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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담을 Sep 23. 2020

가을은 시작이 더 깊다.

하얀 이슬 타고 시나브로 가을이다.


어느덧 가을은

새벽에 찾아 온 초가을은

메마른 가슴 속에 훅 깊어지고 말았다.

여름마저 싹  지웠다

가을은

그 시작이 더 깊다.

콧등이 시큰했던 소년의 가을은 오간데 없고
추억의 가을엔 씁쓸함 만이 남아 있다.

이제 막 시작된 중년의 가을은

왜 이리도 바스락거린단 말인가?

그렇다고...

그렇다고...
가을이 왔다고

차마

차마  울 수는 없지 않은가?

가을이라서
여름을 내쫓듯 불쑥  다가온 가을이라서
켜켜이 쌓여 온 서러움

한꺼번에 폭발하듯
불현듯 돌아본 오늘 그 가을은
이제 더 이상 덤덤할 수 없구나!


아! 애써 외면할 수 없구나!

그렇게 가을이다.
그렇게 씁쓸한 고독이다.


가을은

시작이 더 깊다.


이제 다시 오지 않을 이 가을

소리없이 애써 불러 보며

중년은 가을은

온전히 외로움으로 침잠한다.


나도 가을이 된다.

겨울없는 가을이 된다.

이제서...



                   뭐라도 왈칵 쏟아질 것만 같은 가을 날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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