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한 점 구름은 알고 있는가
그 웅장함의 품이 바다라는 것을
한 줄 수평선은 알고 있는가
그 넓은 가슴이 바다였다는 것을
2.
울리는 바람소리가
고둥의 안타까운 목소리인 것을
아는 이 누구인가
3.
직선으로 질러 놓은 무명의 하늘
그 아래 줄타기하는 바다
멍이 든 노을이 있다
갈매기 울음으로도 충분히 아픈
그 가슴앓이를 노을은 알고 있는 듯
그렇게 가을을 만나고 있다
떠나버렸다는 것은 슬픈 일이다. 무엇이 떠나건 중요하지 않고 오로지 내 것이 없어졌다는 것에 대한 슬픔이 아닐까.
내 것...
처음부터 내 것이란 없었다고 느끼며 산다. 지금 가진 것 역시 온전히 내 것이 아니라 여기며 산다. 어차피 다 두고 가야 하는 인생이기에 잠시 빌린 것이라 여기며 산다. 어쩌면 그것이 현명한 바보가 가질 수 있는 마음의 풍요가 아닐까 하며...
가지는 것은 무엇인가를 생각하기 시작한 내 20대의 어느 날부터 그랬다.
정작 가지려 하면 떠나버리는 것이 이치가 되어버린 그 해 가을부터...
하지만 결코 떠나지 않는 것이 하나 있다면 그것은 나를 둘러싼 자연이다.
산은 떠나지 않는다. 요즘도 긴 시간의 산책은 힘겹다. 하지만 든든한 산이 거기 있으니 좋다.
강은 떠나지 않는다. 단지 흐르는 물이 떠나갈 뿐이다. 바다는 어떤가 늘 그 자리에서 반겨주며 반가움의 표현으로 갯바위를 하얗게 물들이지 않는가.
자연을 만나는 그 순간만이, 그 시간에 내가 그려져 있을 때에만 그것이 정작 내 것이라는 아니 그 시간이 내 것이라 는 것을 느낄 뿐이다.
그 정직한 자연이 주는 행복한 시간에 여전히 숨 쉬고 있다는 것에 감사를 한다.
내일 아침에도 저 하늘을 볼 수 있기에 더없이 행복하다.
지금 이 순간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