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uture Self
미래의 나로 현재를 살아가다.
그 미래의 나의 모습을 명확히 그릴 수 있도록 도와준다.
누군가에겐 당연한 소리인 개념일 것이다. 하지만 누군가에겐 지금까지의 모든 지식을 집대성한 개념이다. 기존에 읽었던 많은 자기 계발서들이 하나로 합쳐지는 느낌이다. 부처의 눈에는 부처만 보인다고 했다. 시간이 지나고 나서 나의 시각이 더 넓어졌을 때는 더 풍부한 느낌으로 다가올 것이라 확신한다.
퓨처 셀프(이하 FS)라는 개념은 아주 확실하다. 한 단어이지만 아주 많은 것을 함축하고 있다. 이 개념을 아는 사람과 모르는 사람의 미래의 선명도는 달라질 것이다.
FS를 알기 전에도 비슷한 느낌을 가졌던 것들이 많았다. 원하는 것을 그리다 보면 언젠가는 내 손안에 들어와 있는 경우가 많았다. 원하던 일도, 원하던 라이프 스타일도 어느 순간 내가 그 삶을 살아가고 있었다. 비밀번호로 원하는 것을 적어놓고 수천번 작성하다 보니, 나는 어느 순간 그런 사람이 되어 있었다. 분명 머릿속에 입력시켜 놓은 무언가가 나를 이끌어 가는 경험을 반복하고 있었다.
제프 베조스의 후회 최소화 프레임워크가 나에게는 FS와 가장 비슷했다.
지금 이 상태 그대로 살다가 죽을 때가 되었다면 나는 무엇을 후회할 것인가?
처음 이 장면을 상상했을 때, 입에서 욕이 튀어나왔다. 이렇게 인생을 끝낸다니 너무 후회 막심했다. 이렇게 죽을 수는 없었다. 이대로 죽으면 분명 후회할 것이었다. 죽음 자체가 두려운 것보다, 인생을 허비한 나 자신을 마주하는 것이 더 두려웠다.
나의 마지막 장면을 점점 잦은 빈도로 상상하게 되었다. 매일 후회를 했다. 왜 나는 그렇게 살지 아니하는가. 고통스러웠다. 그 고통을 조금이나마 줄이기 위해, 오늘을 버틸 수 있는 약을 처방해 주는 것처럼 조금씩 지금 그려지는 미래로 갈 수 있도록 각도를 틀었다. 그 약은 미래에 후회하지 않도록 지금 하는 것이었다. 본능적으로 알고 있다, 지금 내가 내가 무엇을 해야 하는지. 쓰지만 효과가 있다.
그렇게 내가 가능한 선에서 그 미래에 도달하기 위해 제품을 하나씩 만들고 있었다. 아주 간단한 것부터 시작했다. 만들기 쉬워서 만든 것들도 있었고, 내가 필요한 것들이 생각이 나서 만든 것도 있었다. 뭐가 되었건 행동하고 있었다. 스스로를 속이는 자기기만의 행동이 아니었다. 이는 미래의 내가 지금의 나를 바라보면 바로 알 수 있었다. 미래의 나를 믿으면 되었다. 미래의 나는 스스로 판단할 줄 알고 가장 명확한 방향을 제시했다.
미디어에서는 명확하고 확실한 메시지를 전달한다. 유튜브로, 블로그로, 구매대행으로 월 1천만 원을 벌 수 있다고 이야기한다. 이런 눈앞에 보이는 요소들은 우리를 유혹한다. 월 1천만 원이라니! 선명하기 때문에 더 할 수 있을 것 같다. 그리고 그 길을 걸어간 사람들도 있어서 더욱 할 수 있을 것 같다. 서울에서 부산까지 걸어가야 한다고 한다면, 할 수 있을 것이다. 명확한 부산이라는 지점이 있기 때문이다. 반면 서울에서 대전까지 간다고 해도 처음부터 목적지가 어디인지 말해주지 않는다면 포기할 가능성이 더욱 높을 것이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가야 하는 길이 명확하면 명확할수록 포화지점에 빠르게 진입할 것이다. 누구나 유튜브로 1천만 원을 벌 수 있다면, 그리고 그 가능성이 확실하다면, 많은 사람들이 도전하게 되고 수익성은 떨어질 것이다. 당연한 이치다. 80%, 90%로 성공을 보장하는 것들은 그만큼 수익이 떨어지는 것이 당연하다. 채권을 사면 수익은 제한된다. 뻔하다. 공짜는 없다.
