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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한천군작가 Jun 18. 2017

돌아오는 길

가벼운 바람이 

살포시 날아간다

손 내밀면 

잡아줄 것 같은 바람이

시간을 늦추고 있는 듯

가볍다 바람이

마치 내 손을 잡기 위해

늦춘 듯한 느낌이 든다.

바람이 손에 잡히는 듯한 이 느낌

가녀린 꽃이 봄이었다면

유월의 품에 안겨 

지고 마는,

수줍게 고개 숙인

봄은 유월이 되었다.

돌아오는 길은

사스락거리는 바람으로

가벼워진다.


가던 길을 멈추고 돌아볼 때 얼마나 멀리 왔는지를 알 수 있지만 걷고 있는 동안에는 그것을 모른다.

멈춰 선 자리가 또 얼마나 가벼운 자리인지도 모른다. 단지 쉬어가는 그 자리가 주는 가녀린 바람의 속삭임으로만 인식할 뿐이다. 가끔은 뒤 돌아보며 그 자리에서 숨 돌릴 필요가 있는데 우린 그것을 하지 못하며 살아간다.

가끔은 하늘을 보라는 말처럼 아주 가끔은 그 길의 뒤를 돌아보며 살아갔으면 좋겠다.

그 길에는 노란 꽃이 피었을 수도 하얀 꽃이 피었을 수도 있으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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