질문을 잊은 부모들이 꼭 알아야 할 5가지의 지수
브런치로 알게 된 페르세우스작가님(양원주님)의 책, 「파이브 포인츠」를 읽었다.
매일 빼먹지 않고 브런치에 글을 쓰는 몇몇(*대단한) 작가님들을 알고 있다. 페르세우스 작가님은 그런 작가님들 중에서 처음 알게 된 '매일 글쓰기'를 실천하신 분이었고 내가 브런치에 근 1년간 아무것도 쓰지 못할 때도 날마다 알림으로 울려서 속으로 혼자 부러워하고 '대체 뭔 글을 맨날 쓰는 거야?'혼자 울컥하게 만들기도 했던 바로 장본인이었다.
다시 돌아온 자리에서도 여전히 한결같이 일상을 기록하고 계셨고 칼럼을 쓰고 계셨고 거기에 더해 아이들이 직접 쓴 글도 발행하고 계셨다.
책까지 출간하셨다고 하니 꼭 읽어보고 싶었다. 아이들을 위해 직접 수능 시험까지 치러보고 아이들 수능 때까지 도전하신다는 이야기는, 흥미로움을 넘어서 그 실행력에 박수를 보내주고 싶을 정도로 감탄했다. 나는 할 수 없지만 한 번쯤 그렇게 해보면 어떨까 상상했던 일을 실행해 주는 사람의 이야기는 언제나 설레고 재밌다. 우리 아이가 수능 볼 때까지 정보도 얻고 가상 시험장의 분위기도 미리 느껴보고, 그때쯤 뭔가 마음이 동해서 직접 나도 수험표에 내 이름을 적어볼지도 모르겠다. 맹자엄마에 버금가는 맹부가 있다면? 아니 아니, 이런 이미지는 또 아니다. 우르르 아이들을 쫓아간다기보다는 아이들에게 관심을 갖고 양육하지만 사실은 그 안에서 또 '나'를 발견하고 경험을 나누는 부분에서 더 공감을 한 것 같다.
그래도 역시, 대단한 아빠긴 하다. 직장 생활을 하며, 스스로 질문을 찾아 직접 공부하고 책을 읽고 발로 뛰어서 모임에 참여하고 질문을 통해 얻어낸 책이라는 게 놀랍다. 교육 분야에서 일했던 경험이 없이 이토록 아이들을 위해 귀 기울이고 참여할 수 있는 열정이 대단하다. 또 그걸 빠짐없이 기록하고 결국 정리한 이야기들을 묶어서 출간했다는 것도 멋지다.
누구나 부모가 되는 순간 '당연히' 자녀 교육에 관심을 갖는다고 생각한다면 큰 오산이다. 자녀를 키우면서 자녀보단 우선 '나'라는 사람에 대한 혼란이 언제나 먼저 왔고 우왕좌왕 갈팡질팡, 제각기 다른 아이들 이야기가 나와 내 아이에게 해답이 되는 경우 역시 한 번도 없었다. 그래서 사실 자녀 교육에 대한 책을 몇 권 읽긴 했지만 그 자체가 와닿았던 적은 별로 없었던 것 같다. 오히려 그 시기 나의 심리나 마음에 대한 책들이 좀 더 나를 잡아주고 마음을 깨워주는 역할을 한다고 생각했다. 그러다 큰 아이가 초등학교 저학년, 둘째가 아장아장 걸어 다닐 때 '공부머리 독서법'을 다시 읽었는데 뭔가 처음부터 다시 아이들을 바라보는 계기가 됐다. 나도 학생들에게 국어와 논술을 가르친 경험이 있었지만 막상 우리 아이들이 성장할 때마다 눈높이에 따른 독서를 제대로 해주고 있지 못한다는 걸 깨달았다. 그때 처음으로 핵심으로 돌아가야겠다는 생각을 한 것 같다. 문제는 둘째와 늘어난 바깥놀이 시간, 지친 체력으로 첫째와의 시간이 많이 줄어들어든 거라고 생각했는데 꼭 그 탓만은 아니었다. 나 역시 다시 다잡고 아이들을 바라보는 책을 읽기 시작했다. 《임신과 육아 대백과》에 나온 나이별로 나온 발달 특성들을 찾아보고 두 아들의 엄마답게 연희에게 선물로 받은 《아들의 뇌》도 읽기 시작했다.
