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리 레이놀즈의 자서전 "데어 투 비 와일드"를 바탕으로 한 감동 실화 영화다.
아일랜드가 낳은 세계적인 가든 디자이너 메리 레이놀즈의 자서전 "데어 투 비 와일드"에서 영감을 받아 제작된 "플라워 쇼"는 자연의 아름다움과 소중함을 더 많은 사람들에게 알리고 싶다는 꿈을 품은 메리 레이놀즈가 식물학자 크리스티 콜라드의 도움을 받아 2002년 최고 권위의 원예, 가든 디자인 박람회인 "첼시 플라워 쇼"에 도전해 금메달을 획득하는 과정을 그린 감동 실화이다
이것이 이 영화의 줄거리이다. 이것만 놓고 본다면 뭐 대단한 거라고 식의 생각을 하게 만든다. 하지만 이 영화를 보면서 점점 빠져드는 것을 느끼게 되는 것은 비단 나뿐만이 아닐 것이라 여긴다.
영화가 개봉되고 한 동안 시간이 맞질 않아서 차일피일 미루다 보게 된 영화는 꽃을 좋아하는 입장에서 자연을 있는 그대로 지키며 봐야 한다는 것을 새삼 깨닫게 만들었다. 그리고 우리의 정원에 대한 생각 역시 함께 떠올리게 되었다. "주남철 님의 한국의 정원"이라는 책 역시 함께 떠 올랐다. 그 책 속에는 자연을 훼손하지 않는 범위 내에서 그 아름다움을 보려 했던 우리 선조들의 지혜가 보이기 때문이다. 이 영화처럼...
자연과 사람은 연결되어 있다.
인간이 곧 자연이다.
메리 레이놀즈가 한 말이다. 아주 공감이 가는 말이라고 생각을 한다. 자연이 없다면 과연 인간은 살아갈 수 있을까?
이러한 물음을 던져주는 그의 말이 새삼 가슴에 와 닿는다.
이 영화는 단순히 단순히 그것만을 보여주기 위한 영하가 아니다. 이 영화는 관객에게 호사스러운 영상미를 안겨준다. 마치 영국과 에티오피아를 동시에 여행을 한 것 같은 착각일 들 정도로 아름다운 풍경을 선물해 주며 사이사이에 메시지를 심어 두었다. 앞에서 이야기한 것처럼 자연에 대한 공감적인 메시지를 숨겨두었다.
그래서 영화를 보는 내내 지루함이 없다.
2015년 더블린 국제영화제에서 관객상을 수상하며 재미와 작품성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한꺼번에 잡은 이 영화는 2016년 서울 환경영화제 지속 가능한 삶 섹션에 초청받았다. 지속 가능한 삶 섹션은 환경의 소중함과 중요성을 알리기 위해 재미와 메시지를 겸비한 작들을 선별해 소개해 왔다. 2016년 서울 환경영화제는 여기에 더해 "영화로 배우는 그린 잡" , "환경 사진 전시" 등을 선보이는 "시네마 그린틴" 프로그램을 신설하고 한국이 낳은 세계적인 가든 디자이너 황지해 작가를 전격 초청해 관객들의 뜨거운 관심을 불러일으켰다.
황지해는 대한민국의 대표적인 정원 디자이너이자 환경 미술가이다. 정원 디자인에 대한 특별한 교육을 받지 않았지만 2011년 영국 첼시 플라워쇼 소형정원(Artisan Garden) 부문에서 금메달과 최고상을 수상하고, 2012년에는 대형 정원(Show Garden)에서 최고상(회장상)과 금메달을 동시 수상함으로써 정원 디자이너로서 국내외에서 유명세를 타게 되었다. 2013년 순천만 국제정원박람회에 두 개의 작품을 전시했다.
이 영화에는 메리 레이놀즈 외에 또 한 명의 주요한 실존 인물이 나오는데 식물학자 크리스티 콜라드이다.
아일랜드의 유명한 플로리스트의 집에서 메리와 만나게 된 크리스티는 영국의 황실을 비롯한 귀족들이 주최하는 "첼시 플라워 쇼"에 출전하는 것보다는 아프리카의 에티오피아의 사막화를 방지하는 사업에 더 열심히 하는 사람이다. 하지만 야생화로 만든 정원을 만들고 싶은 메리는 크리스티에게 도움을 요청하지만 거절당하자 그가 있는 에티오피아로 떠나게 된다. 하지만 그녀의 도우미 역할을 하는 그와의 달콤함이 가미가 되었기에 풍경 다음으로 잔잔하게 다가오는 것이 아닐까.
인간의 사랑과 그 뒤를 지켜만 보는 자연과 그 자연을 보호해야 한다는 주제가 뚜렷한 아주 독특한 영화였다.
다음으로 귀를 간지럽히는 것이 음악이다. 아일랜드풍의 음악은 마치 자연의 소리처럼 착각을 불러일으킨다.
영화 "원스(Once)의 OST로 유명한 밴드인 "더 프레임즈(The Frames)"에서 바이올린, 키보드, 보컬을 담당했던 다재다능한 뮤지션인 콤 맥 콘 아이오 메이어(Colm Mac Con Iomaire)가 맡아 감미로운 주제가 Into the Wild는 캐럴 키오(Carol Keogh)라는 여가수가 불렀는데 Into the Wild의 인트로 부분은 정말 맑은 이슬의 스침 같은 느낌이 들어 너무 좋았다.
