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 없이 많은 겨울이 가고
온전하기만 한 주머니를 보며
억지라도 좋으니 한 올 실밥이라도
흘러내렸으면 좋겠다.
주머니가 크다는 생각은
손 하나 넣었는데도 남는 공간
그 속을 돌아다니는 손이
따뜻하지가 않고 그 속을 배회한다.
뭉뚱그려 넣어버린 기억처럼...
호주머니에는 늘 실오라기가 흘러내려 있었고 끝이 살짝 터져 있었다. 그런데 지금은 그 호주머니들이 너무 온전하기에 이상하게 느껴지기도 한다. 겨울이 오면 더욱 그런 생각을 하게 된다. 늘 바느질을 하였던 것이 떠 올라 온전한 주머니가 이상하게 느껴질 밖에...
바람이 차가운 날이면 늘 내 호주머니는 일인용이 아니었고 왼쪽 호주머니에는 무엇 하나 넣지를 못하였다. 단 하나 넣을 수 있었던 것은 두 손만이 넣을 수 있는 것이었다. 장난이라도 치는 날이면 터져버린 끝을 보며 씩 웃었다. 그날 밤은 늦도록 꼼지락거리며 바느질을 해야 했기 때문에 웃음이 나온 것이 아닐까.
오늘도 온전하기만 한 주머니를 보며 아직 들 추워서 그런가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