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에 오르며

by 한천군작가

움푹한 발구덕에

민둥산 정상이 있고

길게 누운 능선은

하얗기만 하더니


잎갈나무 숲의 머리에

간밤

뉘 다녀가셨나


저기 운무의 바다

허우적거리는 아침햇살에

모든 것 지워질까 걱정이네


헉헉거리는 가슴은

터질 듯 다급한

걸음 잡지 못하고


눈꽃 지는 억새밭

바닥을 기는 눈꽃 이삭이

아삭 거리며 물결친다.



모든 것을 안아줄 것 같은 산

그 산아래에서 눈대중으로 그 높이를 알려하지 마라.

산은 그 자체로 우리를 내려보지 않고 같은 눈높이로 바라보려고 노력을 한다.

왜 산에 오르면 늘 부모님 같은 느낌이 드는 것일까?

아무런 표현 없어도 안아주고 있고 아무런을 하지 않아도 눈높이를 맞추던 부모님이...

그래서 산에 오르는가 보다.

한없이 편하고 한없이 따스하기 때문에...

나는 그래서 오늘도 산엘 오르려 한다.

그 넉넉함을 배우기 위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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