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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한천군작가 Oct 28. 2016

같은 하늘 아래 -1-

詩와 음악과 이야기

간절한 노래가 들려옵니다
뼛골 사이로 전해지는
아련한 그리움 한 자락에
벗이 되어버린 그리움아
그대 하늘에도 봄은 오고
봄비 한 주머니 넣어둘
작은 마음이 남아 있는지
같은 하늘 아래의 숨소리들이
나를 慰撫(위무)하고 있습니다.


1992년.

제25회 바르셀로나 올림픽이 있던 해다.

레슬링의 안한봉, 박장순 선수가 금메달을, 배드민턴 남자복식에서 박주봉 김문수, 여자복식에서 황혜영 정소영 선수가 금메달을, 사격 남자 소구경 복사에서 이은철, 여자 공기소총에서 여갑순 선수가 금메달을, 양궁 여자 단체전에서 조윤정 김수녕 이은경, 여자 개인전 조윤정 선수가 금메달을, 역도 남자 50kg에서 전병관 선수가 금메달을, 남자 마라톤에서 황영조 선수가 금메달을, 여자 핸드볼이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금메달 12개, 은메달 5개, 동메달 12개로 종합순위 7위에 올랐다. 

그리고 가을 롯데 자이언츠가 한국시리즈 1위를 하였던 그해 어느 한 곳에도 묻어가지 못하고 그 가을 싸리비를 들고 낙엽을 쓸고 있었다.

강원도의 가을은 참 빠르게 온다. 여름이 체 가기도 전에 낙엽이 물들기 시작하고 떨어지고를 시작한다. 그것은 나무 뒤에서 그 잎이 빨리 지기를 기다리는 겨울이 기다리기 때문이 아니었을까. 그해 겨울 철원에는 참 많은 눈이 왔던 걸로 기억한다. 미리 준비해둔 싸리비가 다 닳아서 다른 놈으로 꺼내어 제설작업을 하였던 걸로 봐서는 그해 겨울이 아니 마지막 강원도의 겨울이 그렇게 지나갈 즈음 그곳에서 생활하며 생긴 작은 짐들을 소포로 묶어 집으로 보낼 때 박스 절반이 넘는 편지를 아무렇지 않게 담고 있는 나를 발견했을 때 창밖에는 밤톨만 한 눈이 내리고 있었다. 

가끔 주말이면 하릴없이 위병소 주위를 기웃거리고 그런 모습이 측은한 것인지 외박증을 불쑥 내밀던 무뚝뚝한 김천 사나이 중대장이 그립다. 

늘 둘이 걸었던 동송읍이 혼자 걷는 것이 어색했고 부대에서 먹은 것이 전부 인 채로 저녁까지 굶고 이른 아침 부대로 복귀를 하였던 그 시절이 어제 같은데 내 나이가 지천명을 바라보고 있는 걸 보면 참 잘 참고 살았구나 한다. 

너를 향한 마음은 언제나 변함없어 
이제는 모든 것이 달라졌다 하여도 
언젠가는 한 번쯤 너를 기억할 거야 
초라한 모습만 남게 되겠지 
한 번쯤 우연히 만날 것도 같은데 
닮은 사람 하나 보지 못했어 
영화 속에서나 일어나는 일일까 
저 골목을 돌면 만나 지려나 
언제라도 내게 돌아오기를 바보처럼 기다리는 
어리석은 나의 마음을 
이런 짐작조차 할 수 없겠지 
하지만 그댄 언젠가 이런 나의 마음 알지도 몰라 

한 번쯤 우연히 만날 것도 같은데 
닮은 사람 하나 보지 못했어 
영화 속에서나 일어나는 일일까 
저 골목을 돌면 만나 지려나 
언제라도 내게 돌아오기를 바보처럼 기다리는 
어리석은 나의 마음을 
이런 짐작조차 할 수 없겠지 
하지만 그댄 언젠가 이런 나의 마음 알지도 몰라 

닿을 수 없었던 나의 마음을 
더는 내 것일 수 없는 너의 향한 나의 마음을 
이런 짐작조차 할 수 없겠지 
하지만 그댄 언젠가 이런 나의 맘을 알지도 몰라 

이승환의 너를 향한 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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