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따뜻한 만년필 Nov 12. 2024

글을 쓸 수가 없었다

글 쓰는 일상

마지막 글을 발행한 후, 104일이 지났다.


그 일이 있기 전에도, 사실  나의 글쓰기는 점점 게을러지고 있기는 하였다.


꾸준하게 글을 쓰는 데에도, 어떤 식으로든 동기부여가 필요하다며 스스로를 위로하고, 그것을 좋은 핑곗거리로 삼으며, 다양하고도 소소한 나의 취미들에 시간을 고루 나누어 소일하였다.


그러니 어쩌면 그 일이 없었더라도 나는 지금까지 단 하나의 새 글을 발행하지 못했을지도 모를 일이긴 하다.


언젠가 '전쟁'의 반대말이 '일상'이라는 말을 듣고, 공감했었다.

그런데, ‘일상'의 반대말이 ‘사고(事故)‘ 일수도 있음을 안다.

게다가 전쟁은 다소 멀지만, ‘사고(事故)‘는 아주 가깝다

‘사고(事故)‘ 치고 들어오는 순간, '일상''전쟁'이 된다.


하루하루 용케 살아내고 있지만, 지금도 누군가는 어떤 사고를 당하고, 가족은 일상을 잃을 테다.


우리는 세월호를 알고, 이태원을 알고, 가습기 살균제를 알지만, 그 가족들이 잃어버린 일상에 대해서는 잘 모른다.


전쟁이든, 자연재해든, 다른 어떤 참사든...

무수히 많은 뉴스들이 전 세계에서 실시간으로 날아드니, 사고라는 자체에 이미 너무나 무감각하다.

바로 나의 일, 내 가족의 일이 되기 전까지는...


어릴 땐 세상의 이런 단면은 몰랐었는데, 거의 10년에 한 번은 사고가 나를 찾아든다.

 

요 앞번 글을 발행했던 2024년 7월 31일, 고작 이틀 후에 있을 일을 전혀 알지 못했다.


꾸준히 글을 쓰던 것이, 나의 일상의 한 부분이었음을, 또한 나는 깨달았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