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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한천군작가 Feb 02. 2017

그랬습니다.

아무리 지워도

지워지지 않는다.

지운 자리에 희미하게

그림자처럼 그대로다.

뭘 하며 웃었는지,

뭘 먹으며 행복했고,

어떤 말을 했는지,

지울 수 있었는데

그림자처럼 남은 기억은

몸이 기억하는,

심장에 각인되어

그대로 살라 한다.

기억으로.

노력해도 안 되는 것

시간이 지나도 안 되는 것

그것은 기억이었다.

지우지 말자.

내 몸이,

내 심장이 기억하는 사람

매일 떠 올려 각인하자.

상처에 새살이 오르듯

무뎌질 때까지

먼 훗날

그곳에서 만났을 때

기억하지 못하면 슬프니

네게 미안하니

그러니 잊지 않도록 기억하자.

지우지 못하는 것은

소중한 것이니 기억하자.

먼 훗날

그곳에서 만날 수 있도록

먼저 간 사람의 몫이

그것이기에 기억하자.



한가닥만으로도 좋다.

한 타래의 실에서 고작 한 가닥이라도 좋다.

남아있는 기억이 그것이라도 좋다.

남겨진 자에겐 어쩌면 과분한 만큼의 양이 아닐까 하며 고마움을 표현한다.

먼저 가는 사람이 나였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한다. 기억하고 기억해서 다음에 만나면 반갑게 맞아줄 수 있으니까.

하지만 너무 많은 시간을 기다려야 하기에 외롭겠지만 혹은 먼저 다음 세상으로 떠나 버린다면 기억하지 못하겠지라는 생각 때문에 신께 빌어봐야지. 그 사람 올 때까지만 기다려 달라고.

물론 무정한 신은 그것도 허락하지 않을지 모르지만...


살아가며 사람들은 많은 기억들을 간직하고 살아간다.

그 기억이 불쑥 튀어나와 슬프게도 만들고 웃게도 만들어 삶의 조미료 역할을 톡톡히 한다.

만약 그런 기억 하나 없이 살아간다면 얼마나 삭막하고 맛없는 세상을 살아갈까.

오늘도 그 불쑥을 기대하며 웃을 준비를 혹은 눈물 흘릴 준비를 한다.


2017.01.26


이별소곡[小曲]이선희

살아가는 일들이 너무 힘이 들어요. 
내곁엔 항상 그대 있었는데...
그대없이 살꺼라 나 혼자가 될꺼라
생각해본적 없는데...

남은 사람은 그래도 살수 있다는 그말
그말이 더욱 날 아프게 하네요.
이렇게 보고싶은데 잊을수가 없는데
남은 내겐 힘든 짐일뿐예요.

나더러 기다리라시면
그냥 이렇게 살라하시면
그건 너무 잔인한거 잖아요
너무나 보고싶은데 이런 날두고 가셨나요?

사랑한다 기다리라 해놓고...
살아가는 일들이 내겐 힘이 들어요
내게 남긴 그대 흔적만으로.

**(간주)

한평생을 살아가도 못다하는 사랑인데
왜 내겐 시간을 주지 않았나요?
남은 건 이제 없어요.
되돌릴 수만 있다면...
예전처럼 함께 할 수 있다면...

살아가는 일들이 내겐 힘이 들어요
내게 남긴 그대 흔적만으로.
살아가는 애처러움 이젠 그만 할래요.
나도 이젠 그대 곁으로 가요      

https://youtu.be/dgEfanR2v_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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