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디어 저수지에 도착하였다.
그런데 이게 뭐가 알진 곳이란 말인가.
상민도 알고 있는 곳이었다.
"여기가 니가 말한 그 저수지가?
"와.... 아 여엉 아이가?"
"아니 좋은 곳이네 그리고 나도 여긴 아는 곳이거든"
"아 그랬나 나는 내만 아는 줄 알았네"
경남 진주시 금곡면에 위치한 준 계곡형 저수지인 송곡지였다.
씨알 굵은 붕어를 만날 수 있어 영남 꾼이라면 생소한 이름은 아닐 것이다.
이곳은 상류 쪽 물 내려오는 쪽이 포인트라 할 것이다.
특히 오늘처럼 비가 오는 날이면 새물이 유입되는 곳이 환상의 포인트 일 것이다.
차에서 내려 포인트에 진입을 하는데 서로의 몰골을 보고는 두 사람은 웃음을 터뜨렸다.
다름 아닌 두 사람이 모두 물에 빠진 생쥐 꼴 이였으니 웃을 수밖에 없었다.
파라솔을 먼저 펼치고 낚싯대를 편성하고는 떡밥과 지렁이를 달아 던져 놓았다.
" 상민아 담배나 한 개 피우자"
그러면서 벌써 피워 문 담배 연기 사이로 성환의 투덜거리는 음성이 함께 수면을 적시고 있었다.
"아~~~ 진짜 미치겠네"
"뭐가?"
"아 근마 말이다 아까 코란도 타고 지나간 놈"
"하하하 난 또..."
"그거 아까 잡아 가꼬 세차비 받았어야 하는 긴데. 억울해 미치겠네."
상민은 웃음을 참느라 여간 고생이 아니었다.
그때 성환의 낚싯대에 입질이 왔다.
한 마디 한 마디 올리는 것이 확실한 붕어였다.
그런데 담배 연기가 눈에 들어갔다면서 눈을 비비고 있는 성환은 입질을 보질 못했다.
상민은 급한 나머지 성환의 낚싯대를 번쩍 들어 올렸다
"아이쿠"
왜 마디 비명에 놀란 성환은 상민을 바라보며 힘을 실어 주었다.
"우와 그기 머꼬 니 횡제 했네 진짜 좋은 꿈꾼 거 맞는가베"
아직도 자기 낚싯대라는 것을 모르는 모양 이였다.
상민은 낚싯대를 고추 세우고 힘 겨루기를 하고 있는데 자꾸만 고기는 오른쪽으로 왼쪽으로 왔다 갔다만 할 뿐 수면으로 떠오르질 않았다.
"가만 그거 내 낚싯대 아이가? 내끼 하나 없어졌는데 고기가 끌고 갔을까?"
"바보야 니 눈에 연기 들어갔다고 눈 비빌 때 입질이 와서 내가 대신 챔질을 했잖아"
"그랬나 고맙다 친구야 인자 내가 할 테니까 니는 좀 시라 헤헤"
상민은 성환에게 낚싯대를 넘겨주고는 뜰 체를 준비하였다.
수면으로 떠 오른 놈은 잉어였다.
씨알은 그렇게 크지 않았는데 힘은 장사였다.
"우와 이기 잉어라 카는 고기 아이가"
"니 잉어 첨 보나?"
"니 바보 아이가 내가 낚시 경력이 얼만데 잉어를 첨 보겠나"
하긴 그랬다.
상민은 자기도 저런 놈을 한 마리 낚아야 할 텐데 하며 아쉬워하고 있었다.
"나이스 뜰 체"
입이 귀에 걸렸다.
저걸 보고 누가 서른을 넘겼다 할 것인가?
상민은 아직 총각 이였지만 성환은 일찍 결혼을 해서 두 살 박이 아들이 있었다.
그런데도 하나도 변하지 않은 모습이라니 - 상민은 그저 좋아 보이기만 하였다.
사람이 변함이 없다는 것 그것이 얼마나 좋은 것인가 말이다.
그렇게 얼마간의 시간이 흐르고 비는 아침보다는 조금씩 내리기 시작했다.
상민은 담배에 불을 붙이고 있었고 바로 그때 찌가 감쪽같이 사라졌다.
