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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한천군작가 Apr 02. 2017

제발...

가느다란 시간

몸부림치는 감정

그것으로 운다.


지나온 시간

빼곡히 쌓인 추억

그것으로 산다.


참지 못하는 것이

나 하나만이길 바라며

제발...


걸음이 멈춘 곳

불 꺼진 창

그것으로 웃는다.


돌아서는 길

가로등이 따라 걸어

그것으로 고개 숙인다.


웃고 울었던 많은 시간이

불 꺼진 창처럼 

제발 편안하기를...


불이 꺼진 창문들을 볼 때면 그들도 편안한 밤을 만나고 있구나 한다.

밤은 그렇게 모든 것을 잊게 만들어 주려고 잠이란 것을 주었는지도 모른다.

잠든 그 시간만큼은 모든 아픔, 슬픔 그리고 행복했던 시간까지도 묻어 버리기에 웃을 수 있는가 보다.


어떻게든 다시 돌아오길 부탁해
처음으로 다시 돌아가길 바랄게 
기다릴게 너를 하지만 
너무 늦어지면은 안 돼 
멀어지지 마 더 가까이 제발 

이소라의 제발 중

소망이란 간절하면 할수록 그 깊이가 깊어진다.

긴 터널 같은 시간이 지나도 가슴에 남아있는 사람 하나

밀어내려고 애를 써도 결코 그럴 수 없는 사람 하나

우리는 그런 사람 하나를 가슴에 묻어두고 산다.


벚꽃이 피었다.

멀리서 보면 마치 솜털을 모아둔 것처럼 소복하게도 피었다.

하얀 꽃을 시샘하기라도 하 듯 봄비가 내렸고, 함께 온 심술궂은 바람이 가지를 흔들었다.

그래도 수 없이 많은 꽃들은 가지를 잡고 떨어지지 않으려 안간힘을 쓰고 있다.

그 아래서 바라보는 사람들의 눈에는 꽃잎이 떨어져 꽃비가 내리길 바라겠지.

그리고 연인들은 그 길을 걸으며 사랑을 속삭이겠지 라는 생각에 잠긴다.

봄이 주는 선물인데 그 선물을 받을 준비가 되어 있지가 않다.

그것은 그리움 때문일 것이다.

그래서 제발 꽃이 지지 않기를 바라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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