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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한천군작가 Nov 14. 2016

같은 하늘 아래 -6-

詩와 음악과 이야기

구름이 하늘을 버리고서
저 혼자 멀어져 가는데
끊이지 않는 길에는
내 외로움이 걷고
하늘은
눈물 빛으로 따라 걷는데
움직이지 못하는 조각배는
같은 하늘 아래에
멈춰서 있습니다.
언젠가는
내가 밀어 띄울 수 있기를
당신의 하늘에서
노 저어 갈 수 있기를...


기억 상실(記憶喪失) amnesia이란 과거의 일을 기억하지 못하는 상태로 쉽게 말하면 기억을 잃어버리는 것을 말한다.

가끔 꿈을 꾼다.

마치 어제처럼 생생한 꿈을 꾼다. 그리고 이른 새벽 담배를 피워 물고는 차라리 기억상실이라도 걸리면 좋겠다는 생각을 한 적이 참 많다. 나 자신조차도 기억을 하지 못한다면...

그런데 요즘 부쩍 또렷해지는 기억들이 생겼다. 마치 어제 일처럼...

그런데 이건 기억하고 싶다. 다른 모든 것을 다 잊어도 이것만은 기억하고 싶다는 생각이 너무 강하다.


Khaosan Rd에서 허름한 의자에 기대다시피 앉아서 지나가는 사람들을 보며 혹시 이 먼 곳에서 그 사람을 만나면 난 뭐라고 하지 했던 기억도 난다. 여행객들이 많은 주말이면 그 의자에 앉지를 못했다. 아니 안 했다. 어쩌면 혹 닮은 사람이라도 본다면... 그래서 여기까지 와 버린 것인데 하는 생각을 떨쳐 버릴 수가 없었다.

아는 사람 하나 없는 곳에서 살아야지 하며 달랑 가방 하나 메고 가서 9개월을 눌러살았던 그곳이 오늘은 그립기만 하다. 누구 눈치 안보며 누군가를 그리워할 수 있었던 오로지 혼자만의 시간이었으니 그럴 것이다.

짜뚜짝 시장에서 생각 없이 245였나 하며 샀었던 그 신들은 어디 있을까?

붉은색 립스틱을 몇 개를 샀는지 모르는데 그것들은 모두 어디로 사라졌을까?

시간은 기억만 퇴색시키는 것이 아니라 소중한 것들을 하나씩 가져가 버리나 보다. 아니 어쩌면 나 스스로가 그것들을 부정한 것인지도 모른다.


미안하다는 말 한 번 하지 못했는데...

세월이 이렇게나 지나버렸다. 태국에서 들었던 노래가 갑자기 떠 오른다.

1996년의 어느 날에도 숨죽이며 누군가를 그리워했었지 하며...


그대가 나를 떠나고 혼자라는 사실 때문에 
얼마나 많은 밤을 숨죽여 살아왔는지 
오늘도 비는 내려와 젖어드는 너의 생각에 
아무 소용없는 기다림이 부담스러워

보고 싶어서 눈을 뜰 수가 없어 
살아있는 순간조차 힘겨우니까 
이젠 버릴 수도 없어 널 그리는 습관들 
나 그만 지쳐 잠들 것 같아

잊을 수 있을 것 같아 스스로 위안도 하지만 
버리고 버려도 끝이 없는 너의 그리움 


보고 싶어서 눈을 뜰 수가 없어 
살아있는 순간조차 힘겨우니까 
이젠 버릴 수도 없어 널 그리는 습관들 
나 그만 지쳐 잠들 것 같아

오~ 미워했었어 나를 떠난 그대를 
보고 싶어 미워지는 내 맘을 알까? 
이젠 버릴 수도 없어 널 그리는 습관들 
나 그만 지쳐 잠들 것 같아

잊을 수 있을 것 같아 스스로 위안도 하지만 
버리고 버려도 끝이 없는 너의 그리움

김건모 미련

https://youtu.be/mBX6fHyXbe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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