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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한천군작가 Jun 13. 2016

같은 하늘 아래-50-

나는 갈망한다
참혹한 그리움의 갈증에서
한 모금 얻어 마신 것이
해갈되지 않는 가슴앓이였기에
빈사의 영혼을
내 갈증을
불타는 갈증을 잊고저
하늘 아래 멍하니 서있다
나는 갈망한다
그 목마름을 잊게 해 달라고


살아가며 한 점 그리움 없이 살아간다면 무슨 재미로 살아갈까? 그래도 소소하게라도 떠 오르는 그리움 한 점이 있기에 하늘도 한 번 바라보고 바쁘게 달려가는 차량들을 아무 생각 없이 바라볼 수 있지 않을까. 물론 그 지나는 차를 보고도 그래 우리는 저렇게 어딜 갔었지. 그때의 우리는 어떤 차를 타고 양쪽으로 하나씩 팔을 꺼내어 바람을 만지며 까르르 웃기도 하였지 하는 추억 한 점이 그리움이라는 것을 그래서 가끔은 슬픔이 아닌 미소를 지을 수 있는지도 모른다. 오래된 일기장을 꺼내 볼 때, 오글거리는 글귀에 웃어버리고 메모 다발에서 툭 하고 떨어지는 내 오래된 메모에서 아... 하며 그래 오늘은 이렇게 글을 써 볼까 하는 맘이 들게 되는 것도 그 한 점 그리움에서 일 것이다. 흐린 하늘에 살짝 검은색으로 글을 써 볼까. 너 그리워 라고...

같은 하늘 아래 살고 있다는
생각만으로도 나는 좋아
가까이 그대 느끼며 살았는데
갑자기 보고 싶어
행여 그대 모습 만나게 될까
혼자 밤거리를 헤매어봐도
그대 어디론가 숨어 버리고
보이는 것은 가로등불
같은 하늘 아래 살고 있어서
그것만으로도 좋았는데
이렇게 문득 그대 보고 싶을 때
우리 사이 너무 멀어요

조하문의 같은 하늘 아래 가사 중에서

나도 모르게 이 노래를 듣고 있다. 

"실장님 그 노래 제목 뭐예요? 너무 좋은데요"라고 직원이 말을 한다.

"이거 오래된 노랜데..."

"그래요 얼마 나요? 그래도 좋은데 다운로드하여서 듣게 알려주세요"

이렇게 묻는 저 녀석 태어나기도 전 노래라고 하면 믿을까? 아님 날 노땅이라고는 하지 않을까 그 짧은 순간 나는 이게 뭐라고 머리를 굴리는지 나도 모르게 웃음이 나와 버렸고 녀석은 영문 모른 체 따라 빙그레 웃는다.

"인마 이거 너 태어나기 전에 나온 거야. 조하문이라고 알아? 그 사람이 부른 같은 하늘 아래라는 곡이야"

내가 왜 웃었는지를 이제야 알겠다는 듯 엄지를 척 펴고는 "우리 꼰대 파이팅" 이런다.

세상은 나이를 먹지 않는다. 단지 그 속에 살고 있는 우리만 나이를 먹는다. 나는 늘 이렇게 생각을 하며 살아왔는데 오늘 보이는 창밖의 풍경은 나와 같이 나이를 먹는 듯하다. 시간이 나이를 먹지 않는데 왜 세상이 나이를 먹으려들까? 저기 저 하늘 아래에 나처럼 나이를 먹으며 나처럼 그리움 한 스푼에 추억 두 스푼을 타서 나와 같이 하늘 보며 마시는 이 있지 않을까?

"나이를 먹는 건 좋은 거야 그리고 너도 나이를 먹을 거거든... 나이를 먹으면 추억이 많으니까. 넌 아기 때 추억도 기억 못하지..." 하며 웃어버렸다. 이 말을 알아들을까? 왜 나이를 먹으면 좋은지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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