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아무 일도 없었다
다만
겨울이 도시를 안았을 뿐이다
2.
산이 두 겹으로 겹쳐지고
씻어 내리듯이 비라도 올라치면
노란 은행잎은 바쁘게 길을 걷는다
3.
뼛속 깊은 곳
혈혼을 찾아 나서는 도시
불어오는 바람에 목매다는 정적
숲으로 가는 길
밤이 겨울을 맞이하여
켜켜이 인내를 배운다
4.
꽃이길 바라던 마음에
하얀 머리칼 성성한 갈대를 주려한다
그리고
허공과 함께 겹쳐진 산을 주려한다
겨울과 함께...
네 번의 계절이 바뀌고 그 사이 많은 것이 바뀌었다.
옷도 두꺼워졌고, 걸음걸이도 느려지고, 말 수도 줄었다.
떨어지는 낙엽을 하나 둘 주울 때면 아련한 추억이 살아나고 즐겁다.
하지만 누군가 심심치 말라고, 추억하라고 떨어지는 낙엽의 마음은 어떨까?
그 마음은...
오늘은 그 마음을 이해하려고 노력한다.
다음 계절을 마중하는 종종걸음이라고 단정 짓고 싶다.
나 좋으라고...
그렇게 차가운 계절을 받아들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