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축키

by 한천군작가

Ctrl....
Shift......
Alt...........

Ctrl+Alt+너에게로 드래그
이런 키가 있으면
같은 비율로
뭐 하나 줄어들지 않고
그대로 유지하면서
너에게로
나를
변형시킬 수 있는
단축키가 필요하다.

아름다움에 저항하지 않는다.
질투 - 원인 - 나
나 보다 더 소중한 것
눈치 빠름 - 情
두텁게
귀기울이지 않고
비밀을 간직하고
조금은 버리고
Ctrl+Art+너에게로 드래그...



자판을 보다 문득 아무 생각 없이 단축키를 눌러본다. 그리고 이거 하며 혼자 웃었다. 복사도 되고 붙여 넣기도 되는데 추억들 사이에 슬픔들은 잘라내기가 안 되는 것일까? 좋은 것만 행복한 것들만 붙여 넣기는 어려울까?

공상 아닌 공상을 하게 되는 날에 정말 그럴 수 있다면 한다.

누군가를 담을 때에는 많이 담고 싶고 여럿이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기도 했는데 그럴 때 복사해서 붙여 넣기 하면 둘이 되기도 넷이 되기도 하겠지. 행복한 상상을 해 본 적도 있다. 세상이 그렇게 될 수 있다면 얼마나 어지러울까 하는 생각에 또 혼자 씩 웃어 버렸다.

다시 자판을 뚫어져라 바라본다. 혹여라도 그런 기능이 있을까 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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