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이터 기반 의사결정의 한계
스스로가 창의적이라고 생각하는가?
이 문제를 한번 풀어보자.
9개의 점을 이어보자. 단 4개 이하의 직선을 사용하고 펜을 때지 않아야 한다.
어떻게 그렸는가?
여기서 어떻게 하나 고민되는가?
그래, 이런 유형의 문제를 접해본 사람은 9개의 점 안에서 그려야 한다는 프레임을 깨야 한다는 것을 느끼고 있을 것이다. 그래서 이런 해답을 찾을 수 있다. 단 유일한 답은 아니다.
3개 선으로도 할 수 있다.
그래, 하나의 선으로도 할 수 있다.
물론 0개의 선으로도 할 수 있다. 글을 쓰는 2차원 공간에서 보여주기는 번거로우니 예시는 생략한다.
만약 이런 형태의 퀴즈를 계속 푼다면 당신은 창의적인 사람이 될까? 그렇다. 창의적으로 이러한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 것이다. 다만 보편적 영역의 창의성은 아닐 것이다. 이런 문제 잘 푼다고 비즈니스에서 창의성을 발휘할 수 있는 건 아닌 것처럼 말이다. 단지 이런 유사한 형태의 퀴즈에서 발현되는 창의력이 조금 올라간 것이다. 즉 특정한 영역의 창의력은 유사한 콘텐츠를 많이 접하다 보면 기를 수 있다.
그렇다면 어떻게 성공하는 제품을 만들 수 있을까? 소비, 모방, 반복 3가지 단계를 통해서 창의적인 제품을 만들 수 있다.
시장에서 성공할 수 있는 창의적인 제품은 아주 처음 보는 영역의 제품이 되어서는 안 된다. 지금까지 경험하지 못한 낯선 물건을 보면 우리는 본능적으로 두려움을 느낀다. 스스로를 보호하기 위해 DNA에 내재되어 있다. 지나치게 색다를 경우 조금 더 친숙해질 때까지 기다릴 필요가 있다. 시간이 지나고 해롭지 않다는 것을 알게 되면서 점점 호기심이 생기고 호감이 생긴다. 이런 상태를 크리에이티브 커브(제품의 친숙성과 선호도에 따라서 5가지 제품의 대중성을 표현한 그래프) 상에서 '스위트 스폿'에 있다고 말한다. 친숙하면서도 계속 관심이 간다. 볼수록 매력이 생긴다.
특정 영역의 제품을 지속적으로 소비하면 크리에이티브 커브 상에서 제품이 어느 위치에 있는지 식별할 능력을 기를 수 있다. <생각이 돈이 되는 순간>에서는 깨어 있는 시간의 20%를 자신의 분야에 속한 콘텐츠에 대해 소비하라고 조언한다.
지속적으로 소비하다 보면 제품의 시장 반응을 확인 가능하고 기존의 제품에 비해 얼마나 창의적인지 판단할 수 있다. 즉 기준이 생긴다.
해당 기준으로 상품 군을 묶어보자. 잘 나가는 제품은 우연히 시기가 맞아서 잘 될 수도 있지만 정말로 상품 자체가 가진 성공방정식이 있을 수 있다. 제품의 성공방정식들을 찾으면서 제품이 성공한 구조를 파악한다. 구조의 역할은 크게 두 가지가 있다. 하나는 크리에이티브 커브 상에서 스위트 스폿 근방에 위치할 수 있도록 하는 것, 두 번째는 제약 구조가 있다는 것 자체가 상품을 생산하는 데 제약이 된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왜 창의성을 제한할 것 같은 제약을 두는 것일까?
제약을 둔다는 것은 공장 설비 라인을 만들었다고 생각하면 된다. 즉 비슷한 유형의 제품들을 빠르게 찍어낼 수 있는 것이다. 트렌드가 붕어라서 붕어빵 틀을 만든 것이다. 물론 붕어빵 안에 어떤 게 들어가야 할지는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빵의 형태는 무조건 붕어빵이라는 제약이 있다. 하지만 붕어빵을 하나하나 만드는 것보다 훨씬 빠르게 이런저런 재료를 사용해보며 붕어빵을 만들 수 있다.
벤저민 프랭클린은 글을 잘 쓰기 위해서 1700년대 당시 인기 출판물인 <스펙테이터(Spectator)>를 읽고 감탄이 나오는 기사를 읽으면 그 기사의 얼개를 만들었다. 그리고 똑같은 얼개를 사용하여 그 기사를 다시 쓰는 방식으로 글쓰기 훈련을 했다. 패턴, 구조를 익히고 재창조하는 과정을 통해 대가가 되었다.
