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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한천군작가 Oct 27. 2016

같은 하늘 아래

서문(序文)

잊기 위해 하늘을  본 것은 아니다.

눈이 시리도록 파란 저 하늘을 그런 상투적인 용도로 사용하기에는 너무도 넓다.

나에게 하늘은 분명 그리움이다. 그 그리움을 간직하는 것이 옳은지 잊으려고 노력하는 것이 옳은지

알 수 없었던 그 시절에 짙은 어둠 같은 내 속으로 감추려 하지 않고 가끔 하늘을 보며 그리워해도 되는 거 아닐까 했었다. 그것이 어느 날인가 한 장 한 장 쌓여가는 글을 보고 내 그리움이 저만큼 쌓였구나 얼마나 더 쌓아야 내 그리움이 가슴속에서 밀고 나오지 않을 수 있을까. 그렇게 쓴 글이 아까워 이곳에다 토악질하려 한다.

어쩌다 그리운 날이면 한편씩 꺼내어 보여주곤 하였던 글을 이제 이곳에서 다시 쓰고 싶다.


그리워하는데도 한번 만나고는 못 만나게 되기도 하고, 
일생을 못 잊으면서도 아니 만나고 살기도 한다. 
아사코와 나는 세 번 만났다. 세 번째는 아니 만났어야 좋았을 것이다.   

피천득의 인연에서

언젠가 그 길을 걷다 나도 모르게 멈춰 버렸다. 그것은 아득하게 느껴지는 먼 옛날의 시간을 만난 것 같은 작은 고통의 시간이었기에 더 이상 그 길을 걸을 수 없었기 때문이다. 이런 날이면 참 힘들다 라고 말을 한다. 어떻게 아직도 라며 자탄(咨歎)을 하기도 하지만 그것은 내 의지와는 상관없는 것이라는 것을 쉬 알 수 있어 앞으로 걸어가지 못하고 가던 길을 되돌아가 버린 적이 많다. 그런 날이면 또 한편의 글을 쓰곤 했던 것을 이제 여기다 곱게 묻어 두려 한다. 더 이상 멈춰 있지 말고 이젠 나 보다 먼저 가 버리라고 말을 하며...

기억이란 간직하는 것이지 잡아두는 것이 아니기에...


연작시를 쓰며 그 순간 가슴이 시키는 대로 쓰던 것을 이제 다시 꺼내어 지금의 느낌과 그 시절을 돌아보며 새로운 옷을 입히기 위해 새로운 메거진을 시작합니다.

창가에 두고 보는 화초가 꽃을 피우려 꽃대를 올리면 그때부터 시시때때로 다가가서 보는 마음이 이런 마음일까 하며 그리움을 이곳에 담아두려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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