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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한천군작가 Mar 16. 2017

그리운 꽃의 書 - 82 - 산수유

노란 편지 속에는

겨울이 데려다준 봄이 있었고

꽃잎으로 살짝 덮은 봉투는

설렘을 배달해 주려는

너의 마음이 있다.

길 건너오라고

봄이 왔으니 어여 오라고

툭 터진 꽃으로

아지랑이 닮은

네 모습이

주머니 속 추억

허공을 닮은

소살 거리는 미소였다.


로즈마리꽃

봄이 주는 선물은 꽃일 것이다.

풀 한 포기 없더라도 꽃은 피고, 잎새 보다 먼저 피는 꽃이 있어 봄은 아름답다.

올해도 봄은 마른 가지에서부터 그 아래까지 가지가지 색으로 피었다.

금색실로 수를 놓아도 저리 이쁠까.

은색실로 수를 놓아도 저리 어여쁠까.

붉은 실로 수를 놓아서 노란실로 감싸고 그 사이에 초록실을 둘러 봄이라고 하려 하는 것이 비단 내 마음만 그럴까.

아쉬운 것이 있다면 또다시 오늘 만난 봄을 또 만날 수 있을까 하는 것이다.


남해 가천 다랭이논

남해로 가면 아름다운 길이 참 많다.

이맘때면 가천 다랭이마을에도 산수유가 피었겠지.

그리고 그 아래 다랭이 논이는 초록의 마늘이 잘 자라고 있을 것이다.

암수바위 아래에는 로즈메리 꽃이 바람에 멱 감고 있을 것이며 바다는 그 바람에 출렁이겠지.

그 좁은 비탈길을 걸으면 봄이 등을 토닥여주고 개운한 땀방울이 들골을 타고 흐를 것이다.

봄은 그렇게 산수유를 닮아 노랗게 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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