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기 저 바람은 어딜 가는지
날 두고 저리도 바삐 가는지
가면 가는 데로 두어야 하는 걸까
바람이 가는 길 내 막지 말고
그저 놔두고 흘려야 하는가
흐르는 눈물만큼만 바라볼까
스쳐가 버릴 것을 알면서도
애써 막으려는 나는
막지도 붙잡지도 못하여
더 애달프게 갈망하는가 보다
겨울이라기엔 다소 빠른 듯한 느낌이지만 채 감하는 것은 겨울 속으로 깊이 들어온 듯한 느낌의 아침.
호 하고 창가에 입김을 불며 커피 향에 그립다 라고 적어 본다.
겨울이란 단어조차도 차가운 느낌이라 두꺼운 옷들을 한가득 안고 나와 옷걸이에 하나씩 펼쳐 걸며 추억해 본다.
이건 벌써 십 년이 넘은 옷이네.
와 이건 한 일 월드컵 때 산거잖아.
이렇게 혼잣말을 하며 미소를 지어 보였다.
왜 오래된 것들은 포근함을 줄까?
사람도 오래 만난 사람은 말할 수 없는 포근함이 있는 것도 어쩌면 내 옷장에서 나와 함께 나이를 먹는 저 묵은 옷가지들과 같은 것이 아닐까.
그리움을 가지고 산다는 것이 어쩌면 복일 지도 모른다.
누군가에게 미소를 주고, 누군가에게는 이유를 알 수 없는 눈물이기도 한 것이 많은 것을 가진 부자 못지않은 두둑함이 있어 좋다.
빈 지갑 보단 두둑한 지갑이 때론 어깨 힘이 들어가듯이 우리에게 아름다운 추억으로 그리워할 지폐가 많이 든 지갑을 가지고 살아가는 것이 복이라 생각한다.
아주 가끔은 사무침이 아플지라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