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얀 별이 내려와 쉬고 있나
가슴 한쪽을 내어 주고도 그 모습 그대로
가녀린 향기로 돌아서게 만드는 꽃
구름을 따다가 수를 놓았나
잎새 끝에 내려 않은 그 하얀
나비 같은 너는 여름이구나.
내 손 보다 더욱 커 보이는 너는
활짝 웃고 있어도 낮달은 어지러워
너를 가만히 보고만 있다.
산길을 따라 걷는 바람에게 말하는 너
햇살을 막아선 구름에게 노래하는 너
너도 결국엔 그리운 꽃이구나.
꽃말 : 아름다운 당신의 마음
저마다 사연 없는 꽃이 어디 있을까마는 저 큰 꽃으로 나를 바라보는 꽃이 별이 되지 못하여 지상에서 꽃이 되었나 싶은 맘에 측은함이 든다. 어쩌면 저 모습에 낮달도 가던 길을 멈추었는지도 모른다.
시원한 바람이 불어 내 옷을 얇게 만들고 간간이 맺히는 콧등의 땀방울이 여름인 것을 느끼지만 널 보고 있으면 나는 그저 애기 주먹만큼 큰 너를 안아주고 싶어 진다.
때로는 이렇게 꽃 한송에게 안부를 묻기도 하고 누구의 안부 역시 묻기도 한다.
긴 이별의 시간이 나를 그렇게 길들여 가는지도 모른다. 그래서 나는 꽃이 좋다. 말없이 날 바라만 보고 있으니, 간혹 고개 숙여 내 손길을 기다리는 모습에 나도 모르게 한 줄기 빗물 같은 생명을 주고 있으니 꽃에게 위로를 받으려는 심사 인지도 모를 일이다.
가슴을 열어놓고 기다린다
지나가던 여인이 조화인 줄 알고
꽃잎을 만지려 하자
앉았던 나비가 손사래 친다
이생진 님의 으아리 꽃 중에서
그랬다 저 꽃은 틀림없이 누군가를 기다리며 아파했을 가슴을 소리 없이 풀어서 열고 있을 것이다.
어쩌면 그 보다 더 깊은 아픔이 있는지도 모른다 나처럼...
길 위에 홀로 선 너를 볼 때면 왜 아무런 의심 없이 코를 바짝 들이 민다. 그리고는 고개를 갸웃거린다. 마치 뭔가에 속은 것 같은 느낌이랄까. 뭐 그런 것. 그래서 조화인가 하기도 한다. 하지만 내 코끝에 뭍은 노란 꽃가루가 아 너 살아있구나 한다.
나와 같은 경험을 한 사람들이 참 많다고 한다.
그래도 보고 있으면 좋은 꽃이다.
아침이슬로 멱 감은 널 보면 분명 시골 아낙의 모습인데 왜 이렇게도 내 발길을 잡는지 모르겠다.
오늘도 저기 저 담벼락에 가면 널 만날 수 있다는 것이 참 다행이다.
누구를 말없이 기다리다 숨어 버린 내 모습 같은 너를 내일 또 볼 수 있어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