그리고는 이내 낚싯대가 빨려 들어 가버렸다.
" 어 니 머하노"
성환이 이번에는 무릎까지 빠져가며 낚싯대를 집어 줬다.
상민은 낚싯대를 높이 들고는 수면으로 놈을 띄웠다.
그런데 이게 뭔가 베스가 아닌가.
그것도 60센티 급의 베스가 올라 올 줄은 몰랐다.
이런 일은 처음 이였다.
"허허 머 이런기 다 있노 이기 거 머꼬 베슨가 하는 놈이가?"
"그래 베스다"
"그놈 아가리 진짜 크네"
그때였다 상민의 나머지 낚싯대의 찌가 마디마디 올리며 급기야는 수면에 벌렁 누워버렸다.
기쁨도 잠시 빠른 챔질을 한 상민은 그만 미끄러져 넘어지고 말았다.
비로 인해 바닥이 많이 질어졌고 그래서 미끄러운 것을 알고 있었는데 순간 침착성을 잃어버려서일까 상민은 그만 미끄러져 허우적거렸다.
그런 와중에도 상민은 낚싯대를 놓지 않고 버티기를 수분이 흘렀을까.
"으~~~ 아~~~ 악"
눈꺼풀이 무거워 감고 싶을 정도로 힘이 좋은 놈 이였다.
여간해서는 비명을 지르지 않았던 상민이 비명을 지르며 연신 이게 뭘 까를 중얼거렸다.
하지만 아직도 수면에는 아니 찌도 수면에 올리지 못하고 있었다.
조마조마한 마음 그리고 괴력의 소유자는 상민에게 승리를 안겨주려 수면에 들어 누웠다
헉헉거리는 놈은 성환이 잡았던 잉어였다.
어마어마한 놈 이였다.
그렇게 낚시를 다니던 상민은 처음으로 낚은 대물 잉어였다.
아니 상민의 조력에 훈장이 하나 달리게 되었다.
그런데 갑자기 천둥이 치고 비가 장대비로 변하였다.
"상민아 안데겠다 그만 철수하자"
"철수?"
"하 큰 놈도 잡고 했으니까 미련 버리고 일나자"
"그래 그럼 철수 준비하자 비가 더 오기 전에"
그렇게 대물을 낚아서는 집으로 향했다.
집에 도착하여 목욕탕 욕조에 넣어두고는 얼마나 되는지 줄자를 가져다 대니 이게 뭔가
80 하고도 8센티가 아닌가.
"우와 기록이다 88올림픽을 잡다니 아니지 이렇때가 아니지 먹물을 사다가 어탁을 멋있게 떠야지"
"그래 니생에 최고로 큰 놈인데 그냥 있을 수 있나 빨리 가자"
그렇게 문구점으로 갔고 성환은 나도 고기 집에 같다 놓고 온다며 집으로 갔고.
상민은 어탁을 어떻게 뜨는지 몰라 서점에 들러 책을 한 권 사서는 집으로 갔다.
목욕탕 욕조에 있는 놈을 꺼내러 갔는데 이게 어찌된 일인가?
잉어가 올림픽 대표팀 잉어가 없어졌지 뭔가.
잉어가 발이 달려 도망간 것도 아닐 텐데 어디로 갔단 말인가?
"킁킁"
무슨 냄새인지 구수한 냄새가 온 집안을 감돌고 있었다.
가스레인지 위에 찜통이 올려져 있었고 찜통 뚜껑 사이로 김이 모락모락 올랐다.
"저건 뭐지 아들이 휴가 왔다고 닭이라도 삶으시나"
뚜껑을 열어 본 상민은 그만 그 자리에 주져 앉고 말았다.
이게 어찌 된 일인가?
분명 목욕탕 욕조에 있어야 할 올림픽 대표팀이 어떻게 찜통 속에서 참기름 목욕을 하고 누워 있느냔 말이다.
아 어탁은 날아가고 잉어는 누구의 배속을 기름지게 만들 것인지 한숨만 나올 뿐 이였다.
"어무이 돌리주이소 내 88올림픽 대표팀 잉어 돌리 주이소~~~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