또한 제약을 둔다는 것은 어떤 의미로 제약을 두는 것 이외에는 모든 것이 열려있다는 의미도 있다. 결핍은 한계상황에서 창의적인 탈출구를 만든다.
이제 제품이 시장에서 흥할 것인지 어느 정도 감이 생겼다. 그리고 어떤 형태의 구조를 가지면 스위트 스폿에 위치할 방법도 알았다. 당연히 성공했던 제품을 그대로 따라 한다고 해서 성공하지는 않는다. 대부분의 제품은 실패할 것이다. 하지만 어쩌다가 하나 정도는 기존과는 다른 시장의 반응이 나올 것이다. 물론 영원히 안 나올 수도 있다. 하지만 당신의 제품이 일정 퀄리티 수준 이상이라면, 꾸준히 하다 보면 언젠가는 하나 정도는 터지게 된다. 즉 반복해서 구조를 이용해서 상품을 창조해야 한다.
효율적으로 반복하는 것에는 4가지 절차가 있다.
개념화(Conceptualization)
주어진 제약 하에서 모든 아이디어 분출한다. 당연히 개발할 제품과 연관된 정보는 사전 습득되어 있어야 한다. 아이디어는 억지로 짜내서 나오는 것이 아니다. 든 게 있어야 나온다.
압축(Reduction)
실제 성공 가능한 합리적 확률이 높은 군으로 압축한다. 선호도와 친숙성을 기준으로 크리에이티브 커브의 스위트 스폿에 위치한 제품으로 추린다.
큐레이션(Curation)
최소 기능 제품(Minimum Viable Product)으로 소수 팬들의 반응을 살핀다. 내외부에서 양질의 견해를 제공받을 수 있는 신뢰가 구축되어 있어야 가능한 작업이다. 그래서 회사와 제품에 열광하는 팬이 중요하다.
피드백(Feedback)
제품을 시장에 출시하고 반응을 살핀다. 특히 긍정적이든 부정적이든 초기 단계에서는 팬의 반응이 가장 중요하다.
이러한 반복의 과정은 지난하다. 시장의 반응을 얻지 못할 수도 있다. 그렇다 보면 하는 일에 의심이 들기도 한다. 내가 지금 하는 것이 옳은 방법일지 자신을 의심하게 된다. 그렇기 때문에 창의적인 공동체를 조성하는 것이 중요하다. 창의력과 관련된 네트워크에는 4 가지 다른 유형의 사람이 존재한다.
마스터 티처(Master Teacher)
시장에 유행하는 혹은 유행했던 구조를 소개하고, 피드백을 통한 의식적인 훈련으로 제자를 돕는다.
상충하는 협업자(Conflicting Colaborator)
타협하지 않고 경합하여 결함을 극복한다. 손발이 척척 들어맞는 동료가 있다면 한 번쯤은 고민해보라. 100% 나와 일치하는 의견을 가진 사람은 단 한 명도 없다.
모던 뮤즈(Modern Muse)
포부를 지속시키고 동기를 부여하며 새로운 창작의 소재와 원료를 제공한다. 슬럼프를 극복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해 주기도 한다.
유명 프로모터(Prominent Promoter)
공적을 나누는 멘토다. 네트워크의 원리를 알고 멘티의 성공이 자신의 성공임을 알고 있어 이타적으로 행동한다. 복잡계에서는 초기의 작은 차이가 시간이 지나면서 큰 격차를 만드는 것을 알고 멘티를 돕는다.
지금까지는 성공적인 제품을 만들기 위한 방법을 제품의 관점에서 말해보았다. 이제는 조직의 관점에서 풀어보려고 한다.
창의적인 제품을 생산하기 위한 조직의 행동 전략은 Answer First, Hypothesis Driven(AFHD)를 따른다. 처음부터 답을 내려놓고 그 이유를 찾는 것이다. 분명 가설은 틀렸을 것이다. 하지만 틀려도 괜찮다. 먼저 답을 내리고 시장의 반응을 보는 것이 빠르다. 단 실패의 비용은 계산되어야 할 것이다. 그리고 빠르게 구조를 확인하는 작업을 통해서 조직력이 생긴다. 틀리더라도 빠른 게 낫다. 틀리면 다른 Answer를 선택해서 다시 이유를 찾으면 된다.
불편한 전략이다. 하지만 언제나 시장에는 정보가 부족하다. 성공할 것 같은 정보가 이미 퍼져 있다면 이미 그건 늦은 것이다. 성공은 불확실한 영역에 존재한다.
