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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한천군작가 Mar 16. 2021

It Must Have Been Love

음악이 있는 이야기  내가 너를 부를 때 -15-

Julia Roberts가 너무도 사랑스럽게 보였던, Richard Gere를 너무 닮고 싶었던 영화 Pretty Woman에서 준비를 해 드렸던 It Must Have Been Love Christmas for the Broken Hearted였습니다.


창밖으로 바다가 보이는 작은 음악실에서 그 남자는 이 노래가 슬프게 다가오는 이유를 알지 못했다.

아마도 이 남자는 긴 시간이 지나고 난 후에 그 이유를 알 수 있지 않을까.


Spending my time 도 좋고, Listen To Your Heart도 좋은데 그래도 귀에 익은 곡이 좋지 않을까 해서 준비한 곡이었습니다  Roxette의  It Must Have Been Love이었습니다.

이어드리는 곡은 Bonnie Tyler의 Total Eclipse of the Heart 지금 나오네요...


음악이 흐르고 그 남자는 다시 바다를 보며 의자 속 깊숙이 몸을 묻었다.



지난 시간만큼이나 깊은 여운으로 남은 것은 후회였다.

어쩌면 또 다른 인연으로 인해 사랑을 져 버릴 수 없었는지 그 남자는 길게 한숨을 쉬고 있었다.

그 남자가 모르는 이야기가 많다는 것을 알았을 때는 너무도 긴 시간이 지난 후였으니 그 순간 그 남자는 무슨 일이 어떻게 벌어질지를 모르고 있었던 것이 당연한 일이었다.


"수사반장" 마지막 회 이야기를 하고들 있다.


화젯거리긴 하다. 만 18년 6개월 만에 종영되는 장수 드라마였으니 모두 아쉬움이 없지 않을 것이다.

연인원 15,000여 명의 연기자들이 출연한 드라마.


"오늘은 드라마 이야기로 꽃을 피우고들 계시군요. 여기까지 들리는 걸 보니 말입니다"


그 남자는 마이크 볼륨을 올리며 나지막하게 말을 이어 나간다.


"1984년 10월 681회로 막을 내렸다가 육 개월 만에 다시 시리즈를 이어가 국민적인 사랑을 받은 국민드라마이니 이슈가 되는 것도 이상하지 않은 일이죠."


귀에 익은 곡이 흘러나오고 모두가 음악실 쪽으로 시선을 돌린다.


"윤영남 작곡가의 곡이죠 그리고 이제는 이렇게 밖에 들을 수 없는 드라마 수사반장의 주제곡입니다.

류복성 씨의 퍼커션 연주는 영원히 귀에서 맴돌 것 같습니다"


그 남자는 다시 창쪽으로 시선을 돌렸다.

매일 우울증에 시달리는 것처럼 창밖을 보다 바닷가를 걷다를 반복하는 것이 일상이 되어 버렸다.

그것은 그 여자에 대한 그리움이 아니었을까.

채워지지 않는 공허함과도 같은 것이 그 남자를 그렇게 만들어 가고 있었다.


그 여자 : 좋아?

그 남자 : 뭐가?

그 여자 : 매일 바다를 보니 좋으냐고?

그 남자 : (피식 웃으며) 좋긴...

그렇게 말 끝을 흐리고 만다.

그 여자 : 난 매일 바다를 볼 수 있으면 좋을 거 같은데.

그 남자 : 둘이 보면 그렇겠지.

그 여자 : 그럼 올라가자.

그 여자는 불안한 것이었다.

하지만 그 남자는 알량한 책임감 때문에 섣불리 답을 주지 못한다.

아마도 그것이 그 여자에게 많은 상처가 될 거란 걸 모르며...

시간이 많이 지나고 난 후에 그 남자는 알게 될 것이다.

그 순간이 얼마나 후회가 될 줄을 몰랐던 것이다.


2016년 가을


" 결혼해서 잘 사는 줄 알았더니 아니었어? "

그동안의 일들을 모르고 있었고 왜 그렇게 말을 하는지도 몰랐다.

그저 오래된 음악을 꺼내 듣듯이 그렇게 말을 하고 있었고 그 남자는 멍해지는 느낌뿐이었다.


긴 시간이 흘렀다.

서로 다른 길을 걸었고 서로 다른 곳을 바라보며 살았다는 것이 신기하면서도 아까운 시간이 흘렀구나 했다.

그 시절로 돌아간다면 둘은 같은 곳을 바라보며 여태껏 함께했을까?

그런 생각에 잠기며 저녁 산책길을 돌아서 걸었다.


그 여자 : 그때도 지금처럼 휴대폰이 있었다면 우리 이렇게 됐을까?"


그 말이 가슴 깊이 스며들었고 그 말로 잠을 이루지 못하고 뜬 눈으로 아침을 맞이 했다.


그 남자 : 그때도 지금과 같았다면은 소용없는 거야. 우리 인연을 그동안의 여백이 필요했었던 거야. 만나야 할 사람은 언젠가 만난다잖아. 지금이 그때인 거지..."


그 남자는 아침 산책을 하며 혼잣말을 한다.

낙엽이 떨어져 바람에 뒹구는 철길을 걸으며...



수사반장
최장수 드라마 수사반장은 1971년 3월 6일 첫 방송을 시작으로 꾸준히 사랑을 받은 본격 수사물이다.
초창기 서형 사역의 김호정 님의 타계로 남성훈 님이 합류하여 우리가 기억하는 사인방인 최불암, 김상순, 조경환, 남성훈으로 수 없이 많은 실화를 바탕으로 한 극의 전계로 많은 사랑을 받은 드라마다.
1989년 10월 12 12일 종영을 하였지만 다음 주인 19일부터 1980년대 10대 사건 시리즈-범죄가 방송되었다.
지강헌 등 복역수 12명의 집단 탈주사건 유전무죄를 시작으로 대도 조세형 탈주사건, 서진룸살롱 사건, 인신매매 등으로 시리즈를 이어갔다.

경찰의 인간적 모습을 담아온 공로를 인정받아 전원 명예 경찰관이 되었다.
수사반장 역의 최불암은 명예 경정, 수사관 역의 김상순은 명예 경감, 조경환과 남성훈은 명예경위, 순경 역의 노경주는 명예 경사에 각각 임관되었다. 이후 최불암은 2012년에 명예총경으로 진급되었다.

이 드라마에서 최불암은 명언을 남겼는데 그 내용이 "빌딩이 높을수록 그림자는 길어진다."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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