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거진 붕어

낚시소설 붕어-추억잡기 2

by 한천군작가

그리고 주임상사와 가까워지게 된 동기도 가만히 생각해 보면 낚시 때문이다.



그때가 아마 봄 이였을 것이다.
봄은 월척의 계절이 아닌가. 낚시의 골수 꾼인 그가 군에 와 있으니 갑갑하지
않을 수가 있나. 참다 참다 결국엔 가느다란 대나무를 하나 잘라서는 낚싯대를
만들었다.
그리고 찌는 빨때의 앞뒤를 막아서, - 그 속엔 물을 넣어 - 만들고 바늘은 옷 핀을 펴서 만들었다.
그야말로 원시인이 따로 없었다.
그 모습이라니....
모든 것이 준비가 되었고, 그는 일요일을 D-Day로 잡았다.
그리고는 지렁이를 잡아 놓고 취사장에서 밥알과 콩가루를 조금 얻어다가 반죽을 했다.
드디어 D-Day.
모두 종교 행사 차 부대 밖으로 나갔고, 상민은 자신이 봐 둔 포인트를 향해 갔다.
울타리에 나 있는 개구멍을 지나서부터 는 포인트까지 낮은 포복으로 이동을 했다.
참고로 그가 근무를 하던 부대 울타리 아래가 바로 작은 수로가 있었다.
그리고 풀이 많아 요새 중에 요새였다.
포복 앞으로 한 다음 도착한 포인트에서 미리 준비한 낚싯대에 지렁이와 반죽한 밥알을 붙이고는 목표를 향해 투척하고는 조용히 기다렸다.
여러 차례 헛 챔질 만 계속하다 드디어 뭔가를 끌어내고 보니 아니 이게 뭔가 검은색 비닐봉지가 아닌가 혼자 깔깔대며 봉지를 등 뒤로 던졌는데 파닥거리는 소리가 나질 않는가.
뭔가 하며 돌아보니 비닐봉지 속에서 예쁜 붕어가 고개를 내밀고 있지 않은가.
하하하. 이걸보고 소 뒷걸음에 쥐 잡은 격이라고 하나. 아무튼 그 뒤 쉴 사이 없이 올라오는 녀석들을 처치 곤란할 정도로 잡아내고는 점심시간이 되어 감을 느꼈다.
낚싯대를 근처 풀숲에 숨기고 돌아서는데 뒤에서 누군가 지켜보고 있음을 느꼈다.


"많이 잡았는가?"


이크 독사로 소문난 주임상사님이 아니신가.
이건 아무리 잘 봐줘도 일주일 짜리 군기 교육대 행이 아닌가.
앞이 캄캄해 오는 것이 몹시도 불안해하고 있는데 독사가 말을 하는 게 아닌가.


"그래 얼마나 잡았어. 여긴 물 반 고기 반이 아니라 고기가 더 많지"


하며 미소를 보이는데 그래도 안심할 수가 없었다.
이것도 일종의 전술이 아닐까 해서 였다.
그리고 아무 말도 못하고 있는데 또 한마디를 하셨고, 그때야 살았구나 했다.


"아이구 많이 잡았네... 허허. 고놈 실력이 제법인걸. 이런 원시적인 걸로 이렇게
많이 잡은걸 보니... 허허허. 이걸로 매운탕 끓이면 본부중대 회식해도 되겠네."

"....."


여전히 말을 하지 못하고 이제는 대답 대신 미소를 보일 뿐 이였다.
그런데 이런 황당한 일이 있을 수 있는가.
어찌 이런 일이....


"이제 부터는 나 하구 같이 하자구. 나도 낚시 광인데 내 낚싯대를 빌려 줄 테니
우리 같이 하는 거 어떤가?"

"저야 그러면 좋죠."

"허허허. 그래 그럼 다음주 토요일부터는 나랑 하는 거야"

"네. 알겠습니다"


이렇게 좀 우습게 이야기가 흘러가고 있지만 아무튼 둘은 꾼으로서의 새로운 만남이 계속 이어졌다.
그 뒤 독사와의 낚시 동행 약속을 하고부터는 왠지 맘이 뛰고 또 주말이
기다려졌다.
생각해 보라. 모든 군인들이 다 모르는데 단 둘이서만 낚시를 그것도 대한민국 육군으로서 있을 수 있는 일인가.
아마 이해를 못 하는 사람이 많을 것이다. 하지만 둘은 그렇게 이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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