행동 여부를 결정하기 위해서 콜린 파월은 40~70% 공식을 이용한다고 한다. 전략(의사결정)은 성공 확률이 40% ~ 70% 사이에서 움직이는 것이다. 40%보다 낮으면 정보가 너무 적다. 70%가 넘어가면 모두가 다 알고 있는 정보라 폭발적인 성장: 대박을 노릴 수 없다. 그렇기에 40% ~ 70% 이 사이에 들어가는 상태에서 움직여야 한다.
그렇다면 나머지 부족한 영역은 어떻게 판단해야 할까? 현실에서는 90% 확률로 중요한 데이터는 못 얻는다. 그래서 그 간극을 Logical Imagination으로 극복하고 빠르게 움직이는 것이 중요하다. 그래서 빠르게 10%~20% 정보만 모으고 나머지는 상상력으로 채운다. 어차피 시장에는 새로운 성공에 대한 근거가 없기 때문이다.
데이터 분석가로서 이런 글을 적는 것이 불편하다. 하지만 스스로의 약점을 알고 한계를 인지해 보고자 한다. 항상 이런 생각을 한다. 데이터가 부족하다고. 없으면 만들어서라도 해야 한다고. 그렇다면 데이터가 원하는 만큼 충분하면 성공할 수 있을까? 통찰력 있는 분석을 하면 과연 성공을 예측할 수 있을까? 데이터 기반 의사결정이 성공의 열쇠일까?
창의적인 제품을 만들기 위에서 데이터 분석은 빠질 수가 없다. 소비의 영역은 데이터를 수집하는 영역이다. 정제된 데이터 일 수도 있고 그렇지 아니할 수도 있다. 제품을 출시하고 사람들의 피드백을 모으는 것 역시 데이터 분석의 일종이다.
하지만 제품이 마음에 든다는 것은, 무의식에서 일어나는 현상이기 때문에 데이터를 수집하기 완벽하지 않다. 언어로 풀어낸 정보는 의식적인 정보밖에 표현하지 못한다는 한계가 있다. 결국 이를 의식적인 영역에서 어떠한 표면적인 요소로 성공적인 것인지 알아보는 과정이 구조화하는 과정이다. 그리고 구조를 이용해서 창의적인 제품을 생산한다고 하더라도 성공은 예측할 수 없다.
일반적으로 복잡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 크게 두 가지 방법을 쓴다. 첫 번째, 문제를 여러 조각으로 쪼개서 그 조각들을 깊게 분석하는 방법. 두 번째, 조각을 하나로 다시 합쳐서 결론을 내는 방식이다. 중요한 것은 데이터와 데이터 분석은 첫 번째 경우만 중요한 것이다. 데이터 분석은 문제를 쪼개고 그 조각들을 이해하는 데 도움을 줄 뿐이지 그 조각들을 합쳤을 때 어떤 결과를 내보이는데 도움을 주지는 않는다. 두 번째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데이터 분석은 한계가 있다.
구조화하는 과정은 다르게 정의하자면 성공 방정식의 요소를 찾고 분해하는 과정이다. 하지만 역공학(reverse engeneering)은 한계를 지닌다. 데이터 분석은 소비, 모방과 구조화의 과정에서 대중을 이해하는 데 중요하다. 하지만 대중에 대한 분석만을 가지고 <하우스 오브 카드> 같은 역대급 드라마를 만들 수는 없다. 물론 데이터 분석을 통해서 작품을 만들면 중간 정도 작품을 만들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그 이상의 퀄리티는 보장하지 못한다. Netflix CCO(Chief Content Officer) 테드 사란도스 역시 역공학 분석을 이용해서 콘텐츠를 만들지 않는다고 한다.
데이터는 더 나은 선택을 위해서 매우 유용한 도구다. 하지만 맥락에 따라 잘못 사용될 수 있다. 데이터 분석이 아무리 강력하다고 하더라도 데이터는 도구일 뿐이다. 결국 아무리 수많은 데이터를 가지고 있어도 불확실성은 존재한다. 그리고 그런 완벽하지 않은 정보를 가지고 불확실성이 있는 상황에도 우리의 뇌는 좋은 결정을 내린다. 결국 마지막 결정을 내리며 위험을 감수할 것을 선택하는 것은 사람이 하는 것이다. 가장 인간적인 특질이 성공으로 이끌 것이다.
Reference.
3 tools to become more creative | Balder Onarheim | TEDxCopenhagenSalon
How to use data to make a hit TV show | Sebastian Wernick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