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란 편지 속에는
겨울이 데려다준 봄이 있었고
꽃잎으로 살짝 덮은 봉투는
설렘을 배달해 주려는
너의 마음이 있다.
길 건너오라고
봄이 왔으니 어여 오라고
툭 터진 꽃으로
아지랑이 닮은
네 모습이
주머니 속 추억
허공을 닮은
소살 거리는 미소였다.
봄이 주는 선물은 꽃일 것이다.
풀 한 포기 없더라도 꽃은 피고, 잎새 보다 먼저 피는 꽃이 있어 봄은 아름답다.
올해도 봄은 마른 가지에서부터 그 아래까지 가지가지 색으로 피었다.
금색실로 수를 놓아도 저리 이쁠까.
은색실로 수를 놓아도 저리 어여쁠까.
붉은 실로 수를 놓아서 노란실로 감싸고 그 사이에 초록실을 둘러 봄이라고 하려 하는 것이 비단 내 마음만 그럴까.
아쉬운 것이 있다면 또다시 오늘 만난 봄을 또 만날 수 있을까 하는 것이다.
남해로 가면 아름다운 길이 참 많다.
이맘때면 가천 다랭이마을에도 산수유가 피었겠지.
그리고 그 아래 다랭이 논이는 초록의 마늘이 잘 자라고 있을 것이다.
암수바위 아래에는 로즈메리 꽃이 바람에 멱 감고 있을 것이며 바다는 그 바람에 출렁이겠지.
그 좁은 비탈길을 걸으면 봄이 등을 토닥여주고 개운한 땀방울이 들골을 타고 흐를 것이다.
봄은 그렇게 산수유를 닮아 노랗게 피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