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솔사를 다녀오며
방장산(方丈山) 굽은 등줄기에
와불상 누운 모습 맑은 빛이요
대양루 마지막 창에 북하나 쉬는 세월에
삼천 년을 기다린 마음 꽃
청명함으로 가녀림으로 피었구나
나무 관세음보살
솔바람에 죽향이 은은하고
부처님 깊은 뜻 먼저 알으신 가섭의 미소로
다시 피어나는 작은 꽃 다섯 송이
중생의 작은 마음 깨우치듯이 전륜성왕(轉輪聖王)이 나시려나 영롱한 빛
세세손손 불법으로 꽃 피우셨다
나무 관세음보살
하늘꽃이 먼저 오셨으니
미소 지으시는 와불의 미소
십육나한도 조용함에 합장하고
정진하는 세상의 이치
함께 깨우 치라시는 깊은 말씀이로다
나무 관세음보살
** 방장산 아래 다솔사를 다녀오며 그 영롱한 꽃 우담바라를 보고 ** 가섭 : 석가의 수제자
언젠가 다솔사에 우담바라가 피었다는 이야기에 달려가서는 아주 작은 꽃을 보기 위해 줄을 섰던 기억이 새롭다. 그리고 다솔사의 향긋한 차 한잔은 정말 좋은 추억이 아닐 수가 없다. 기다림이 무엇인지를 알려준 그런 날이 아닐까?
불가에서는 如來(여래)와 轉輪聖王(전륜성왕)이 나타날 때만 꽃이 핀다고 한다. 현재 여래는 ‘불(佛)’과 구별 없이 사용돼 ‘아미타불’을 ‘아미타여래’, ‘약사불(藥師佛)’을 ‘약사여래’라고 부르게 되었다. 전륜성왕은 인도 신화에서 세계를 통일·지배하는 이상적인 제왕이다. 정의(正義)와 정법(正法)을 상징한다. 우담바라가 이들과 같이 3000년 만에 한 번씩 나타난다 하니 이 꽃이 사람의 눈에 띄는 것은 ‘상서로운 징조’라 하고 있다. 그래서 이 꽃을 보는 이들은 모두 행운이 온다고 믿는다.
간혹 사진으로 보는 꽃이 어쩌면 마음속에서 피는 우담바라가 아닐까?
풀잠자리 알이라고 하더라도 보는 이의 마음으로 우담바라라고 믿고 보면 분명 좋은 일이 생기지 않을까?
지금쯤 다솔사에는 향긋한 차향이 바람을 따라가고 있겠지 하는 생각을 하니 다시 그 꽃이 없더라도 그 차향을 따라가고 싶다.
다솔사(多率寺)는 대한민국 경상남도 사천시 곤명면의 봉명산에 있는 사찰이다. 다솔사가 자리 잡은 봉명산은 와룡산으로도 불리며, 불교식 이름인 방장산이라는 별칭도 있다. 조계종 제14교구 본사 범어사의 말사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