECD에서는 소득의 '중간값'의 50~150%로 정의한다.


성적표

A, B, B, B, F 성적을 받으면 어디에 집중하나? A가 아니라 F에 눈이 더 갈 것이다. 단점에 초점을 맞추는 근간에는 무엇이든 평균 이상을 해야 한다고 생각서 그런 것이 아닐까?


SNS

SNS는 개인의 평소 행동이 아닌, 개인의 특이 순간이 난무하는 공간이다. 우리는 자주 보는 것을 보편적인 현실이라고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 현실을 바라보며, 자신이 세상을 제대로 보고 있다고 순진하게 믿는 소박한 실재론에 빠질 수 있다. 내가 쓰고 있는 이 글마저도 마찬가지다. 나에게 있어 굉장히 특이한 순간과 생각을 짜내고 엮어서 힘겹게 콘탠츠로 다듬는 과정을 겪는다. 일상을 공유한다고 생각하지만 편의점 도시락을 SNS에 올리는 사람이 몇이나 될까? 매일 비싼 음식을 먹고 올리는 사람이 있다고 하면 과연 그런 사람은 얼마나 되는 것일까? SNS에는 일상은 보이지 않고 평균에서 벗어난 것들이 대부분이 아닐까? 나에게도 너에게도 자~극적이니까. SNS의 일상이, 일상이라고 인지하지 말지어다.



반성

브런치 작가가 되었다

ㅅ님께서 "씽큐베이션 모임 모든 분들이 브런치 작가가 되어보는 것이 어떨까요?"라고 첫 모임에 말씀해 주셨던 것이 트리거가 되었다. 나는 맞춤법 검사기만 이용하는 정도였는데 이렇게 글을 발행하고 소통할 공간을 얻은 것에 감사하다.


할 일 before 3주 차 모임

이번 주 할 일 + '완벽한 공부법' + 두 가지 실천 항목이 추가되었다.


책을 읽고 배운 걸 실천하기

평균의 종말: 무의식적으로 평균을 사용하고 있는 나의 생각을 기록하기

완벽한 공부법: 확증 편향이 의심되는 나의 생각을 기록하기

모임에서 배운 걸 실천하기

리드글의 중요성: 유튜브 영상 제목을 발전시키기

지식의 저주에 빠지지 않는 훈련하기: 구체적 행동 목표는 고민 중

수리통계학 하루에 한 시간 공부하기: 환경설정 고민 중



총평

2019 week 15에는 토론하는 온라인 공간을 만들어 보려고 시간을 투자했다.


투자!


내가 투자한 만큼 내가 얻어가는 것이다. 미래를 위한 씨앗을 뿌리는 것이다. 이 모임이 올해 말까지 지속되면 개인적인 목표를 달성한 것이다. 만약 그렇지 않더라도, 미래를 위한 경험치를 쌓을 수 있는 기회이다. 그래서 나는 6월 말까지 투자를 지속할 것이다. 남은 기간 동안 체력 안배에 유의하자.


역시 나는 이기적이다.


이 모든 일이 전부 나를 위한 것이다. 남들이 약간 혜택 보는 것? 그건 그냥 내가 경험을 쌓으며 옆에 떨어지는 콩고물 같은 것이다. 콩고물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떡을 키우는 것이 중요한 것이다.


나는 내가 만든 떡을 먹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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