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잎이 지는 것은
바람이 만지고 간 이유인가
다시 앙상한 가지로 남은
겨울 닮은 곳에
다시 오지 않을 봄이라면
좋은 날로 기억하길
꽃이 지더라도
다시 올봄이 있어
아프지 않았으나
오지 않을 봄이라면
말없이 떨어지는 것이
말 못 하는 아픔이란 걸
이제야 알았다.
이른 아침 창으로 햇살이 스며들고 내 창은 그 따스한 간지럼에 나를 부르고 있다.
봄은 그렇게 아침 햇살처럼 같은 시간에 같은 장소로 다가왔는데 여전히 겨울인 것 같은 이유는 나무들이 여전히 앙상하기만 하여서일까?
아니라는 것을 알면서도 그렇게 묻고 싶은 이유는 이 봄이 마치 마지막 봄인 것 같아서 일 것이다.
누군가에게는 이 좋은 날이, 이 따스한 햇살이, 이 가지러운 바람이 행복할 것이다.
또 누군가에게는 이 좋은 날이, 찬란하기만 한 이 봄날이 슬픔이기도 하다는 것을 알까?
목련이 피었다.
그것은 진정 봄이 왔다는 의미이다.
저 하얀 꽃이 지고 검게 타 들어가 길가에 버려질지라도 하얀 그 모습을 오래 눈에 담고 싶어 한동안 어느 집 담벼락에 기대어 햇살에 눈부신 투명하게 보이는 그 꽃을 보고 있었다.
이 봄을 온몸으로 느끼고 싶어서였을 것이다.
마치 마지막 봄인가 하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