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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따뜻한 만년필 Mar 24. 2022

Dangerous - 마이클 잭슨 (상)

황제에 관한 실록 1편 - 황제의 황태자 시절

황제(皇帝)와의 조우

각자의 이유나 정도는 다르겠지만, 누구나 인생에서 힘든 시기가 있다. '나는 지금 내 인생 최저점에 있다'라고 느껴질 때는, 자존감도 완전히 사라지고 한없이 우울해지기도 한다. 반면, 그런 시기를 함께 해준 것들은 더 소중하게 느껴진다.


지금껏 내게 있었던 여러 시련 가운데 거의 처음이라 할 수 있었던 때, 인생 첫 번째 좌절의 쓴맛을 경험했던 겨울.


어떤 돌파구가 필요했던 나는, 좋아하던 음악에 한결 더 심취했다. 

마이클 잭슨(Michael Jackson)의 'Black or White'에서, 줄기차게 반복되는 기타 리프(Guitar Riff)가 그렇게 좋았고 완전히 매료되었다. 덕분에 앨범 [Dangerous]를 만났다.


마이클 잭슨(Michael Jackson)의 노래라면, 그전에도 수없이 많이 들었지만, 라디오나 녹음한 카세트테이프로만 들었을 뿐, 앨범을 구매한 적은 없었다. 

그때 마이클 잭슨(Michael Jackson)의 앨범으로는 처음으로 이 앨범을 갖게 되었다.


“마이클 잭슨 (Michael Jackson)”

쓰라린 겨울은 그와 함께여서 견딜만했다. 

그래서 더욱 소중한 [Dangerous]는 고맙게도, 내가 두장의 명반—[Thriller], [Bad]—을 추가로 소장하게 만든다.

나의 마이클 잭슨 LP : 위에서부터 Thriller(위좌), Bad(위우), Dangerous(아래)

요즘 젊은 친구들은 확실히 “팝보다는 가요다.”

트렌디한 음악과 칼군무로 무장한 K-Pop 아이돌 밴드들이, 스마트폰의 보급과 유튜브를 필두로 한 다양한 플랫폼을 발판으로, 전대미문의 전성기를 누리고 있으니, 이해할만하다. 그리고 선두주자 BTS(방탄소년단)가 웬만한 본토의 팝가수들과 비교해도 전혀 뒤지지 않는 인기를 구가하고 있으니, 그야말로 격세지감이다. 이제 좀 익숙해질 만한데도, 뿌리 깊은 고정관념 탓인지, 여전히 낯설다.


아무튼 요즘 친구들은 팝(Pop)을 잘 모른다. 

아~ 답답하다. 그래서 마이클 잭슨(Michael Jackson)을 설명해야 한다.

무려 '팝의 황제(King of Pop)’를...

“아놔!”


그에 대한 어떤 설명도 사족일 뿐이지만, [Dangerous]를 논하기에 앞서, 먼저 사족을 좀 방출하겠다.

일단 그는 '레알 킹'이고, '찐 오브 찐'이었음을 우선 밝힌다.


황제(皇帝)의 '밴드 오브 브라더스' 시절

10명의 남매 중 여덟째였던 마이클 잭슨은, 6살 때 자신의 형들로 구성된, 잭슨 파이브(Jackson 5)에 합류했다.


유튜브 덕분에 요즘에는 시대별 여러 자료화면을 통해 쉽게 확인할 수 있는데, 해당 동영상의 제작연도가 언제이고, 당시 마이클이 몇 살이었냐에 관계없이, 멤버 가운데 가장 어렸음에도, 춤과 노래 실력은 항상 발군이었다—사실은 외모도 그랬다.


그 형제 밴드의 활동은 크게 둘로 구분된다.

그것은 밴드 이름으로도, 소속 레이블로도, 구성 멤버로도 구별된다.


(활동기간 / 밴드명 / 레이블 / 유일하게 다른 멤버 / 발매 앨범 수)

1964~1975 / The Jackson 5 / Motown / 저메인(Jermaine) / 10장

1976~1989 / The Jacksons / Epic & CBS / 랜디(Randy) / 6장

1969년 'The Ed Sullivan Show'에 출현했을 당시의 잭슨 파이브 (The Jackson 5) : 딱 봐도 멤버 중 가장 어리고 탁월하게 예쁜 마이클 (가운데)

밴드에서도 독보적으로 가창력이 뛰어났던, 마이클 잭슨(Michael Jackson)은—잭슨 파이브(The Jackson 5) 소속이던, 13살 때부터 솔로 활동을 병행하기 시작하는데, 의리의 마이클은 솔로 가수로서 엄청난 성공을 이룬 후에도 한동안 형제 밴드 활동을 계속 이어간다.


