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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한천군작가 Mar 16. 2017

다시 오지 않을 봄이라면


꽃잎이 지는 것은

바람이 만지고 간 이유인가

다시 앙상한 가지로 남은

겨울 닮은 곳에

다시 오지 않을 봄이라면

좋은 날로 기억하길

꽃이 지더라도

다시 올봄이 있어

아프지 않았으나

오지 않을 봄이라면

말없이 떨어지는 것이

말 못 하는 아픔이란 걸

이제야 알았다.


이른 아침 창으로 햇살이 스며들고 내 창은 그 따스한 간지럼에 나를 부르고 있다.

봄은 그렇게 아침 햇살처럼 같은 시간에 같은 장소로 다가왔는데 여전히 겨울인 것 같은 이유는 나무들이 여전히 앙상하기만 하여서일까?

아니라는 것을 알면서도 그렇게 묻고 싶은 이유는 이 봄이 마치 마지막 봄인 것 같아서 일 것이다.

누군가에게는 이 좋은 날이, 이 따스한 햇살이, 이 가지러운 바람이 행복할 것이다.

또 누군가에게는 이 좋은 날이, 찬란하기만 한 이 봄날이 슬픔이기도 하다는 것을 알까?

목련이 피었다.

그것은 진정 봄이 왔다는 의미이다.

저 하얀 꽃이 지고 검게 타 들어가 길가에 버려질지라도 하얀 그 모습을 오래 눈에 담고 싶어 한동안 어느 집 담벼락에 기대어 햇살에 눈부신 투명하게 보이는 그 꽃을 보고 있었다.

이 봄을 온몸으로 느끼고 싶어서였을 것이다.

마치 마지막 봄인가 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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