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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한천군작가 Aug 14. 2016

寒江釣魚圖(한강 조어도)

조선 후기의 그림을 보고...

백발인가

저 산의 운무는

바람에 날려 젊지 못하고

철없는 풀잎이 푸릇하여

새벽도 푸른색으로

달을 마주하는데

낚싯대 들고 세월 앞에 섰다.


무더운 여름이 언제쯤 한풀 꺾일지 하며 가지런히 자리 잡은 책장에서 한 권의 책을 꺼내 들고는 미소를 지었다.

그리고 펼치면서 또 한 번의 비소를 머금었던 것은 다름 아닌 최북의 그림을 보았기 때문이다. 조선 후기 시 서화에 뛰어난 직업화가였으며 후세에는 한국의 반 고흐라고도 불리는 애꾸눈의 화가인 그의 많은 그림 중 오늘은 추운 겨울 강에서 낚시를 한다는  寒江釣魚圖(한강 조어도)를 보고 있으니 절로 미소가 나오지 않았을까. 

가끔 한국의 고서화에서 낚시를 접할 때면 좋다. 그도 그럴 것이 이 그림 한 장으로 나는 또 다른 공부를 하게 되니 얼마나 좋은가. 

최북의 그림은 그다지 많이 알려지지 않았다. 물론 고서화에 취미가 있는 사람들에게는 그의 초자연주의적 화풍에 매력을 느끼는 사람들이 많은 줄로 안다. 키가 아주 작았다고 하며 매섭고 괴팍한 성격으로 기이한 행동을 자주하여 광생(狂生)으로 지목되기도 하였지만 서상기 수호전을 좋아하여 황공망의 필법을 존경했다고도 한다. 

그리고 남종 문인화풍을 구사하던 그도 박지원, 유련, 남공철과 교류를 하며 북학적 성향도 가지게 되었다고 한다. 그리고 여항 시인 이단 전과 김홍도와도 교류를 하였다고 한다.

심사정, 정선 다음으로 뛰어난 화가라는 소리를 듣기도 한 그는 산수는 물론 화조 조충에 이르기까지 다방면의 그림을 그렸으며 그중에서도 메추라기를 잘 그린 화가로 유명하다. 

현재 남아있는 그림이 그다지 많지 않아서 개인 소장의 경우는 사진으로만 볼 수 있고 미법산수화, 사시팔경도화첩은 국립중앙박물관에서 볼 수 있다.

한강 조어도 역시 개인 소장품이기에 사진으로만 만족을 해야 하니 아깝다.

개인적으로 그의 그림 중 좋아하는 그림은

개인적으로 그의 그림 중 좋아하는 그림은 表訓寺圖(표훈사도)를 좋아한다. 平遠山水法(평원산수법)에 충실한 그림으로 마치 산으로 들어가면 멀리 있는 산이 오히려 낮게 보이는 시각적 착각까지도 그대로 표사를 하였으니 좋지 않을 수 없다. 이 그림은 금강산의 표훈사를 그린 그림으로 주변의 아름다운 경치를 아주 또렷하게 그림으로 표현을 하였기에 좋아한다.

오늘 그의 그림 한강 조어도를 보고 그림 속의 태공이 아마도 나와 같은 마음이 아니었을까 하며 지어본 글이다.

최북은 한강 조어도 외에도 낚시에 관련된 그림을 그렸는데 釣魚山水(조어 산수)는 담청과 황색의 대조적 설채로 중국의 양주 팔괴에 비견되는 그림이기도 하다.


설채(設彩)는 산수화에서 먹으로 바탕을 그린 다음 색을 칠한 것을 말한다.
釣魚山水(조어산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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