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색 홍수 물결로 바람 맞고
고개 내민 햇살 하얗게 질려
순백의 세상 - 눈 덮인 수묵화야
찬바람이 속살을 파고들어
군불로 데워진 뜨끈한 온돌방으로
구운 돌 위에 사는 즐거움이여
가장 먼 곳으로 달이 저물고
새벽이 발자국 찍어 나가면
바람이 수줍어 지워버린 겨울
순백의 얼어버린 세상
겨울비 되어버린 가는 눈 줄기
마음까지 눅눅해져 오는 아리아
내게 극락이요
장작불 때는 부엌
조용히 앉은 그을림 부뚜막이여
불내가 군군하게 풍겨오면
연기란 놈 구석구석 숨어버리고
따습게 간직하는 사람 사는 맛이여
줄줄이 걸어 놓은 처마 밑 얼음기둥에
엮이듯 주렁주렁 바람을 걸어버려
겨울비 마저 숨죽이는 겨울 아리아
바람이 불어도 좋다.
그 바람에 마중 나가는 햇발이 따스하기에...
그래서 겨울이 싫지만은 않은지도 모를 일이다.
내 아련한 유년의 시간 속에는 구슬치기 하며 호호 두 손에 입김을 불어주던 겨울
이맘때면 방학을 기다리다 맘이 둥둥 떠 있었던 그 시간들
지금 돌아보면 따뜻한 아랫목이 그렇게 좋을 수가 없었는데
지금의 내 아이들을 볼 때면 헛웃음이 나온다.
그때의 나처럼 뛰어 놀기라도 하면 좋으련만...
긴 시간이 지난 지금 난 여전히 그때 그 시절이 그립기만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