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산 개심사 ( 開心寺)

by 한천군작가

향긋한 풀 내음이

가지런한 가르마를 탄 산길로

햇살을 살짝 가려준다.

층층 낮은 계단으로

홍련이 사뿐히 걷고

돌담에 기대어 선 진달래가

붉어진 볼을 보일 때

단아한 단층이 그늘을 만들어

수줍은 꽃의 낯빛을 가려준다.

목련의 가녀린 손길이

명부전을 기웃거리고

세월 먹어 늙은 범고는

목어의 꼬리를 희롱하고

목어는 도망치 듯 바람에 살랑거린다.

심검당 돌담 아래에는

봄 마중 나가는 돌 하나 구르고

뉘를 기다리는지...


20160307



충청남도 서산시 운산면 신창리 1번지에 위치한 1300년 된 단아한 사찰이다.

마음을 여는 사찰이라는 이름처럼 너무도 마음 편안한 곳이 아닐까.

중심 당우인 대웅보전과 요사로 쓰이는 심검당(尋劍堂), 안양루(安養樓)등 당우는 몇 손가락으로 다 헤아릴 수 있을 정도로 작은 규모이지만 충남의 4대 사찰로 불릴 만큼 가치 있는 절이다.

서화가 혜강 김규진의 예서화로 상왕산 개심사라고 적힌 현판이 너무도 차분한 느낌은 나만 느끼는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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