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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한천군작가 Apr 18. 2017

그리운 꽃의 書 - 85 - 옥매

하얀 종이를 

접다 던져두었나

꽃이 

가지를 잡고 있는지

모두가 꽃인 

하얀 눈을 닮은 너

그리움 마음 한 줄

적다 두리뭉실 뭉쳐

던져두면 꽃이련가

그 속에 사연 하나 숨기고

환하게 웃는 너는

하얀 슬픔이었다.

꽃말 : 고결, 충실

유독 봄이면 하얀 꽃이 많은 것 같다.

물론 노란 꽃, 분홍꽃, 빨간 꽃들도 있으나 하얀 꽃이 많은 이유가 뭘까를 갸웃거려본다.

지난겨울을 잊지 말라고 하얀 꽃이 눈처럼 소복한 것은 아닐까?

살아가며 추억을 추억하라고 기억하게 만드는 것처럼 하얀 꽃은 차가운 바람에 떨고 있는 너를 안아주라고 한 것처럼 봄바람을 살며시 멈추게 하여 안아 주려고 하얀 치마폭 닮은 꽃이 많은지도 모른다.

옥매처럼 어찌 보면 하얀 치마를 닮았고 어찌 보면 하얀 저고리 같은 꽃.

꽃이 피기 전에는 수줍은 듯 발갛게 물든 볼이 마치 첫사랑 같은 꽃이다.

늦은 밤 산책길에서 만나면 너무도 아름다운 꽃이 옥매가 아닐까.

왜 매화는 밤에 보라는지를 알 것 같은 그런 하얀 꽃이다.

슬픈 전설

옛날 옥씨성을 가진 이가 자녀를 갖지 못한 슬픔으로 세월을 보내다가 늦게서야 예쁜 딸을 두었다고 한다. 곱게 키운 딸의 이름을 매화꽃 송이 같다 하여 매(梅)라고 불렀다. 세월이 흘러 매의 나이 아홉이 되던 해 옥매의 어머니가 죽고 계모가 들어오게 되었다. 
그 계모는 너무나 악독하여 남아있는 아버지마저 옥매를 두고 세상을 떠났다. 그 후 계모는 옥매를 모질게 대하고 매일매일 방망이로 구타를 하였다고 한다. 어느 날 심하게 구타를 당한 옥매는 모진 학대를 견디지 못하고 그 자리에 죽었고 계모는 옥매를 급히 집 모퉁이에다가 묻고는 옥매가 야밤에 도망을 쳤다고 소문을 퍼뜨렸다고 한다. 
며칠이 지나 옥매를 묻은 자리에서 하얗고 복스러운 꽃이 피었다. 이 꽃을 본 동네 사람들이 모종을 얻으러 옥매의 집에 몰려들었다. 계모는 꽃모종을 나눠주지 않으려고 발악을 했으나 동네 사람들이 몰래 그 꽃나무를 파보게 되었다.
그렇게 옥매의 시신을 발견한 마을 사람들은 계모를 관가로 끌고 가서 무서운 형벌을 받게 했다고 한다. 
그 뒤로 사람들은 그 꽃을 옥매의 꽃이라고 하여 옥매화라고 부르기도 하고 꽃이 뭉쳐서 피는 모양이 방방이 같다 하여 방망이 꽃이라고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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