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억을 잃었습니다.
어디서 어디까지인지 모르는
소중한 것을 잃었나 봅니다.
가슴이 아픈 것이 그런가 봅니다.
메신저를 보며 아팠습니다.
사진을 보며 아렸습니다.
거기서 거기까지 였습니다.
기억하지 못하는 것이.
기억을 잃었습니다.
익숙한 곳인 듯 하지만
어디인지 모르는 곳에서
눈물이 나는 것이 그런가 봅니다.
지금 서 있는 곳에서
어디로 가야 할지 몰라
움직이지도 못하고
길 잃은 아이가 되어버렸습니다.
기억을 잃었습니다.
원하던 일이었나 봅니다.
왜 원하였는지를 모르지만
가슴 아파 눈물이 납니다.
무엇을 기억해야 할지
무엇을 잃어버렸는지
지난 글 속에서 찾습니다.
종잡을 수 없습니다.
퇴원을 합니다.
이틀의 혼수상태에도 놓지 않았다는 전화기를 만지작거렸습니다. 이 속에 제 기억이 있을까 조심스레 열어보지만 모르는 것 투성이입니다.
메모를 보면 가슴이 아리고, 사진을 보면 알 수 없는 눈물이 나는 이유를 알지 못합니다.
익숙하게 걷는 길에는 중학교 야구부가 연습을 하고 있고, 좀 더 걸어 내려가면 족발골목의 구수한 냄새가 난다. 그렇게 걸어 국제시장을 걷다 청바지 노점 앞에 섰다. 여기서 뭔가를 아니 청바지를 샀던 걸까? 왜 아픈지 모르겠다. 그냥 서 있으면 눈물이 날 거 같아 다시 걸었습니다.
"죽으려고 작정을 했어! 그 시간 그 길에 아무도 안 지나갔으면 넌 죽었어. 어떻게 자기 자신을 아낄 줄 몰라. 너 그럴 거면 이제 병원 오지 마 나쁜 자식"
그렇게 말하고 나가 버린 주치의의 말을 이해하지 못합니다. 뭘 어쨌다는 것인지 모르는 저에게 주치의는 화가 많이 났나 봅니다. 그래서 지금의 제 상태를 말하지 못합니다.
집을 찾지 못해 한참을 서성거렸습니다. 처음 살던 곳에서 다른 사람이 나오는 것을 보고 고개 숙여 죄송하단 말을 하고 돌아섰고 1층에서 멍하니 앉아 있었습니다.
한통의 전화를 받고 그 사람이 여기가 집이라며 바레다 주었지만 현관 앞에서 두어 시간을 서 있었습니다. 현관 비밀번호를 모릅니다.
아무리 눌러도 열리지 않았습니다.
생일을 눌러도, 주민번호도, 그 어떤 것도 소용없습니다. 그러다 누른 번호에 현관문이 반응을 합니다.
노트를 열어 무작정 읽어 내려갑니다.
무엇이 이 사람을 그렇게 힘들게 한 것인지 읽는 내내 가슴이 아렸습니다.
이 사람 무엇을 잊으려 한 것인지 모르지만 잊지 말았어야 했는데 하였습니다.
불 켜지지 않은 방에서 아무것도 못하고 아침을 맞이했습니다.
이것이 꿈이었으면 합니다.
아직도 꿈 속이길 간절히 바라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