마이클 잭슨은 형제 밴드가 발표했던 총 16장의 앨범(잭슨 파이브 10장, 잭슨스 6장) 가운데, 단한장—마지막 앨범 [2300 Jackson Street](1989년)—을 제외한 15장의 앨범에 함께했다.


형제 밴드는 제법 대단한 밴드였는데, 특히 초반 기세가 강력했다.

1969년에서 1970년 사이, 밴드의 데뷔앨범부터, 첫 3장의 스튜디오(정규) 앨범에서, 싱글로 발매한 4곡이 1970년 한 해에만 연속으로 빌보드 1위를 기록한다—아쉽게도 밴드의 1위 곡은 이 4곡이 전부이기도 하다.

I Want You Back ('70 1월) 1주간

ABC ('70 4~5월) 2주간

The Love You Save ('70 6~7월) 2주간

I'll Be There ('70 10~11월) 5주간


잭슨 파이브(The Jackson 5)와 잭슨스(The Jacksons)를 합하여, 도합 25년간 활동한 형제밴드는,

빌보드 핫 100 Top 40에 23곡, 그중 Top10에 오른 것이 11곡, 그중 4곡이 1위를 기록했다.


형제밴드는 멤버가 5명이긴 했지만, 마이클 잭슨에 대한 의존도가 심했다. 거의 모든 노래를 마이클 잭슨이 불렀다고 해도 과언은 아니다.


황제의 황태자 시절

첫 번째 앨범 [Got to Be There]

[Got to Be There]는 1972년 1월 24일, (생일이 지나지 않아) 아직 13살이던, 마이클 잭슨의 첫 번째 솔로 앨범이다. 앨범차트 14위까지 올랐다.

여기서, 3곡의 싱글이 빌보드 핫100에 오르는데, 모두 Top 40에 안착했다. 그중 2곡은 Top 10을 기록한다.

Got to Be There (4위)

Rockin' Robin (2위)

I Wanna Be Where You Are (16위)


두 번째 앨범 [Ben]

마이클 잭슨은 첫 번째 솔로 앨범발표 대략 6개월 후인, 1972년 8월 4일, 자신의 14번째 생일(8월 29일) 직전에, 그의 두 번째 솔로 앨범 [Ben]을 발표한다.


이 앨범은 앨범차트 5위에까지 올랐다. 앨범 대표곡은 앨범과 동명인 타이틀곡 ‘Ben’—우리가 다 아는 그 노래—이다. 앨범의 유일한 싱글 발매곡인, 이 곡은 그의 솔로 활동 첫 번째 빌보드 핫 100  1위 곡이 된다.


세 번째 앨범 [Music & Me],

네 번째 앨범 [Forever, Michael]

1973년에 [Music & Me] (앨범 92위),

1975년에 [Forever, Michael] (앨범 101위)

이렇게 차례로 2장의 앨범을 발표하지만, 앨범도, 수록곡도 그다지 히트를 기록하지는 못했다.


[Forever, Michael] 앨범 수록곡 중, 빌보드 핫 100에서 23위에 오른 'Just a Little Bit of You'가 가장 큰 히트곡이다.


어쩌면 이때까지도 마이클 잭슨의 가수 활동 주축은 여전히 잭슨 파이브 (The Jackson 5)였고, 솔로 활동은 부업 정도로 여긴듯하다.


황태자에서 황제로

마이클 잭슨(Michael Jackson)이 솔로 가수로서 낸 스튜디오(정규) 앨범—그의 사후에 발매된 2장은 제외—은 딱 10장이다. 그 가운데 1~4번째까지의 솔로 앨범은, 소년 마이클이 흑인음악 전문 레이블 모타운(Motown)과 형제 밴드에서 성장하는 동안, 발매한 앨범이다. 모타운 음악이라, 당연하게도, 다분히 리듬 앤 블루스(R&B)였다.


1975년을 끝으로, 잭슨 파이브(The Jacksosn 5)는 레이블을 모타운(Motown)에서 에픽(Epic)으로 옮기고, 밴드 이름도 잭슨스(The Jacksons)로 바꾸게 된다. 


레이블을 바꾼 것이 큰 영향을 미친 탓인지, 잭슨스(The Jacksons)의 음악도 기존 R&B 스타일에서 훨씬 더 대중적인 팝(Pop)으로 변한다.

