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연이 여기다 버리고 갔다.
물음표를 함께 묶어
손을 놓아버렸다.
수 없이 많은 가닥 중에
몇 가닥이 잘려 나갔을까
속도 없이 별이 많은 날
미안해요 라는 말을 하며
어딜까 라는 물음을 하며
그 길을 걸었다.
깨어나고 며칠이 흘렀다.
여전히 물음표 투성이에 혼란스러운 하루가 시작되고 산책을 한다. 오랜 습관이었는가 보다. 이렇게 매일 나오는 것을 보면 그렇다.
이 사람 누굴까?
메시지를 보며 깨질 듯 아픈 머리를 조아린다.
걷다 잠시 앉은 밴치에는 또 다른 물음표가 나를 기다린다. 그 사람 어떤 사람이었을까?
그런 마음, 느낌은 아픈 것이다.
누군가를 잊지 않으려고 몸부림치던 때를 떠 올렸다. 그래도 기억은 아이러니하게도 내게 유리 한쪽으로만 기억을 하고 있었다. 그렇게 기억하지 못하는 것도 아린데 내게 이 사람, 그 사람은 또 얼마나 서운할까. 아니 그 사람은 얼마나 아플까.
지워진 기억 속에 살아갈 그 사람은 그만큼의 추억이고, 그만큼만 지워진 것일까?
편지지를 놓고 몇 시간은 멍하게 있었는지 모른다.
어쩌면 앞으로도 그럴지 모른다.
누구에게 쓰려고 이러는 것일까?
무엇을 쓰기 위해서였을까?
아무것도 할 수 없고 아무것도 쓸 수가 없다.
그런데 가슴이 아프다.
그런데 가슴이 울고 있다.
편지지를 그대로 놓아두고 나가버렸다.
오늘도 여전히 나는 내게 왜 혹은 뭘 이라는 물음을 한다. 무수히 많은 물음표 속에서 슬퍼서 슬픈지, 아파서 아픈지 모르는 그런 길을 또 걷고 있었다.
새벽바람이 숨 쉬기조차 함 들게 차다.
어디를 다녀오는 것인지 매일 그곳을 다녀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