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서 용기를 냈어요.
2023년을 돌이켜 보면 참 여러 일이 있었다. 그럼에도 중요했던 사건 중 하나는 새로운 사람들을 많이 만났던 것들이었다. 그중에서도 특별히 소중한 그룹이 있다. 여기서는 어떤 이야기를 해도 다 용서가 된다. 서로가 서로에 대해 진심으로 궁금해하고 따스하게 자신의 이야기를 나눈다. 행복한 경험부터 수치스럽고 부끄러운 경험까지 모든 것을 나눈다. 그리고 그 사이에서 우리는 가장 인간된 감각을 느낀다. 사회적 동물로서 가장 인간답게 살고 있다는 것을 경험했다.
이 사람들과 이야기하는 것은 무엇이 달랐던 걸까? 여러 이유가 있을 수 있겠지만 중요한 요인 중 하나는 바로 진정으로 타인에 대해 궁금해했기 때문이 아닐까 싶다. 어떻게 저 사람은 저렇게 생각하게 되었을까? 어떤 경험을 했던 걸까? 그런 힘든 과정에도 불구하고 어떻게 지금 이렇게 멋있는 모습으로 서 있을 수 있을까? 하는 호기심이 들었다. 게다가 나뿐만이 아니었다. 서로가 서로에 대해 진정으로 호기심을 가지고 있었다. 그리고 진정으로 각자의 행복을 기원해 주었다. 연결되어 있다는 것이 무엇인지 느낄 수 있었다. 어떻게 보면 꽤나 종교적인 체험을 했다고도 볼 수 있을 것 같다.
이유는 잘 모르겠지만 나는 사람들이 진심으로 궁금했다. 그리고 함께한 다른 사람들도 마찬가지였다. 이 사람들도 어떻게 내가 그런 인생을 살아왔는지를 진심으로 궁금해했다. 그리고 내가 되어 나의 경험을 이해해 주었다. 서로가 서로의 최고의 모습을 기대하고 있었다. 이런 소중한 사람들에게 내가 기대를 저버릴 수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꼭 도움이 되고 싶다고 생각이 들었다. 그렇게 진정으로 깊이 관계하는 경험을 하였고 이는 인생의 가치관을 변화시켜 놓았다.
어떻게 하면 이 사람들 뿐만 아니라 다른 여러 사람들과 관계함에 있어서도 이런 경험을 할 수 있을까?
누구나 자신의 목소리를 내고 싶어 하는 세상이다. 매일 수 만개의 광고가 우리의 주변에서 소리치고 있다. 자신을 봐달라고 말이다. 너무도 자신을 뽐내고 있는 세상이라 감히 내가 받아들여질 구석이 있을까 싶은 걱정이 들기도 한다. 하지만 여기 사람들은 나를 있는 그대로 기꺼이 받아들여준다. 내가 있는 그대로 받아들여주는 수용의 경험은 치유의 과정을 내포한다. 이를 통해 인간이라는 종의 태생이 지닌 근원적 외로움이라는 공포에서부터 잠시 거리를 잊게 된다. 상대를 받아들인다면 상대의 외로움은 사라진다, 내 것도 함께.
그래서 인간관계론에서 데일 카네기는 이렇게 말한다.
상대방에게 진심으로 관심을 가져라.
사회적 동물인 인간이기에 사회로부터의 분리에 대한 공포 본능이 있다. 그렇기에 사회에서 인정받고 싶고 사회에서 쓸모가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내 공포의 본능을 잠시 뒤로 하고, 타인의 공포를 바라보고 먼저 타인을 받아들이기를 결심한다면 결국 두 사람 사이에 새로운 관계, 사회가 생기게 되어 두 사람 모두의 공포는 사라지게 된다. 내가 너를 받아들이는 것이, 네가 나를 받아들여주는 것과 효과가 같다.
그게 나보다 너를 생각할 수 있는 여유인 것 같다.
순서만 바꾸면 된다. 나보다 너 먼저. 그게 실은 가장 나를 위한 방법이 아닌가 싶다. 이것이 동작한다는 것을 믿고 먼저 용기를 내면 된다.
그러니 내가 먼저 하면 된다.
상대에게 진심으로 관심을 가져라.
그거면 충분하다.
내가 타인에게 인정받지 못함을 슬퍼할 것이 아니라 내가 타인을 인정하지 못함을 슬퍼할 수 있어야 할 것이다.
Referenc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