 

참고로 잭슨스(The Jacksons)란 새 이름으로 발표한, 세 번째 앨범 [Destiny](1978년)에 수록곡 'Blame It on the Boogie'를 들어보시라. 보컬도, 음악 스타일도, 마이클 잭슨의 전성기 시절의 곡이라 느껴질 정도로, 완전히 마이클 잭슨 스타일의 팝이다.

잭슨스(The Jcsksons)의 1978년 곡 ‘Blame on the Boogie’ 싱글 앨범 커버(* 이미지 출처 : Soundcloud)

그리고 이때 처음으로 마이클을 포함한 잭슨 형제들이 작곡에 참여하기 시작한다—여기(작곡)서조차 마이클이 가장 두각을 나타낸다.


다섯 번째 앨범 [Off the Wall]

소년 마이클도 서서히 변화(성장)를 거쳐, 성인이 되었다.

마이클 잭슨의 5~6번째 솔로 앨범([Off the Wall], [Thriller])은 그가 성인이 된 후에—하지만 여전히 형제 밴드와 함께 하던 시기에—발매되는데,

잭슨스(The Jacksons)의 앨범을 위해 작곡을 시작했던 마이클 잭슨은, 자신의 솔로 앨범에서도 본격적으로 자기 노래를 직접 쓰기 시작한다.


1979년 8월 10일, 21살의 성인이 된 마이클이, 자신의 5번째 솔로 앨범 [Off the Wall]을 세상에 내놓는다.

1979년 발매한 5번째 솔로 앨범 [Off the Wall]

이 [Off the Wall] 앨범은 역사적 의미가 아주 많다. 

1. 성인이 된 마이클의 첫 번째 앨범이고,

2. 모타운(Motown)이 아닌 에픽(Epic)에서 출시한 첫 번째 솔로 앨범이고,

3. 명프로듀서 퀸시 존스(Quincy Jones)가 참여한 첫 번째 앨범이고,

4. 마이클의 자작곡이 수록된 첫 번째 솔로 앨범이고,

5. 마이클이 처음으로 프로듀싱한 곡이 수록된 앨범이다.

총 수록곡 10곡 중 3곡의 작곡을 하고 프로듀싱에도 참여한다.


 앨범의 첫 싱글곡 'Don't Stop Til You Get Enough'는 마이클이 단독 작곡한 곡이며, 싱글차트 1위에 오른 그의 첫 번째 자작곡이다퀸시 존스와 함께 공동 프로듀싱한 곡이기도 하다.


[Off the Wall] 앨범은 앨범 차트 3위에까지 올랐다.

총10곡의 수록곡에서 5곡을 싱글로 발매했는데, 4곡이 Top 10, 그중 2곡이 1위를 기록하는 대성공을 거두었다.

 * Don't Stop Til You Get Enough (1위) ('79 10월 1주)

 * Rock with You (1위) ('80 1~2월 4주)

 * Off the Wall (10위)

 * She's Out of My Life (10위)

 * Girlfriend (—)


그러나 이 정도의 성공은 황제(皇帝)의 출현에 대한 전주곡에 불과했다.

※ 이 앨범에서 마이클 잭슨은, 모타운(Motown) 소속으로 활동하던 소년 시절의 솔로 앨범과는 완전히 다른, 아주 대중적인 팝 음악으로 변신했다. 이것이 마이클 잭슨의 팬층이—백인들 쪽으로—엄청나게 확대되는 결정적인 역할을 한 것으로 보인다. 물론 후에는 춤까지 더해서.

평론가들은 대중음악을 편의상 10년씩으로 시대를 구분하는데, 누가 뭐래도 80년대는 마이클 잭슨이 춤과 노래로 평정했다. 그것도 단 두장의 앨범으로.

그 두장 중의 첫 번째는, [Thriller]다.


여섯 번째 앨범 [Thriller]

1982년 11월 30일, 마이클 잭슨은 역사적인 앨범 [Thriller]를 발매한다.

전 세계적으로 7천만 장(1억 장 이상이라는 자료도 간혹 있다) 이상이 판매되어, 역사상 가장 많이 팔린 앨범으로 기네스북에 올라있다—앨범의 시대가 사실상 막을 내린 상태라, 아마 이 기록은 영원히 깨지지 않을 것이다.


이 앨범으로 마이클 잭슨은 본상 4개 부문중 2개 부문'Album of the Year', 'Record of the Year'—을 포함한 8개의 그래미(Grammy Awards)를 수상한다. [Thriller]는 미국 빌보드를 비롯, 앨범을 찍어내고 차트를 집계하는 전 세계 모든 나라에서 1위를 기록했다.

