깨어 있는 者 그대 이름은 술잔이라

by 한천군작가

꽃은 떨어져

한 홉 움켜쥔 달빛으로

술잔을 마주하니

홀로 인 벗하나 없어

한잔은 내 잔이요

다음 잔은 달빛이요

마지막 잔은 내 그림자이니

쓸쓸하지 않은 셋이로다

달은 마시길 꺼려하고

흉내만 내는 그림자는

무심한 잔만 들었다 놨다 할 뿐

춤이야 추련 만은

거닐기만 하는 야속함에

그림자 따라 즐기고 있구나

깨어서 함께 즐기어

취함에 제 각각이라

홀로 나누는 셋만의 공허함이여

마지막 잔을 들어라



스치듯 무심한 시간들 속에서 홀로서기를 배울 때

나는 먼저 버리는 것을 배우려 하였다.

하지만 하나를 버리면 두개가 아리고 또 하나를 버리면 셋이 아픈

송곳으로 심장을 찌르는 듯 그렇게 다시 새살이 차 오르듯 슬픔 하나가

추억 하나가 다시 살아나는 것을 알았다.

그래서 그냥 두려고 맘을 먹었을 때

난 비로소 홀로서기를 할 수 있었는지도 모른다.

가끔

아주 가끔은 나 스스로 송곳이 되어 추억을 꺼내 보기도 한다.

어제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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