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을 받쳐 든 귀암이
계곡을 감아 벽을 이루고
구름 또한 쉬어가라는 마음
하늘도 제 얼굴 비춰보는 듯 맑은 물
여인네 속살 닮은 하얀 바위
우암의 통곡이 흐르는 물소리요
금빛 가루가 흘러
그 눈물 씻어주는 귀함이요
내려다보는 암서제는 흐르는 세월이네
비례부동 층층이 얽히어
탑이련가 바위련가
구름을 쫒아 가려 손을 내밀어보는 능운대야
넓디넓은 바위는 휘감은 한 마리 용이라
고고한 두루미 제 집을 드나드니
흐르는 세월도 쉬어가는 곳이구나.
충청북도 괴산군 청천면 화양리에 있는 아홉 개의 골짜기
화양구곡
<제 1 곡> 擎天壁(경천벽)
화양 제1곡으로 기암이 가파르게 솟아 있어 그 형세가 자연의 신비라고나 할까 산이 길게 뻗어 높이 솟은 것이 마치 하늘을 떠받치듯 하고 있어 경천벽이라 한다.
<제 2 곡> 雲影潭(운영담)
경천에서 약 400m 북쪽의 계곡에 맑은 물이 모여 소를 이루고 있다. 구름의 그림자가 맑게 비친다 하여 운영담이라 이름했다.
<제 3 곡> 泣弓巖(읍궁암)
운영담 남쪽에 희고 둥글 넓적한 바위가 있으니 우암이 효종대왕의 돌아가심을 슬퍼하며 매일 새벽마다 이 바위에서 통곡하였다 하여 후일 사람들이 읍궁암이라 불렀다.
<제 4 곡> 金沙潭(금사담)
맑고 깨끗한 물에 모래 또한 금싸라기 같으므로 금사담이라 했다. 읍궁암 동남쪽으로 약간 떨어진 골짜기를 건너면 바로 금사담이다. 담애에 암서재가 있으니 우암 선생이 조그만 배로 초당과 암제를 통하였다 하며 현재는 흙에 묻혀 옛 모습을 찾기 어렵다.
<제 5 곡> 瞻星臺(첨성대)
도명산 기슭에 층암이 얽혀 대를 이루었으니 제5곡이다. 경치도 좋을뿐더러 우뚝 치솟은 높이가 수십m이고 대아래 "비례부동"이란 의종의 어필이 새겨져 있으니 이름하여 첨성대라 했다. 또한 평평한 큰 바위가 첩첩이 겹치어 있고 그위에서 성진을 관측할 수 있다 하여 첨성대라 한다.
<제 6 곡> 凌雲臺(능운대)
큰 바위가 시냇가에 우뚝 솟아 그 높이가 구름을 찌를 듯하여 능운대라고 한다.
<제 7 곡> 臥龍巖(와룡암)
첨성대에서 동남쪽으로 1km 지나면 이 바위가 있다. 궁석이 시내 변에 옆으로 뻗쳐 있어 전체 생김이 마치 용이 꿈틀거리는 듯하고, 그 길이가 열 길이나 되어 와룡암이다.
<제 8 곡> 鶴巢臺(학소대)
와룡암 동쪽으로 조금 지나면 학소대이다. 낙락장송이 오랜 성상의 옛일을 간직한 채 여기저기 서 있는데, 옛날에는 백학이 이곳에 집을 짓고 새끼를 쳤다 하여 이름을 학소대라 하였다.
<제 9 곡> 巴川(파천)
개울 복판에 흰 바위가 펼쳐 있으니 티 없는 옥반과 같아서 산수경관을 찾는 이곳에 오는 관광객은 누구나 이 넓은 반석 위를 거치지 않는 사람이 없다. 학소대 북쪽으로 조금 지나면 이 반석이 오랜 풍상을 겪는 사이에 씻기고 갈려서 많은 세월을 새기고 있다.
非禮不動(비례부동) 예가 아니면 행하지 말라는 뜻으로 명나라 숭정황제 의종의 글로 우암 선생이 새겨 놓은 글귀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