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대가 되니, 20대 시절보다는 누굴 좋아한다고 고백하기 참 어려워졌다.
( 물론 사회적 명예나 금전적 여유가 있는 사람들은 예외일 수 있지만... )
나의 20대 시절엔 대학생이라서, 또는 갓 사회생활을 시작하면서 데이트 비용 정도만 있어도 된다는 생각에, 고백이 지금보단 좀 더 쉬웠던 것 같다.
눈이 예쁜 사람에겐 눈이 참 깊고 예쁘다는 말도 별 고민 없이 했었던 생각이 들면, 지금은 너무 쑥스럽기까지 하다.
요즘은 고백하기에, 너무 많은 생각이 스쳐 지나간다.
외모적으로는 살이 너무 쪘고,
길거리엔 막힐 정도로 많은 그 흔한 차 한 대가 없으며,
나무보다 수십 배 이상 많은 집 또한 없음에,
누군가에게 좋아한다는 말을 한다는 자체가 너무 미안하기 때문이다.
단순 연애만 생각한다면 큰 문제는 없지만, 감정이 커지면 그 후에는 결혼이라는 관계가 생기고, 당연히 물질적으로 대립이 생기기 마련일 테니,
꼭 집이 필수가 아닌 경우도 있지만 내가 사랑하는 사람 또는 상대의 부모님 생각은 다를 수 있고, 나 또한 준비가 미흡한 상태에서 결혼은 마찰이 생길 수 있다 생각한다.
이성과 대화를 안 한지 오래되고, 이성과 만나는 일도 없다 보니, 예전 연애 때 설렜던 마음이 점점 흐려져간다.
너무 많은 걸 준비하는 것도 아닌데,
손가락 사이로 빠져나가는 고운 모래처럼
모든 것이 스쳐 지나가는 요즘,
빛나는 모래 한 움큼을 꼬옥 쥐어,
나, 그리고 사랑하는 이와 함께할 수 있는 곳을 만들고 싶다.
30대에 과연 난 고백을 할 수 있을까,
손에 닿을 듯 말 듯한 거리에서
차마 뻗지 못하는 내 손 끝을 오늘도 바라본다.