1982년 앨범 [Thriller] 앨범 커버 (*이미지 출처 : Wikipedia)

총 9곡의 수록곡 중 7곡이 싱글로 발매되는데, 7곡 전부가 빌보드 Top 10에 오르고, 그중 2곡이 1위를 기록했다.

 * The Girl is Mine (with Paul McCartney) (2위)

 * Billie Jean (1위) ('83 3~4월 7주)

 * Beat It (1위) ('83 4~5월 3주)

 * Wanna Be Startin' Somethin' (5위)

* Human Nature (7위)

* P.Y.T. (Pretty Young Thing) (10위)

* Thriller  (4위)

 


일곱 번째 앨범 [Bad]

1987년 8월 31일, 마이클 잭슨은 자신의 일곱 번째 솔로 앨범 [Bad]를 발표한다.

이 앨범은 마이클 잭슨의 음악에 대한 기대와 함께, 황제의 복귀를 고대하던, 전 세계 팬들의 갈증을 해소하는데 전혀 손색이 없는 앨범이었다.


총 10곡이 수록된 앨범은, 첫 싱글부터 시작해서, 내놓는 싱글마다 다섯번째 까지 줄줄이 빌보드 1위를 기록했다. 발매된 총 7곡의 싱글에서 6곡이 Top 10, 그중 5곡이 1위를 차지했다.

1987년 앨범 [Bad] 앨범 커버 (*이미지 출처 : Wikipedia)

 * I Just Can't Stop Loving You (with Siedah Garrett) (1위) ('87 9월 1주)

 * Bad (1위) ('87년 2주)

 * The Way You Make Me Feel (1위) ('88 1월 1주)

 * Man in the Mirror (1위) ('88 3~4월 2주)

 * Dirty Diana (1위) ('88 7월 1주)

 * Another Part of Me (11위)

 * Smooth Criminal (7위)


대략 이렇게 해서 황제는 성대한 대관식을 마치게 된다.


영화 문워커(Moonwalker)

마이클 잭슨(Michael Jackson)이 주연한 1988년 영화 '문워커(Moonwalker)'는, [Bad] 앨범의 수록곡,  'Man in the Mirror'를 노래하는 마이클 잭슨의 공연 실황 장면으로 시작한다.

마이클 잭슨 주연 1988년 영화 ‘Moonwalker’ 영화 포스터(*이미지 출처 : Wikipedia)

관객들의 모습이 분명하게 보이지 않는 어두운 객석은, 많은 불빛들이 반짝이고, 스포트라이트를 받은 무대 위의 마이클 잭슨(Michael Jackson)은 노래를 시작한다.


이어서, 같은 노래를 했던, 여러 공연을 편집한 화면이 겹쳐 나오며, 비로소 제모습을 드러내는 밝은 공연장.

거기선 입이 딱 벌어질 만큼의 대규모 관객들이 확인된다.


발 디딜 틈 없이 빼곡히 모인 수천수만의 관객들에서는, 놀랍게도 유색인종은 거의 찾을 수 없고, 99.99% 정도로 백인일색이다—당시에는 공연에 갈 만큼의 여유 있는 일반 흑인들이 많지 않았다는 반증일 수도 있다—게다가 대다수는 여성들이다.


이들은 손을 흔들고, 마이클의 이름을 연호하고, 괴성을 지르고, 발을 동동 구르고, 눈물을 흘리고, 실신하여 실려나간다.

1988년 영화 문워커(Moonwalker)에서 ‘Man in the Mirror’ M/V 장면 발췌

그때는 무려 3~40년 전이고—아직도 사라지지 않은—인종차별이 만연했던 80년대다. 그 이전에도 여러 분야에서 탁월한 흑인들이 있었지만, 자신을 좋아하고 응원하는 팬들의 인종을 완전히 통합한 이는 없었다.


마이클 잭슨은 인종을 초월하여, 완벽하게 백인들의 사랑을 받고, 그들의 우상이 된, 지구상의 첫 번째 흑인이 아닐까 싶다.


그래서 그는 황제(皇帝)가 확실하다.


※ 마이클 잭슨은 'King of Pop'으로 불렸다. 우리나라에서는 이것을 '팝의 황제'로 번역하는데, 황제를 나타내는 다른 영어단어(Emperor)가 있으니 오역일 수 있지만, '팝의 황제'가 더 맛이 난다.
여기서도 그대로 사용하였다.


* Dnagerous - Michael Jackson (중)에서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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