그러니 오히려 성공 확률이 51%이면 충분하다. 될 것 같다는 생각이 드는 정도면 충분하다. 미래는 원래 희뿌옇다. 그것이 당연하다. 누가 얼마나 그것을 당연하게 생각하고 묵묵히 걸어가는 그 차이일 뿐이다. 걷다 보면 52%로 올라가고 53%로 올라간다. 그것은 그 지점에 가봐야만 알 수 있는 것이다. 경기장, 시장, 링 위에 있으면서 이벤트를 경험하면서 베이지안 적으로 사후확률을 업데이트하면 된다. 걷다 보면 어느 순간 중간 milestone을 지나쳐 있을 것이다. 그때 돌이켜 보면 분명 길이 없다고 생각했는데 길이 보일 것이다.
자기 계발 역시도 FS 관점에서 돌이켜볼 필요가 있다. 일반적으로 도움이 되는 일이지만, 내가 가고자 하는 길과 멀어지게 만들기도 한다. 운동, 독서, 영어공부는 웬만하면 무조건 하는 것이 좋다. 대표적인 자기 계발 행동들은 일반적으로 FS와 방향성이 잘 맞을 가능성이 높다. 하지만 FS와 방향성과 우선순위 둘 다 부합하는지 검토할 필요가 있다. 운동, 독서, 영어공부 같은 일반적인 자기 계발 토픽이 혹시 눈앞에 더 선명하게 보이기 때문에 멀리 희뿌옇게 보이는 진짜 목표를 외면하는 것은 아닌지 진심으로 생각해 보아야 할 것이다. 죽을 때 책을 덜 읽어서 후회할 것인가? 영어를 잘하지 못해서 후회할 것인가? 그것 때문이 아닌 다른 무언가가 분명히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FS와 align이 되어 있을 때 이와 같은 자기 계발은 더욱 의미를 가진다.
그래서 우선순위가 중요하다. 나는 술을 싫어하지 않는다. 좋아하는 편에 속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술을 잘 마시지는 않는다. 왜냐하면 술 마시면 다음날 생산성이 떨어지는 것을 알고 있으니까. 좋아하는 것보다 더 좋아하는 것이 있기 때문에 억제하려고 하지 않아도 자연스럽게 멀리하게 된다.
그렇기에 방향성만큼이나 우선순위가 중요하다. 누군가 만들어 놓은 길을 가는 것은 편해 보인다. 할 수 있을 것 같아 보인다. 하지만 그것은 나의 맥락을 고려하지 않은 길일 가능성이 높다. 스스로를 믿고 불확실성에 몸을 맡기며 나의 길을 가면서 나의 맥락을 파악하는 것이 길게 봤을 때 더욱 중요하다.
그렇기에 스스로는 나의 맥락에 맞는 나의 길을 가는 것이 필연적이다. 어느 누구도 걷지 않은 길이라면 더욱 환영이다. 불확실할수록 더 나의 길일 수 있다. 그리고 그 불확실함을 받아들일 수 있는 방법은 나의 FS로 살아가는 것, 미래의 나로 현재를 살아가는 것이다.
미래를 명확하게 그릴 수록 대범한 일을 할 수 있다. 사람들이 포기하는 이유는 지금 이 상황이 얼마나 갈지 모르기 때문이다. 그런 상황에서는 의지가 쉽게 약해진다. 미래에 대한 불확실성 때문에 흔들린다. 평소라면 괜찮았던 것들이 바람이 불고 추위가 닥치고 하다 보면 괜히 신경이 쓰인다. 평소와 똑같던 근육통이 괜히 신경이 쓰인다. 이 근육통이 마치 영원히 낫지 않을 것처럼 말이다. 무서운 것은 고통 그 자체가 아니라 이 고통이 언제까지 지속될지 모른다는 불확실성이다.
하지만 인생은 불확실성의 연속이다. 불확실한 것을 확실한 것으로 만드는 것만큼이나 fragile 한 전략이 없다. 그것보다는 불확실성에 몸을 맡겨버리는 것이 더 인간답다는, 인생답다는 생각이 든다. 통제하는 것이 아니라 그 불확실성 그 자체가 되어버리면 된다. 과거로 현재를 예측하는 것만큼이나 fragile 한 방법이 없다. 예측을 해선 안된다는 것이 아니다. 그 예측이 틀릴 가능성이 존재한다는 것이 중요한 것이다.
명확하지 않은 것을 걸어갈 용기. 그것이면 충분하다. The obstacle is the way.
힘들다는 생각이 들면 나는 옳은 길을 가고 있다는 확신을 얻는다.
여력을 짜내서 투자를 하는 행동인지, 미래에 자산을 끌어다 빚을 지는 행동인지 판단해 보라. 지금 하는 행동이 미래로 다가가고 있는 것인지 확인할 수 있다.
이미 당신은 좋은 내비게이션을 가졌다. 그 내비게이션을 믿고, 목적지를 찍고 묵묵히 가면 된다. 당신의 길을 걸어가면 된다.
괜찮다, 할 수 있다. 나도 있고 너도 있고 우리도 있다.
그러니까 그 길을 스스로 선택해서 걸어가 보자.
Referenc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