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한천군작가 Jan 25. 2017

있잖아 3.

있잖아

그냥 사랑하였지

이제부터 사랑할까 가 아닌

우리 그냥 사랑한 거잖아.


있잖아

그냥 좋아한 거잖아

아무것도 서로 모르면서

우리 그냥 좋아한 거잖아


그냥 좋아하게 되고

그냥 사랑하게 되는

물들어버린

우리 그런 사이잖아.


있잖아

당신 뭘 좋아해?

당신 뭘 싫어해?

몰라도 사랑하잖아.


있잖아

당신 나쁜 사람인지

당신 좋은 사람인지

몰라도 사랑하잖아.


그건 말이야

마음이 시킨 일이라 그렇데

머리가 시키면 이것저것 따진데

그래서 좋아하다 사랑한 거래.


무더운 여름 그늘에 나무 그늘에 앉아 먼 산을 보며 저긴 나무가 많으니 시원하겠지 하는 마음은 지금의 나무 그늘의 고마움을 알지 못하여서입니다. 그리고 그 먼 산에도 강렬한 햇빛이 있다는 것을 모르기 때문입니다.

사랑은 그렇게 온전히 지켜주려고 온 몸으로 그늘을 만들어 주는 것이었다는 것을 먼 산에 오르고야 알게 되는 것입니다. 사람들은 왜 지금 그 사람의 사랑을 모르는 것일까?

처음엔 작은 묘목이었던 사랑이 그 사람으로 인해 비료가 되고 바람이 되어 자라서 큰 사랑이 되어 그 사람에게 안락한 그늘을 선물하는데 왜 사람들은 그것을 보지 못하고 더 먼 곳을 동경하는 것일까?

가끔은 자신에게만 드리워진 무더위를 막아주는 그늘의 존재를 볼 수 있기를 바란다.


너랑 만날 땐 사랑이 감정의 문제라고 생각했는데,
헤어지고 나서 생각해보니까 의지의 문제였어.
내가 이 사람을 얼마나 좋아하느냐가 아니라,
이 사랑을 얼마나 지키고 싶은 의지가 있느냐의 문제.   

연애의 발견 中   


첫 입맞춤은 달콤하고, 첫 손 맞춤은 짜릿하여 안아보게 되고 깊은 사랑에 빠진다.

그대들은 그 처음만 기억하기에 영원히 달콤할 것이라 여기며 살아가기에 상처를 주는 것이다.

사랑은 처음부터 쓴 것이었다. 하지만 쓴 맛을 가리기 위해 달콤함을 먼저 주는 것인데 그 기억이란 것이 

달콤함만 기억하기 때문이다.

분명 사랑은 쓰디쓴 것이라는 것을 알았을 때도 그 달콤함을 잊지 않는다면 그 사랑은 오래 지속되지만

쓴 사랑을 맛보고 난 후에 그것만 기억한다면 그대는 사랑할 자격이 없다.

바구니에 빨간 사과가 탐스럽게 담겨있다. 그리고 그중 제일 빨갛고 탐스러운 사과를 한입 배어 물었다.

너무도 달콤하여 다음 사과를 손에 쥐었다면 분명 신맛 혹은 덤덤한 맛을 맛볼 것이다.

당신이 선택한 사과의 달콤함과 그것의 속에 감추어진 씨앗의 쓴 맛을 함께 맛볼 수 있기를 바란다.

껍질 속의 달콤한 속살만을 탐하지 말고 껍질 속의 영양분도 함께 볼 수 있다면 당신은 분명 아름다운 사랑을 하고 있을 것이다.




매거진의 이전글 강물이 바다로만 흐르는 까닭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