개인적으로 영화 "원스(Once)"에서는 Glen Hansard와 Marketa Irglova가 부른 가을이면 더욱 생각나는 Falling Slowly나 Marketa Irglova가 부른 If you want me를 기억하고 있다. 이곡은 같은 하늘 아래에서 다시 한번 소개하기로 하자.
"사람들은 사람의 손길이 닿지 않은 아름다운 자연환경들을 방문하기 위해 세계 곳곳을 여행합니다. 그러나 현대의 정원들은 이러한 환경의 아름다움과 소박함에 주의를 기울이지 않아요… 그런 특별한 장소들은 각자의 환경에 적합한 방법으로 우리가 반드시 보존하고 보호해야 합니다."
그것들이 영원히 사라져 버리기 전에 말이죠.
메리 레이놀즈는 천해의 자연환경을 자랑하는 아일랜드에 나고 자랐다. 그 속에서 자연의 아름다움을 알고 자랐기에 가능하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을 한다. 그리고 이 영화의 키 포인트가 바로 야생화와 켈트족의 정원을 알리는 것이었다.
2002년 무일푼으로 도전한 첼시 플라워 쇼에서 그녀는 아무도 예상하지 못한 금메달을 수상한 이후 런던 근교 큐(Kew)에 위치한 왕립식물원 정원을 비롯해 야생 동식물 서식지를 보호하는 환경운동에 입각한 여러 놀라운 작품들을 탄생시켰다.
자연의 아름다움을 찾아 멀리 여행하는 대신 가까이에 있는 정원을 아름답게 꾸밈으로써 자연의 소중한 공간들이 영원히 사라져 버리기 전에 각자의 방식으로 보존하려는 노력을 일깨울 수 있다
인간은 자연 속에서 가장 인간다움을 찾을 수 있다고 생각 그녀의 이야기.
이 영화는 2015년 아카데미에서 작품상을 비롯해 작품상, 감독상, 각본상, 촬영상까지 총 네 가지 부문에서 수상하며 큰 이슈를 만들어냈던 "버드맨"의 사라 존슨이 제작한 작품으로도 큰 관심을 모으기에 충분했다. 그리고 "더 퀸"으로 아카데미 의상상에 노미네이트 되고 "필로미나의 기적", "철의 여인"의 의상을 맡아 전 세계 유수 영화제에서 의상상을 수상한 콘솔라타 보일의 의상 디자인도 눈길을 끈다. 영국 왕립원예협회가 주관하고 찰스 왕세자가 경쟁 부문에 참가하는 등 귀족적인 분위기를 풍기는 첼시 플라워 쇼를 배경으로 하는 만큼, "플라워 쇼"에서도 보일의 가장 우아한 의상들을 만나볼 수 있다.
요즘 정원은 야생의 자연과 동떨어져 있어요.
자연을 보려고 온 세상을 돌아다니면서도 정작 정원은 그렇게 꾸미지 않아요.
도시공원들도 꼭 화장품 같아요.
두꺼운 화장이 보기에는 좋지만 진짜와 다른 것처럼이요.
그래서 생명력으로 빛나지 않아요.
제 생각에 공감하고 야생의 자연이 받아들여지도록 도와줄 사람이 필요해요.
앞으로 도시공원이나 옥상, 뒷마당에서도 야생의 자연이 생겨날 수 있게요.
첼시 플라워 쇼는 영국에서 열리는 세계 최고의 정원 박람회다. 기원은 1862년 켄싱턴에서 개최된 “그레이트 스프링 쇼”로, 세계 가든 디자인의 트렌드를 이끄는 유서 깊은 행사다. 박람회의 형태를 띠고 있지만 정원과 꽃에서 파생되는 문화와 경제, 사회 행위와 현상이 총망라된 전시회이자 품평회이며, 영국 왕립원예협회(Royal Horticultural Society)가 주관한다. 100년 이상의 오랜 역사와 규모로 인해 가든 디자인의 올림픽으로 불리며 관련 디자이너들에게는 꿈의 무대로 인식되고 있는 첼시 플라워 쇼는 매년 5월 개최되며 세계 굴지의 가든 디자이너들의 이름을 내세운 쇼가든과 예술성과 직업적인 접근이 요구된 ‘아티션 가든’, 신선한 아이디어를 내세운 “플래시 가든”으로 나눠 박람회 기간 동안 전시하고, 엄격한 심사 기준을 바탕으로 골드, 금테 실버, 실버, 브론즈를 수여한다. 첼시 플라워 쇼는 한국의 황지해 작가가 ‘해우소: 근심을 털어버리는 곳’(2011)과 ‘2012 고요한 시간: DMZ 금지된 정원’(2012)로 2년 연속 금메달을 수상하며 한국에서도 유명해졌다. 2016년 첼시 플라워 쇼에서도 황혜정 작가가 은박 메달(2등 상)을 수상해 한국 정원의 아름다움을 전 세계에 알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