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實(실)도 虛(허)도 없는 세상
참답게 말하는 자로
진실을 말하는 자로
眞如(진여)를 말하는 자이거늘
세상은 그러하지 못하니
물들어 가는구나
그것을 따라가는구나
2.
마음은 하나의 대상을 만나고
집착으로 살아가는 이
어둠 속에서 아무것도 보지 못하는 것과 같아
대상을 지우려 한다
無我(무아)의 道(도) 깨우쳐 아침햇살 같은 빛
가득 담은 여러 색을 볼 수 있도록...
3.
세상은 세상이 아니다
다만 이름이 세상일 뿐
나무는 나무가 아니다
다만 이름이 나무일뿐
세상을 보는 눈이 곧 허상이니
형상이 아님으로 어찌 존재를 말하랴
그저 이름뿐이거늘...
가끔은 머릿속 지우개를 열심히 움직여본다.
혹여라도 지워질까 해서, 하지만 내 의지와는 달리 먹지를 깔고 글을 쓰듯이 진하게 베어 나오는 잔영으로
지우기보다는 더욱 짙어지는 것으로 힘들어하기도 한다.
그럴 때면 혼자 지우지 말고 비워라 라고 혼잣말을 한다.
물론 그것은 내 의지가 아니라는 것을 알지만...
세상을 다르게 보자.
오늘도 바람을 바람이라 하지 않고 나를 만지고 가는 손길이라고 여기고,
나부끼는 앙상한 가지를 나를 만진 그 손길이 저기도 있구나 하며 씨익 웃고 지나친다.
그러니 한결 편안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