질문을 잊은 부모님들, 요즘 아이들도 좀처럼 질문을 하지 않는데 사실 질문을 던지고 스스로를 되돌아보는 부모들도 별로 없다.
여기엔 우리가 예상 가능한 질문 다섯 개가 놓여있지만, 접근하는 방식은 평범한 아빠로서, 바쁘지만 시간을 쪼개 아이들과 일상을 보내주고 쌓아가는 아빠로서의 시선이 담겨있다. 나는 이 부분이 좋았던 것 같다. 그렇기에 질문이 거창하지도 않지만 일상의 흐름을 잘 타고 있고 실천이 어마어마하게 어려운 것도 아니라 할 수 있는 것부터 도전하고 싶게 만들었다.
평소에 *비문학 장르의 책을 읽으면 뭔가 떠오르는걸 책에도 깨알같이 쓰거나 밑줄, 포스트잇, 좀 어수선하게 지저분하게 읽는 편인데 이 책은 '질문' 퀘스천 마크 책답게 읽으면서도 많은 질문이 쏟아져 나왔다. 그래서 부랴부랴 적어놓으면 다음 장에 내가 써놓은 이야기가 또 떡하니 나와서 하하, 웃으면서 더 재밌게 읽을 수 있었다. 마치 내가 적어놓은 이야기의 답이기라도 한 것 같은 이야기가 펼쳐질 때도 있었고 쌍둥이 아빠답게 자녀와의 이야기들이 현장감 있게 다가왔다. 분석하고 파헤치고 판단하려는 전문가의 목소리는 없다. 하지만 진솔하게 자세를 낮추고 아이 눈을 한 번 더 바라봐 주려는 아빠의 모습이 그려진다. 화를 한 번 더 참아내고 심호흡을 한 뒤 이제 상황을 다시 인지하고 뭐에 그렇게 화났나 스스로 돌아보려는 우리의 모습과도 겹쳐지는 지점이다.
책의 내용을 요약 정리하기보다는 늘 전체적인 감상과 느낌위주로 글을 쓰는데 그건 내가 정리에 서툰 사람이기도 하지만 책은 읽는 순간, 목차에서부터 좌르륵 내용은 누구나 파악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제 곧 초등학교 5학년이 되는 큰 아이와, 내년에 일곱 살 예비 초등학생이 되는 둘째를 위해서 읽고 싶은 마음이 컸다. 부족한 엄마지만, 지나치게 수다스럽고 감정 기복이 오락가락 엄마지만, 날마다 정신 차리고 마음을 다잡고 제대로 질문을 해보기 위해서다. 꽤 거창한 목표(?)와 달리, 술술 재밌게 편안하게 읽었다. 아마도 그동안 읽었던 페르세우스작가님 문체에 길들여진 탓도 있을 것 같다.
작가님께서 또 한 번 글을 쓴다면 여행기든, 연재한 시사 이슈, 칼럼의 내용이든 뭐든 다 재밌겠지만 이제는 질문을 할 줄 아는 어른들에게 대한 이야기를 써주면 어떨까?
파이브 아닌 한, 텐 포인츠쯤으로 열 가지 질문을 해줘도 즐거울 것 같다.
왜인지 마지막 '에필로그'가 뭉클하게 느껴졌던 책.
기회가 된다면 내 아이를 위한 아이 "마음 입문서"로 읽기에도 친절하고 다정하다.
-오늘 학교에서 뭐 먹었니? 말고 조금 더 다른 질문을 던져보길 원하는 부모라면 이 책을 펼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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