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산홍 맑은 빛
붉게 물들어가도
그대와 함께 볼 수 없고
그 꽃이 지는 모양
산자락에 걸터앉아도
그대와 함께 볼 수 없다
목련꽃잎 검게 그을리고
그 아래에서 봄은
그대에게 물어본다
삼월에 그대는
어떤 꽃을 보는지를...
봄은 시작의 계절이라는데 아직도 남은 그리움이 있어 꽃이 피는지도 모른다.
춘풍에 옷깃을 여미면서 작은 미동에도 움츠리는 아직은 차가운 날들이 이어지지만
간간이 전해지는 봄꽃들의 향기에 "아 봄이구나 그래 봄이지" 한다.
즐비하게 써 내리던 글들도 봄 옷으로 갈아입는데 유독 마음만 그 계절을 잡고 싶은 것은
에스프레소 향기만큼이나 진한 여운들 그리고 기억의 잔상들에 묶여서 여전히 겨울인 마음에
꽃이 필 수 있을까?
필 거야.
그렇게 다짐을 한다. 아니 그럴 거라 믿는다.
언젠가 홀로 여행을 할 때 만난 아침
사스락거리는 댓님의 몸부림도 아닌 잔잔한 호수의 잔물결 같은 아침 바람에 밀리 듯 몸을 흔들던
푸른 갯버들의 청려함에 아름답다 라고 말을 하였 던 기억이 있다.
지금이 아마도 그런 기분이 아닐까.
아직은 여물지 못한 목련의 꽃봉오리지만 이내 하얀 꽃으로 내려다볼 것을 생각하니 그 그리움이란 놈이
그 꽃을 보며 무슨 생각을 할까, 온 산을 덮을 진달래의 연분홍빛으로 얼굴 붉힐 이 삼월에 지긋지긋한 그 그리움이란 놈은 무엇을 보고 있을까?
나와 다른 것을 보았으면 좋겠다.
그러면 그 향기, 그 아름다움을 온전하게 볼 수 있을 테니까.
내 그림자처럼 따라다니는 그 그리움이란 놈을 올봄에는 멀리 두고 오고 싶다.
봄이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